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파이낸셜리뷰=박대용 기자] 국내에서 거래되는 암호화폐 가운데 비트코인이 차지하는 비중이 전 세계에서 가장 낮은 것으로 나타났다.
11일 보험연구원 임준환 선임연구위원이 발표한 ‘국내 가상화폐 거래의 특징과 시사점’ 보고서에 따르면 국내 가상화폐 거래금액 중 비트코인의 비중은 32.7%로 세계에서 가장 낮았다.
전 세계 가상화폐 거래에서 비트코인 거래가 차지하는 비중은 63.4%를 기록했다. 일본은 96.9%로 비트코인 거래가 대부분이었다. 영국(87.1%)과 브라질(84.0%), 러시아(83.7%) 등도 비트코인 비중이 높은 수준을 보였다.
국내 가상화폐 거래금액은 36억1000만 달러(3조9385억원)로, 전 세계 가상화폐 거래금액의 29.8%를 차지했다.
비트코인만 놓고 봤을 때 국내 거래규모의 비중은 15.3%에 불과하지만, 비트코인을 제외한 가상화폐 거래에서는 우리나라 거래규모는 54.7%로 절반을 넘었다.
원화로 거래되는 가상화폐 거래금액은 지난해 12월 17일 기준 36억 달러(약 3조9000억원)로, 비트코인(67억 달러)와 미 달러화(59억 달러) 다음으로 많았다.
보고서는 국내 가상화폐 시장이 글로벌 시장과 분절된 상황에서 인터넷 사용에 익숙한 20∼30대가 거래에 많이 참여해 초과 수요가 발생한 점을 원인으로 꼽았다. 부화뇌동하는 국내 투자자들의 투기적 행위도 일조했다고 풀이했다.
임 연구위원은 “비트코인은 주요 50개 가상화폐를 살 수 있는 교환수단이고, 미 달러화는 기축통화”라며 “국제적으로 거래되는 통화가 아닌 원화로 가상화폐 거래가 활발히 진행되는 점은 기이한 측면이 있다”고 말했다.
그는 이어 “가상화폐 투자에서 나타난 과열과 패닉 현상은 금, 주식, 상품거래 시장의 초기 단계에서 볼 수 있는 자연스러운 현상”이라며 “향후 가상화폐 시장의 건전한 발전을 위해서는 적절한 규제가 필요하다”고 꼬집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