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저임금 인상 그 후...알바생 “시급 올랐지만 일자리 줄어”
최저임금 인상 그 후...알바생 “시급 올랐지만 일자리 줄어”
  • 이성민 기자
  • 승인 2018.06.14 17:3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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출처=알바몬

[파이낸셜리뷰=이성민 기자] 올해 법정 최저임금 인상으로 아르바이트생 4명 중 3명은 실제 급여가 오른 것으로 나타났다. 하지만 10명 중 6명은 일자리가 감소했다고 느끼고 있었다.

일각에서는 최저임금 인상이 노종력을 대체하는 자동화를 부추겨 결국 저숙련 노동자들의 실업율을 높일 수밖에 없다는 지적이 나온다.

14일 알바몬에 따르면 아르바이트생 2044명을 대상으로 ‘최저임금 인상 후’라는 주제로 설문조사를 진행한 결과 응답자 54.3%가 법정 최저시급인 시간당 7530원을 받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최저 시급보다 많이 받는다는 답변은 41.8%으로 응답자 중 96.1%가 최저임금 이상을 받고 있었다. 최저임금보다 적은 급여를 받는다는 응답자는 3.9%로 조사됐다.

지난해에 이어 올해도 아르바이트를 하고 있는 경우 75.6%가 급여가 전년 대비 인상됐다고 답했다.

지난해 아르바이트 경험이 있는 아르바이트생 75.6%는 ‘올해 시급이 지난해보다 올랐다’고 했다. ‘지난해와 같은 금액의 시급을 받는다’는 19.1%, ‘지난해보다 시급이 줄었다’는 5.3%다.

최저임금 인상 후 실감하는 변화에 대해서는 응답자 55%가 ‘긍정적으로 느끼는 변화가 있다’고 답했고, 53.8%가 ‘부정적으로 느끼는 변화가 있다’고 응답했다.

긍정적인 변화(복수응답)로는 ‘시급 인상에 따른 알바수입’이 82.6%로 가장 많았다. ‘전보다 적은 시간 일해도 이전 수준의 수입을 벌 수 있다(51%)’, ‘급여 인상에 따른 집중력, 보람 등 알바생 자신의 자세 변화(19.9%)’ 등도 뒤를 이었다.

기타 답변으로는 ‘야간근무, 연장근무 등 무리한 시간 외 근무 압박 감소(14.1%)’, ‘공고 내 제시 급여 증가 등 근무환경이 좋은 알바 확산(11.1%)’, ‘알바 선택의 폭 증가(11.0%)’ 등도 꼽았다.

부정적인 변화로는 ‘일자리 감소에 따른 알바 구직난(69.6%)’이 가장 많이 차지했다. ‘파트타임, 단기간 위주의 알바가 늘고 오래 일할 알바는 감소(44.8%)’, ‘브레이크타임, 시간쪼개기 등 급여를 덜 주기 위한 꼼수(37.5%)’가 뒤를 이었다.차지했다.

이 외에도 ‘업무 강도가 심해졌다(26.9%)’, ‘최저임금을 이유로 알바에 잘려 다른 알바를 구해야 했다(11.4%)’, ‘내 시급만 오르지 않아 상대적 박탈감을 느낀다(6.7%)’ 등을 꼽았다.

출처=픽사베이

이날 한국경제연구원(이하 한경연)도 '최저임금, 자동화 그리고 저숙련 노동자의 고용 변화' 보고서를 통해 최저임금 인상 시, 자본이 노동을 대체하는 자동화를 가속화해 저숙련 노동자의 실업 가능성을 높일 수 있다는 주장했다.

이번 연구는 직업별 자동화 민감도를 측정하고 2009~2016년 고용형태별 실태조사의 임금구조 부문을 이용해 최저임금 인상이 산업별 직업분포, 즉 자동화 민감도가 높은 직업이 차지하는 산업별 고용 비중에 미치는 영향을 회귀분석을 통해 파악하는 방식으로 진행됐다.

보고서는 최저임금이 자동화 민감도가 높은 직업이 차지하고 있는 산업별 고용 비중에 미치는 영향을 분석한 결과, 최저임금이 인상될 경우 자동화에 민감한 직업이 차지하고 있는 고용 비중이 0.71%p(포인트) 감소되는 등 일자리를 기계로 대체하는 자동화로 인해 저숙련 노동자의 실업 가능성이 높아진다고 밝혔다.

또한 보고서는 최저임금 인상으로 일자리가 기계로 대체되는 자동화는 기술의 발전으로 인한 자동화와 경제적 의미가 완전히 다르다고 설명하며 최저임금 인상으로 인해 아직 경제성을 확보하지 못한 기계를 도입해 일자리를 대체시키는 비효율적 자동화 현상이 나타나게 된다고 주장했다.

이와 함께 보고서는 최저임금 인상은 자동화 민감도가 높은 직업이 차지하고 있는 근로시간 비중에도 고용 비중과 유사한 분석 결과가 나타난다고 설명했다.

이와 관련 오는 2020년 1만원 최저임금 시대를 달성하기 위해 향후 2년 간 15.54%라는 급격한 최저임금 인상이 필요한데, 만일 이 계획이 하향 조정되지 않는다면 수많은 일자리가 기계에 의해 비효율적으로 대체되는 현상이 가중될 것이라고 주장했다.

윤상호 한경연 연구위원은 “최저임금 인상으로 인한 비효율적 자동화는 종내 사회적 후생을 후퇴시키며 현 정부가 최저임금 인상에 따른 부작용을 완화하기 위해 도입한 일자리 안정자금과 같은 보조금 정책도 자동화를 한시적으로 지연시키는, 지속 가능하지 않은 정책에 불과하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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