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WHY] 농협은 왜 이제야 편의점 사업에 진출하나?
[WHY] 농협은 왜 이제야 편의점 사업에 진출하나?
  • 채혜린 기자
  • 승인 2018.05.22 20:4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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출처=농협하나로유통

[파이낸셜리뷰=채혜린 기자] 농협 하나로유통이 편의점 사업에 도전장을 내밀었다. 올해 50여개로 늘리면서 점차 틀을 갖춰 나간다는 방침이다.

1인 가구 증가로 편의점 업계의 매출이 성장세를 보이는 가운데 또 하나의 경쟁자가 늘어나는 셈이다.

하지만 지난달 기준 편의점 상위 5개사(CU, GS25, 세븐일레븐, 이마트24, 미니스톱)사의 총 점포 수는 4만여개로 편의점 시장이 이미 포화 상태여서 사업 진출이 너무 늦었다는 지적이 나온다.

22일 업계에 따르면 농협 계열사인 농협하나로유통은 서울지역 농협인 관악농협이 지난 20일 편의형 매장인 ‘하나로미니 문성점’을 열었다. 이는 전국 다섯 번째, 지역농협이 참여하는 첫 번째 편의점이다.

농축산물 중심의 ‘농협하나로마트’ 운영사 중 하나인 농협하나로유통은 지난해 12월 ‘하나로미니 성남점’을 시작으로 편의형 매장을 확대하고 있다.

올해 들어 문성로점(서울), 경남도청점(창원), 세종청사점(세종)을 잇따라 문 열었다. 올해 50개, 내년까지는 200~300개까지 확대할 계획이다.

하나로마트의 이 같은 계획은 기존 하나로마트의 부진점포를 개선하기 위한 고민에서 시작된 것으로 알려졌다.

일반 기업의 점포들은 부진할 경우 철수를 단행하면 되지만 조합원들로 구성된 농협의 특성상 해당 지역에서 철수할 수 없어 효율성을 높인 편의점 형태로 변경을 결정한 것이다.

일반 경쟁사 편의점처럼 24시간 운영은 아니지만 오전 6~7시부터 오후 11시까지 운영해 하나로마트보다 영업시간을 늘렸고 편의점임에도 불구하고 기존 하나로마트와 같은 가격으로 판매해 가격 경쟁력도 높일 예정이다.

이 외에도 앞으로 교통카드 발급, ATM현금지급기, 택배 서비스 등 생활밀착형 서비스를 확대해 나갈 방침이다.

출처=농협하나로유통

국내 편의점 업계는 최근 들어 급성장하는 모습이다.

금융감독원 공시에 따르면 지난해 국내 편의점 판매액 총 규모는 22조2379억원으로 2년 새 35.1% 성장했다. 같은 기간 백화점이나 대형 마트 등 전체 소매점 판매액이 7.8% 늘어난 데 그친 것과 대조된다.

1~2인 가구가 늘어나면서 대형 마트보다는 편의점 상품의 소비가 급증한 것이다. 농협하나로유통도 최근 주력인 마트 시장의 성장세가 주춤한 만큼 편의점 확대로 이를 만회하겠다는 전략이다.

농협하나로유통의 지난해 매출액은 2조970억원, 영업이익은 504억원으로 전년 대비 각각 6.6%, 2.7% 하락했다.

편의점 업체들은 농협의 편의점 진출에 대해 엇갈리는 입장을 보였다. 규모가 크지 않아 아직은 성장 단계로 보고 있는 곳도 있지만, 어떤 곳은 지역 요지마다 하나로마트를 운영하고 있는 농협의 영향력으로 단숨에 어느 정도 확장을 할 거라고 예측하기도 했다.

아울러 시장 규모가 성장세인 만큼 경쟁도 치열하다. 편의점 상위 5개사의 총 점포 수는 이미 4만여 개를 넘어섰다. 편의점 매출 증가 속도보다 매장 증가 속도가 빠르다.

또한 하나로미니는 30년 남짓 역사를 가진 기존 빅3(CU, GS25, 세븐일레븐)와 비교해 운영 노하우도 부족하다.

이마트를 운영해 오던 신세계도 2014년 ‘위드미’란 이름으로 편의점 시장에 진출해 지난해 2000여 매장을 넘어서기는 했으나 아직 시장에 안착하지 못한 모습이다.

편의점업계 한 관계자는 “편의점 시장에 안착하려면 수천여 물품을 관리·판매하는 운영체계 경험과 역량이 필요하다”며 “하나로미니가 특화 상품을 내놓는다고는 하지만 단기적 성과를 내 기존 시장을 위협하기는 어려울 것”이라고 내다봤다.
 
이에 대해 농협하나로유통 관계자는 “많은 하나로마트가 작고 노후한 만큼 어차피 리뉴얼이 필요하다”며 “당장 다른 유통업체 시장을 뺏겠다기보다는 기존 고객에게 더 편리한 서비스를 제공하겠다는 것”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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