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WHY] 엘리엇은 왜 현대차·현대모비스 합병을 요구하나?
[WHY] 엘리엇은 왜 현대차·현대모비스 합병을 요구하나?
  • 남인영 기자
  • 승인 2018.04.24 13:2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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출처=현대차그룹

[파이낸셜리뷰=남인영 기자] 미국계 헤지펀드 엘리엇매니지먼트가 현대자동차그룹에게 현대차와 현대모비스를 합병해 지주사로 전환하라고 요구한 가운데, 그 배경에 관심이 집중된다.

24일 관련업계에 따르면 엘리엇은 별도 개설한 홈페이지를 통해 이 같은 내용을 주요 골자로 하는 ‘현대 가속화 제안(Accelerate Hyundai Proposals, AHP)’을 내놨다.

엘리엇은 이를 통해 현재 현대차그룹의 복잡한 지분 구조를 효율적으로 간소화할 수 있을 것이라고 주장했다.

또 엘리엇은 “저조한 주주수익률을 해소하기 위해 현대모비스와 현대차의 대차대조표의 과다 잉여금을 줄여여 한다”며 현재와 미래의 모든 자사주 소각을 제안했다.

아울러 “기아차가 보유한 현대모비스와 현대글로비스 주식에 대한 적정가치를 검토해 자산화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이와 함께 주주환원 정책에 대해서도 언급했다. 엘리엇은 배당지급률을 순이익 기준의 40∼50%로 개선하는 명확한 배당금 정책을 실시하라고 요구했다.

또한 엘리엇은 다국적 회사 경험이 풍부한 사외이사 세명을 추가 선임하고 세계적인 자동차 브랜드로서의 위상을 유지하기 위해 글로벌 기준과 부합하는 경영구조 실현을 할 수 있는 추가 방안을 채택해 줄 것을 촉구했다.

앞서 현대차는 현대모비스와 현대글로비스를 분할합병한 뒤 정몽구 현대차그룹 회장과 정의선 현대차 부회장이 기아차와 현대제철, 현대글로비스가 보유 중인 현대모비스 지분 23.3%를 사들여 계열사 간 순환출자 고리를 해소하는 지배구조 개편안을 발표했다.

자동차업계에서는 엘리엇이 본인들이 보유한 주가 띄우기에 본격적으로 나선 것으로 분석하고 있다.

현대글로비스 지분이 없는 엘리엇이 현재 보유하고 있는 기업들의 주식을 활용해 수익을 극대화 하는 방향으로 이번 제안서를 만들었다는 설명이다.

엘리엇은 지난 2015년 삼성물산과 제일모직 합병에 반대했을 때도 비슷한 방법으로 접근한 선례가 있다.

당시에도 엘리엇은 별도 홈페이지를 개설해 요구사항을 공개하며 여론전을 진행하고 이후 과도한 배당을 요구한 바 있다.

실제로 엘리엇은 지난 4일 현대차그룹의 지분을 보유하고 있다며 지배구조 개편 과정에 개입하겠다고 밝힌 바 있다.

엘리엇 요구대로 현대차그룹의 지배구조를 재편하면 현대차그룹 지주사는 자회사로 현대차 사업회사와 기아차를 두게 된다.

현재 엘리엇은 현대차와 기아자동차, 현대모비스 주식을 1조원 이상 보유하고 있으며 이는 3개사 전체 지분의 1.4% 규모다.

현대차그룹 관계자는 “엘리엇의 이번 요구안은 굳이 하나씩 설명할 필요를 느낄 수 없는 비현실적인 요구”라며 “순환출자구조 재편 취지와 당위성을 계속 설명하고 시장과 소통하겠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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