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IPO 청약경쟁률 높으면 상장 이후 주가도 높을까?”
“IPO 청약경쟁률 높으면 상장 이후 주가도 높을까?”
  • 이영선 기자
  • 승인 2018.02.28 07:3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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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파이낸셜리뷰=이영선 기자] 통상 IPO(기업공개)를 추진하는 기업들은 상장 전 일반 청약을 통한 공모를 진행하게 된다.

특히, 1000대 1 등 높은 청약경쟁률을 보이는 종목은 상장 이후 주가도 높을 것으로 예상한다. 투자자들은 이 같은 일종의 ‘법칙’이 맞을 것이라 확신하는 분이기다. 하지만 과연 그럴까? 객관적인 통계를 통해 살펴보고자 한다.

28일 한국거래소에 따르면 지난해 청약경쟁률 1000대 1 이상을 기록한 기업은 총 9개사로 집계됐다.

업종별로 살펴보면 정부의 친환경 정책 추진에 맞춰 신재생에너지 관련 기업들이 눈에 띄는 모습이다.

화력발전 환경설비를 제조하는 ‘비디아이’ 경우 청약경쟁률이 1239대 1로 지난해 투자자들로부터 가장 관심이 집중됐다. 또 지열발전 설비 전문기업 이더블유케이의 청약경쟁률도 1160대 1에 달했다.

또한 에스트래픽 1128대 1, 비즈니스온커뮤니케이션 1075대 1, 알에스오토메이션 1058대 1 등 IT 기반의 4차 산업 기업들에 대해 시장의 관심이 지대했다.

이들 기업의 주가는 높은 경쟁률을 반영하며 밴드 상단에서 공모가를 결정했고, 상장 직후 공모가를 크게 웃돌았다. 하지만 올해 들어 상승분을 모두 반납하고 주가가 크게 하락하는 상황이다.

지난해 11월 2만650원까지 주가가 상승한 비디아이는 27일 종가 기준 1만350원원까지 하락했다.

이더블유케이는 지난해 8월 1만1950원으로 거래를 시작했지만, 지난 14일 5150원으로 역대 최저가를 기록했으며, 27일 5260원으로 장을 마감했다.

에스트래픽과 비즈니스온은 현재까지는 공모가를 상회하고 있지만, 상장 첫날 종가와 비교할 때 40% 가까이 주가가 하락한 상태다.

이 같은 현상에 대해 지난해 말 기획재정부 등 정부가 발표한 정책에 따른 기대심리가 과도하게 적용된 결과라는 게 증권업계의 중론이다.

특히, 지난해 한 해 동안 주식시장에 투자 광풍이 불면서 기존 상장기업 대비 추가 상승 여력이 큰 신규 상장기업에 매수세가 집중됐다는 분석이다.

미래에셋대우 관계자는 “지난해 새 정부의 신재생에너지 및 4차 산업 육성 정책이 강력한 테마군을 형성했다”며 “높은 경쟁률을 기록한 신규 상장사들이 모두 미래 신성장동력 관련 기업이었고, 주가를 지탱할 근거가 부족했다”고 설명했다.

올해 IPO 시장도 공모건수와 공모금액에서 최고치를 경신할 것이란 전망이 나오고 있다. 이런 점에서 기업의 실질적 가치를 따져봐야 한다는 목소리가 높아지고 있다.

지난달 진행된 총 5건의 공모 청약 가운데 링크제니시스와 카페24 등 2건이 경쟁률 1000대 1을 넘어서는 등 IPO 시장에 대한 관심은 여전히 높은 상황이다.

거래소 관계자는 “최근 대내외적 불안요소들이 부각하며 증시가 하락세로 변화할 가능성이 보인다”며 “성장 잠재력이 큰 IPO 기업을 중심으로 수급이 쏠릴 가능성이 높다는 점에서 그 어느 때보다 투자시 꼼꼼히 살펴봐야 할 때”라고 말했다.

그는 이어 “지난해 코스닥 IPO 공모 규모가 역대 최대치를 기록했지만, 청약경쟁률 상위 기업의 주가는 기대에 크게 미치지 못했다”고 덧붙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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