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은행권 채용비리’ 칼날 주인 ‘최흥식 금감원장’...지인 채용청탁 의혹 ‘일파만파’
‘은행권 채용비리’ 칼날 주인 ‘최흥식 금감원장’...지인 채용청탁 의혹 ‘일파만파’
  • 서성일 기자
  • 승인 2018.03.10 14:4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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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흥식 금감원장/출처=금융감독원 홈페이지 캡처

[파이낸셜리뷰=서성일 기자] 은행권 채용비리를 근절하겠다며 지난달 KB국민은행 등 5개 시중은행의 채용비리 검사 자료를 검찰에 넘긴 장본인인 최흥식 금융감독원장이 지인 아들에 대해 채용청탁을 했다는 의혹이 제기돼 파문이 일파만파다.

10일 금융권에 따르면 최 원장은 하나금융 사장 재직 시절인 지난 2013년 지인의 아들이 하나은행 신입행원 채용에 응시하자 이를 은행 인사부서에 전달한 것으로 알려졌다.

현재 의혹의 중심에 있는 지인의 아들은 하나은행 모지점에 근무 중인 것으로 전해졌다.

이에 대해 금감원 관계자는 “친구의 부탁을 받고 추천한 적은 있지만 성적을 조작하거나 압력을 넣은 적은 없다는 게 최 원장의 입장”이라고 해명했다.

그는 이어 “금감원이 검사를 통해 밝혀낸 은행권 채용비리는 ‘청탁의 유무’가 아니라 채용과정에서의 ‘성적 조작 여부’가 핵심이었다”며 “단순히 추천했다는 것과 채용비리는 성격이 다르다”고 일축했다.

하지만 금감원이 지난 1월 26일 배포한 ‘은행권 채용비리 검사 잠정결과 및 향후 계획’ 자료를 살펴보면 금감원의 해명은 충분치 못한 듯 보인다.

당시 자료에 따르면 금감원은 ‘정부의 채용비리 근절을 위한 기본 방침에 따라 지난해 12월 및 올해 1월 중 2회에 걸쳐 11개 국내은행을 대상으로 채용 업무의 적정성에 대한 현장검사를 실시했으며, 검사결과 총 22건(잠정)의 채용비리 정황을 확인하고 검찰에 자료를 넘겼다’고 밝혔다.

자료에 명시된 채용비리 정황은 ‘채용 청탁에 따른 특혜채용’(9건), ‘특정대학 출신을 합격시키기 위한 면접점수 조작’(7건), ‘채용 전형의 불공정한 운영’(6건) 등이다.

결국 금감원의 해명과는 달리 성적조작뿐만 아니라 채용청탁에 따른 특혜채용도 별도로 명시됐을 뿐만 아니라 적발 건수도 9건의로 가장 많은 부분을 차지하고 있다.

이에 대해 금감원 관계자는 “은행권 채용비리 의혹 일부는 제보를 통해, 일부는 전산자료를 조사하던 중 밝혀진 것들”이라며 “상식적으로 생각했을 때 ‘정상수준을 넘는 경우’를 추려 검찰에 넘겼다”고 설명했다.

때문에 최 원장의 주장의 사실 여부를 확인하기 위해서 하나은행에 대한 조사가 필요하다는 지적이 나온다.

금감원은 시중은행에 대한 채용비리 일제 점검에서 하나은행도 검사했지만, 검사기간이 지난 2015년 1월 1일부터 2017년 12월 31일까지였다. 이번 최 원장 의혹과 관계된 2013년은 검사 대상에서 빠졌기 때문이다.

최 원장의 해명처럼 단순히 추천만 한 것으로 밝혀질 경우 사법처리를 피할 수는 있지만 금융감독 수장으로서의 자격 논란은 불가피할 전망이다.

금감원 신입직원 채용 당시 응시한 지인의 아들의 합격여부를 문의했던 김용환 NH농협금융지주 회장은 검찰 수사에서 무혐의 처분을 받았지만, 당시 채용을 담당했던 금감원 인사 담당자는 구속된 바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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