직장인 10명 중 9명, “무늬만 기업문화 혁신” 인식
직장인 10명 중 9명, “무늬만 기업문화 혁신” 인식
  • 이성민 기자
  • 승인 2018.05.14 14:1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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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파이낸셜리뷰=이성민 기자] 국내 대기업 문화가 2년 전보다 다소 개선됐지만 여전히 '낙제점' 수준을 면치 못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이와 관련 야근 근절 등 기업들의 개선 노력들이 실질적 변화가 없는 헛구호에 그치고 있다는 지적이다.

14일 대한상공회의소가 컨설팅전문기업인 맥킨지에 의뢰해 조사발표한 ‘한국 기업의 기업문화와 조직건강도 2차 진단 보고서’에 따르면 불통·비효율·불합리로 요약되는 국내 기업의 후진적 조직문화가 2년 전보다 다소 개선됐으나 여전히 글로벌 수준에는 미치지 못하는 것으로 조사됐다.

이번 보고서는 상의와 맥킨지가 2016년 1차 진단 후 2년간의 기업문화 개선실태를 파악하기 위해 작성됐다.

대기업 직장인 2000여명을 조사한 '기업문화 진단 결과'와 국내 주요기업 8개사 를 분석한 '조직건강도 심층진단 결과'를 담았다. 주요기업 8개사는 대기업 3개사, 중견기업 3개사, 스타트업 2개사로 구성했다.

조사에 참여한 대기업 직장인 2000명에게 '기업문화 개선효과를 체감하는지'를 묻자 "일부 변화는 있지만 개선된 것으로 볼 수 없다"는 답변이 59.8%로 가장 많았다.

아울러 28%는 "이벤트성으로 전혀 효과가 없다"고 답했다. 응답자의 12.2%만이 "근본적인 개선이 됐다"고 답했다.

세부적으로 살펴보면 '야근'이 2016년 31점에서 올해 46점으로 올랐지만 50점을 밑돌았다. 회의(39점→47점), 보고(41점→55점), 업무지시(55점→65점)도 모두 평가가 개선됐지만 여전히 낙제수준이었다.

회식(77점→85점)만이 우수 수준의 평가를 받았다. 기업문화 개선활동에 대한 평가에서도 '무늬만 혁신', '재미없음', '보여주기', '청바지 입은 꼰대', '비효율' 등 부정적인 단어들이 대다수를 차지했다.

대한상의 관계자는 "기업의 개선활동이 대증적 처방에 치우쳐 있어 조직원들의 피로와 냉소를 자아내는 경우가 많았다"고 설명했다.

기업문화에 대한 2016년과 2018년 평가 비교/출처=대한상공회의소

주요 기업의 조직건강도를 심층 분석한 결과에서도 조사대상 8개사 중 7개가 글로벌 기업에 비해 약체인 것으로 평가됐다. 4개사가 최하위 수준이었고 3개사가 중하위 수준이었다. 중상위 수준은 1개사였다.

조직건강도는 맥킨지가 기업의 조직경쟁력을 종합적으로 평가하기 위해 지난 1991년 개발한 진단 방법으로 9개 영역 37개 세부 항목으로 구성됐다.

세부 영역별 진단결과를 살펴보면 책임소재, 동기부여 항목에선 국내기업이 상대적 우위를 보였지만 리더십, 외부 지향성, 조율과 통제 시스템, 역량, 방향성 등 대다수 항목에서는 글로벌 기업에 뒤졌다.

대한상의는 조직건강을 해치는 3대 근인으로 비과학적 업무프로세스, 비합리적 성과관리, 리더십 역량부족을 꼽았다.

대한상의 관계자는 "전근대적이고 낡은 한국기업의 운영 소프트웨어가 기업의 경쟁력과 근로자의 삶의 질, 반기업 정서에 이르기까지 우리 사회가 처한 여러 당면 과제의 근인으로 작용하고 있다"고 말했다.

이어 "기업의 지속성장을 위해선 기업문화 혁신을 필수과제로 인식하고 전방위적인 개선활동에 나서야 한다"고 덧붙였다.

대한상의는 국내 기업문화의 근본적인 변화를 이끌어내기 위한 4대 개선과제로 ▲빠른 실행 업무프로세스 ▲권한·책임 부여된 가벼운 조직체계 ▲자율성 기반 인재육성 ▲플레잉코치형 리더십 육성 등을 제시했다.

특히, 플레잉코치형 리더십이란 관리자가 구성원과 함께 뛰며 업무를 지원하는 것을 의미한다.

대한상의 관계자는 “빠른 경영환경 변화 대처에 필요한 역량으로 유연성을 꼽지만 이에 적합한 체계 개선이 뒷받침되지 않으면 조직은 흔들리게 된다”며 “프로세스, 구조, 인재육성, 리더십 등 조직운영 요소 전반에 걸쳐 역동성과 안정적인 체계를 동시에 갖춘 양손잡이 조직으로 변모해야 한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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