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단독] 현대차그룹 ‘이노션’, 공정위 규제강화에 '경영권 방어' 발목잡히나
[단독] 현대차그룹 ‘이노션’, 공정위 규제강화에 '경영권 방어' 발목잡히나
  • 이영선 기자
  • 승인 2018.02.08 11:1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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출처=현대차그룹

[파이낸셜리뷰=이영선 기자] 공정당국이 대기업의 ‘일감 몰아주기’ 규제를 강화하기로 한 가운데 현대자동차 그룹 계열사 ‘이노션’이 경영권 방어가 힘들어질 것이라는 분석이 나와 업계의 관심이 집중된다.

8일 공정위와 투자은행(IB) 업계 등에 따르면 정부는 올해부터 ‘일감 몰아주기’ 규제를 강화할 방침인 것으로 전해진다. 때문에 현대차그룹의 계열사인 광고기획사 이노션은 당장 발등에 불이 떨어진 형국이다.

금융감독원 공시에 따르면 2016년 기준 이노션의 국내 계열사 매출액 비중은 54.4%(약 2300억원)에 육박한다. 공정위의 일감 몰아주기 규제 대상에 해당된다.

이노션의 주요 주주는 정몽구 회장의 장녀 정성이 고문(27.99%)이 1대주주, 정의선 부회장(2%)이 4대 주주로 이름을 올린 상태다. 두 사람 지분을 모두 합하면 29.99%다.

최근 공정위는 2018년 업무보고를 통해 “총수일가 사익편취 대상 계열사의 지분기준을 현재 30%에서 20%로 조정하겠다”고 밝힌 바 있다.

이노션이 공정위의 규제를 피하기 위해서는 정성이 고문과 정의선 부회장 남매의 총 지분을 29.99%에서 19.99%로 낮춰야 할 처지다.

문제는 여기에 있다. 정성이 고문 남매가 지분율을 19.99%로 낮추면 2대 주주인 스웨덴계 ‘NHPEA’(지분율 18%)로부터 경영권을 위협받을 수 있기 때문이다.

이와 관련 지난해 이노션은 기업설명회(IR)을 통해 “인수합병을 통해 인수업체의 기존실적을 흡수하고 신규고객을 개발할 것”이라는 입장을 내놓기도 했다.

IB업계 한 관계자는 “추가적인 지분매각과 M&A를 통한 의존도 축소 등 다양한 가능성이 점쳐진다”면서도 “이노션의 경우 경영권 방어를 위한 셈법이 매우 복잡하다”고 전했다.

공정위 규제 강화로 고민인 또 다른 현대차 그룹 계열사가 있다. 바로 글로비스다. 앞서 지난 2015년 2월 총수일가 지분 규제가 도입되면서 정몽구 회장과 정의선 부회장은 글로비스 지분(43.39%)을 낮췄다.

당시 글로비스는 13.39%를 기관투자자에게 ‘블록딜’ 방식으로 매각을 통해 지분율 29.99%를 만들었고 규제 대상에서 벗어났다. 하지만 최근 공정위가 규제강화를 재천명한 만큼 또다시 지분을 낮춰야할 상황에 직면했다.

이에 대해 IB업계 관계자는 “글로비스는 규제를 벗어나기 위해 정몽구 회장 부자의 지분을 20% 미만으로 낮춰도 별다른 영향이 없을 것”이라고 분석했다.

실제로 금융감독원 공시에 따르면 3~4대 주주가 각각 현대차(4.88%)와 정몽구재단(4.46%)으로 ‘우호지분’에 해당하기 때문이다.

이 같은 일련의 상황에 대해 현대차그룹 관계자는 “일감 몰아주기 규제 해소와 외연 확장을 위해 사업다각화와 신성장동력 모색 등을 통해 해결할 방침”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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