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개혁입법연대’ 놓고 여야, 엇갈린 셈법…성사 불투명
‘개혁입법연대’ 놓고 여야, 엇갈린 셈법…성사 불투명
  • 이정우 기자
  • 승인 2018.07.03 17:2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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평화정의 ‘적극적’ 민주 ‘관망’ 한국 ‘반발’ 바른 ‘당내 이견’
출처=파이낸셜리뷰DB

[파이낸셜리뷰=이정우 기자] ‘개혁입법연대’ 구축을 놓고 여야의 셈법이 크게 엇갈리고 있다. 이에 따라 ‘개혁입법연대’ 구축 성사여부는 불투명한 상황이다.

범여권으로 분류되는 민주평화당과 정의당이 ‘개혁입법연대’를 촉구하고 있는 가운데, 정작 여당인 더불어민주당은 “아직 논의할 때가 아니다”며 관망하는 분위기다. 보수야당도 셈법이 다른 모양새다. 자유한국당은 ‘입법독재’라며 강하게 반발하고 있고, 바른미래당은 ‘개혁입법연대’ 참여를 두고 당내 이견이 표출되고 있다.

민주당 일각에서도 여소야대라는 현실적인 이유로 야당과의 관계를 개선해 입법 성과를 내야한다는 목소리가 있다. 그러나 바른미래당까지 포괄해야 국회선진화법 상의 신속처리가 가능한 180석(국회 정원의 5분의 3)을 확보할 수 있어 실현 가능성은 미지수다.

민평당 천정배 의원은 ‘개혁입법연대’ 제안자 격이다. 천 의원은 3일 국회 의원회관에서 토론회를 열어 “문재인 정부는 단 한건의 개혁입법도 하지 못한 식물 정부”라며 “개혁입법연대는 개혁입법을 성공시킬 수 있는 결정적 기반”이라고 강조했다.

천 의원은 “여당이 과반수를 확보하지 못한 상황에서 법사위원장을 비롯한 상임위원장 다수를 보유하고 있는 기득권 야당의 극렬한 반대를 넘어설 수단이 마땅치 않았다”며 “유감스럽게도 문재인 정부와 민주당도 개혁세력의 의원들과 협력의지를 보이지 않았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6·13 재보궐 선거에서 민주평화당은 참패했지만 개혁세력 전체로 볼때 157석을 확보했다”며 “새로운 후반기 원구성을 앞두고 각 상임위원장을 새롭게 구성해야할 때”라고 했다. 

실제로 개혁 입법 자체는 절박한 문제다. 토론회에 발제자로 참석한 안진걸 전 참여연대 사무처장은 “온몸으로 입법을 부르짖는 사회경제적 약자들을 살펴야 한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그는 상가임대차보호법, 주거임대차보호법, 교육비·주거비·의료비·통신비·이자비 부담 완화, 갑을문제 해결, 공정 경제 실현, 청년 생존권·일자리 보장, 노동 존중 입법 등을 꼽았다.

장병완 민평당 원내대표도 “국회가 지금처럼 무기력하게 거대 양당의 시간만 보내고 말 것이냐”며 “국민들이 위임해준 입법권을 이제 개혁연대로 뭉쳐내서 속도감있게 입법을 해야하는 시대적 사명이 있다”고 밝혔다.

그는 “기본적으로 방향이 같고 추구하는 가치를 바탕으로 개혁입법연대를 조속히 구성해서 속도감있게 개혁 추진해나갈 필요 있다”고 말했다.

노회찬 정의당 원내대표도 “촛불 혁명 이후 바뀐 건 대통령밖에 없다는 소리가 커지고 있다”며 “하반기 국회는 촛불혁명 이후 국민들의 열망을 담아 나라다운 나라를 세우는 장정에 나서야 하고 그 틀은 개혁입법연대”라고 말했다.

이어 그는 “우선 이에 동의하는 평화당을 비롯해서 정의당, 민주당 등 그리고 다른 당에서도 함께 한다면 얼마든지 문호를 개방하고 당을 넘어서서 함께 해야 한다”며 “앞으로 교섭단체 평화와 정의가 앞장서서 개혁입법연대 구성에 혼신의 노력을 다할 것을 약속드린다”고 밝혔다.

민주당에 대한 비판적 발언도 나왔다. 최경환 의원은 “민주당의 기회주의적인 태도가 개혁입법연대의 진정을 가로막고 있다”며 “먼저 개혁입법연대를 통해서 국회 과반수 개혁벨트를 만드는 것이 우선이고 그 개혁벨트를 통해서 바른미래당을 연계해야 한다”고 말했다.

그는 “민주당이 개혁입법연대에 주도적으로 나서야한다”며 “한국당과 바른미래당과의 협치는 그 다음 문제”라고 했다.

하지만 민주당(130석), 민평당(14석), 정의당(6석), 바른미래당 소속으로 민평당과 행보를 같이 하는 비례대표(3석), 친 여권 성향의 무소속 의원 등을 합쳐도 155석 안팎이어서 안정적인 입법 공조를 위해선 바른미래당의 참여가 필수적이다.

바른미래당은 반쪽으로 갈려있다. 김관영 바른미래당 원내대표는 이날 원내정책회의에서 “개헌연대니 범진보 진영을 아우르는 개혁입법연대니 여야를 구분하고 편가르기 하고 범진보니 범보수니 하는 이야기에 찬성하지 않는다”고 선을 그었다.

그는 “민생개혁 입법은 국회가 마땅히 나서야 한다”며 “중요한 것은 구체적인 법안의 내용”이라고 말해 사안별 공조에 무게를 실었다.

반면 하태경 의원은 페이스북을 통해 “바른미래당 안에서 개혁입법연대에 반대하는 분들은 한국당으로 가십시오”라며 “언제까지 반대를 위한 반대만 하는 야당, 발목 야당이 될 것인가”라고 밝혔다. 주승용 의원도 “개혁입법연대에 바른미래당도 적극 동참해 157석을 뛰어넘는 184석이 되도록 확실하게 힘을 보태야 한다”고 말했다.

이처럼 바른미래당의 참여가 불확실한 데다, 민주당의 미온적인 태도, 개혁입법연대를 후반기 원구성 협상의 지렛대로 활용하려는 의도, ‘민주당 2중대론’ 등이 복잡하게 얽혀있어 성사 여부는 여전히 불투명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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