“경기 회복 온기(溫氣) 10대기업에 편중...개방형 규제로 전환 필요"
“경기 회복 온기(溫氣) 10대기업에 편중...개방형 규제로 전환 필요"
  • 서성일 기자
  • 승인 2017.11.16 14:01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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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용만 회장/출처=대한상공회의소

[파이낸셜리뷰=서서일 기자] “경제가 예상보다 좋아진 것 같아서 다행이긴 하지만, 한편으로는 갈 길이 멀다는 생각이 들어 전문가들의 의견을 듣고 현실적인 해법을 만들어 보려고 했다”

“그동안 해온 방식을 바꿀 필요가 있는 것들도 있고 이해 관계자들의 저항에 부딪혀 못 했던 것들도 있는데, 백지상태에서 (성장을 위한) 현실적 대안을 마련해야 한다고 생각한다”

16일 박용만 대한상공회의소 회장이 김동연 경제부총리 겸 기획재정부 장관을 만나 ‘최근 경제현안에 대한 전문가 제언’이란 책자를 전달하며 이 같이 밝혔다.

박 회장이 전달한 제언집은 크게 ‘기업의 사회공공성 강화’, ‘경기하방 리스크’, ‘산업의 미래’, ‘고용노동부문 선진화’ 등 4개 부문으로 구성됐다.

대한상의는 최근 경제현안을 객관적으로 진단하고 대안을 제시하기 위해 학계·컨설팅사·시민단체 등 전문가 50여명의 자문을 받았다.

김동연 부총리는 “기업인들은 우리 경제 발전을 위한 파트너라고 생각한다”며 “대기업은 국제경쟁력을 갖추고 혁신·창업 기업들은 정부가 생태계를 조성해서 연결시켜 주는 게 정부 역할이다. 제언은 최대한 반영하도록 노력하겠다”고 화답했다.

책자에 따르면 전문가들은 세계경기 회복세에 따라 상장사의 영업실적이 증가하고 있지만, 온기(溫氣)가 10대 그룹에 편중됐다고 내다봤다.

실제로 한국거래소에 따르면 올해 3분기 전체 상장사의 영업이익은 전년 동기 대비 평균 45.4% 늘었다. 하지만 10대 그룹에 속한 상장사의 영업이익은 83.7% 늘었지만, 10대 그룹을 뺀 나머지 기업들의 영업이익은 2.2% 역성장했다.

뿐만 아니라 기업경기전망지수는 3년 3개월째 기준치인 100을 못 넘고 있다.

대한상의 관계자는 “전망지수가 기준치를 못 넘는다는 것은 경기 회복의 온기를 체감하지 못하는 기업이 많다는 것을 의미한다”며 “여기에 1400조원의 가계부채, 미국 금리인상, 저출산 등 불확실성은 여전히 현재진행형”이라고 우려했다.

아울러 전문가들은 기업을 지원하는 대책보다 역량을 강화하는데 중점을 둬야 한다고 지적했다.

신관호 고려대 교수는 “역대 정권은 양극화 대책을 제시했지만, 중소기업 지원에만 국한되고 역량강화 정책은 없었다”며 “비효율적 기업에 대한 연명책이 아니었다 싶다”고 강조했다.

책자에서는 새로운 성장동력을 육성하려면 규제를 완화해야 한다는 지적도 나왔다.

컨설팅업체 맥킨지는 “세계 100대 사업모델이 한국에서 사업한다면 13개는 원천적으로 불가능하고 44개는 일부가 불가능할 것”이라고 말했다.

미국은 아마존, 구글, 페이스북 등 젊은 IT기업이 등장하면서 시가총액 기준 10대 기업의 평균 나이가 지난 10년간 14살 젊어졌다. 하지만 한국 10대 기업의 평균 나이는 같은 기간에 오히려 15살 늘었다.

대한상의는 서비스산업을 육성하는 게 필요하다고 제안했다. 미국, 일본, 프랑스, 영국 등은 서비스업의 비중이 전체 산업의 70~80%를 차지하는데 한국은 10년 넘게 60% 안팎에서 머물러 있다.

이수일 한국개발연구원(KDI) 규제연구센터 소장은 “서비스산업은 공공재로 취급돼 제값을 받기 어렵고, 진입장벽이 높은 구조적 문제 때문에 그동안 발전이 되지 않았다. 진입장벽을 파격적으로 낮춰야 한다”고 주장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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