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슬기로운 기업 탐구생활] 1지주사 4사업회사 체제 전환한 ‘효성’...미래는?
[슬기로운 기업 탐구생활] 1지주사 4사업회사 체제 전환한 ‘효성’...미래는?
  • 이영선 기자
  • 승인 2018.07.13 01:23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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출처=효성그룹

[파이낸셜리뷰=이영선 기자] 효성이 1개의 지주회사와 4개의 사업회사로 분할하면서 이전과 비교해 체질이 완전히 변모됐다.

지주사 체제로 변화된 효성이 증시에 재상장되면서 기존 4조7000억원대였던 시가총액이 그 이상의 기업가치를 인정받을 수 있을지 세간이 관심이 집중되는 모습이다.

효성그룹 지배구조/디자인=윤인주 기자

1지주사 4사업회사...각자의 역할은?

13일 투자은행(IB) 업계에 따르면 효성그룹은 지난달 지주사 전환을 위해 효성을 존속법인 지주사 효성과 효성티앤씨, 효성첨단소재, 효성중공업, 효성화학 등 4개 사업회사로 인적분할했다.

재상장 이후 지주사인 효성은 그룹의 콘트롤타워로서 미래 성장 동력을 육성하고 지속가능한 사업 포트폴리오 구축에 집중할 계획이다.

효성티앤씨는 섬유 및 무역 부문에서 세계 1위 제품 스판덱스를 중심으로 글로벌시장 지배력 확대에 나선다. 오는 2020년까지 세계시장 점유율을 40%대로 끌어올린다는 목표다.

효성첨단소재는 세계시장의 45%를 점유하고 있는 타이어코드를 비롯한 타이어 보강재 사업 확대와 함께 탄소섬유, 폴리케톤 등 미래 신소재 사업을 육성해 안정적인 수익 중심으로 포트폴리오를 구축할 예정이다.

효성중공업은 송배전과 건설 사업의 시너지 효과를 바탕으로 내수는 물론 중국, 인도, 베트남 등 전력 및 도시 인프라 구축 수요가 있는 글로벌시장 진출을 가속화한다는 계획이다.

화학사업 부문을 영위하는 효성화학은 최근 프로판가스 가격 안정과 합성섬유 원료인 프로필렌의 견조한 수요를 바탕으로 안정적인 실적을 유지할 것이란 전망이다.

효성 관계자는 “재상장으로 각 사업회사별로 독립경영과 책임경영을 실현할 것”이라며 “각 사업 경쟁력을 기반으로 독자적인 주가 재평가가 이뤄질 것을 기대한다”고 말했다.

서울 마포구에 위치한 효성그룹 본사 전경/출처=효성

4조7천억대였던 시가총액...재상장 이후 전망은?

IB업계에 따르면 지주사인 효성 및 4개 사업회사가 13일 재상장된다. 재상장 기준가는 상장주식 거래 정지일인 지난 5월 29일 종가 13만원을 기준으로 분할 비율에 따라 정해진다.

분할 비율은 과거 효성 주식 1주당 지주회사 0.39주, 효성티앤씨 0.12주, 효성 중공업 0.26주, 효성첨단소재 0.12주, 효성화학 0.09주다. 재상장 시초가는 분할 기준가의 50~200% 사이에서 결정될 전망이다.

증권가에서는 거래 정지일 기준 4조7000억원대 수준이었던 효성 관련 주식의 시가총액이 재상장 이후 5조8000억원대까지 증가할 수 있다는 장밋빛 전망이 나온다.

실제로 지난 10일 신영증권은 ‘효성, 지주사 전환 이후 가치 분석’ 보고서를 통해 이같이 추산했다.

이지연 신영증권 연구원은 “세계 1위 제품인 스판덱스와 타이어코드 등을 보유한 효성티앤씨와 효성첨단소재는 재평가로 지분 가치 상승이 유력하다”며 “특히 효성홀딩스와 효성중공업은 코스피200 종목으로 편입될 것”이라고 진단했다.

키움증권과 신한금융투자도 각각 5조8000억원, 5조6000억원으로 전망했다. 교보증권과 DB금융투자의 전망은 각각 7조원, 5조2000억원으로 예상했다.

분석보고서를 발표한 대부분의 증권사들이 증권 5조8000억원을 기준으로 5조2000억원에서 7조원까지 추정치를 제시했다.

이 연구원은 “효성티앤씨와 효성첨단소재의 기준 시총 대비 적정가치의 업사이드는 각각 213%와 111%로 높다”고 평가했다.

그는 이어 “효성티앤씨는 자회사 동나이의 증설에 따른 외형 확대로 성장 모멘텀이 충분한 상황인 반면 효성화학은 베트남 설비 추가 투자로 장기 성장성은 높으나 단기적으로 높은 부채 비율은 부담”이라고 전했다.

조현준 회장/출처=효성

분할 후 효성의 남은 과제는?

증시에서는 효성그룹의 재상장 이후 단기적으로 주가 하락이 발생할 수 있다는 예상도 조심스레 나온다.

이는 지주사 효성이 신설회사 지분을 확보하기 위해 유상증자를 실시해 주가 하락으로 이어질 수 있다는 분석이다.

이 연구원은 “재상장 이후 효성이 안정적인 지배력을 유지하기 위해 사업회사 지분 20%를 확보한다고 가정하면 15%의 추가 지분 확보가 필요하다”고 강조했다.

그는 “이를 위해 약 7000억원 규모 유상증자가 필요하고, 이에 따라 현재 1조1000억원 수준인 지주회사 효성의 지분 가치가 희석돼 재상장 시 10%의 주가 하락이 발생할 수 있다”고 말했다.

효성의 남은 과제는 이 뿐만이 아니다. 조현준 효성 회장과 관련한 오너리스크는 향후 지배구조 개편 과정에서 불씨로 남았다는 평가다.

지난 1월 검찰은 100억원대 비자금 조성 의혹을 받은 조 회장을 특정경제범죄 가중처벌법상 횡령과 배임 등의 혐의로 불구속 기소했다. 또 지난 4월에는 공정거래위원회가 사익편취 행위와 관련 조 회장을 검찰에 고발했다.

조 회장은 앞서 16억원을 횡령한 혐의로 재판에 넘겨져 1심에서 징역 1년 6개월, 집행유예 3년을 선고받고 항소 중이다.

이와 관련 경제개혁연대는 “이미 확인된 사실만으로 경영 투명성 등 효성의 지배구조 등에 심각한 문제가 드러난 만큼 한국거래소는 재상장 허용시 판단과 근거를 명확히 밝혀야 한다”고 지적한 바 있다.

익명을 요구한 재계 한 관계자도 “효성의 경우 오너리스크를 극복하고 안정적인 지주회사 체제를 구축할 수 있을 지가 관건”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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