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공장은 안돌고 재고는 쌓여가고”...경기침제 신호?
“공장은 안돌고 재고는 쌓여가고”...경기침제 신호?
  • 이성민 기자
  • 승인 2018.07.22 21:1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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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파이낸셜리뷰=이성민 기자] 공장가동률 하락과 동시에 제조업체가 생산한 제품이 시장에 나가지 않고 창고에 쌓여 있는 규모가 지난 1997년 IMF 외환위기 이후 가장 큰 것으로 나타났다.

이는 시장 공급을 수요가 받쳐주지 못한다는 의미로 경기침체의 전조라는 우려의 목소리가 나온다.

22일 통계청에 따르면 5월 기준 제조업 재고율지수가 2015년을 100으로 봤을 때 108.7을 기록했다.

올해 3월(113.9)과 4월(113.4)보다는 소폭 하락했지만 모두 2000년대 들어 가장 높은 수준이다. 제조업 재고율지수가 가장 높았던 건 IMF 외환위기 때인 1998년 3월(141)이다.

제조업 재고율이란 월말 재고(생산분 중 팔리지 않고 남은 것)를 월중 출하(생산분 중 시장에 판 것)로 나눈 값이다.

업종별로 살펴보면 5월 기준 재고율이 높은 업종은 반도체, 자동차, 1차 금속 등으로 각각 재고율이 전년 대비 18.7%, 16.0%, 7.7% 증가했다.

이 가운데 반도체는 아직 경기가 좋은 상황이라 다른 재고와는 달리 '의도된 재고'로 평가받고 있다. 이는 수요 증가에 대비해 반도체 업계가 재고물량을 늘렸다는 의미다.

하지만 나머지 제조업의 재고는 '악성 재고'다. 특히, 자동차와 1차 금속의 높은 재고율은 최근의 제조업 침체를 보여주는 대표적인 분야다.

조선과 해운 산업의 구조조정에 이어 자동차 업계가 침체에 빠져들면서 원재료에 해당하는 1차 금속의 재고가 늘었다는 분석이 나온다.

일각에서는 물론 시장 수요 급증에 대비해 재고량을 늘렸다는 의견도 나오지만 최근 재고율 증가는 공장가동률 하락과 함께 나타나고 있다는 점이 눈여겨 볼 대목이다.

실제로 5월 제조업 평균 가동률은 73.9%였다. 지난 3월 70.3%로 지난 2008년 글로벌 금융위기 이후 최저치를 기록한 후 소폭 반등에 성공했지만 경제 상황에 따라 얼마든지 60%대로 주저앉을 가능성이 있다.

산업계는 물론이고 정부조차도 우리나라 제조업발 경기 하강 가능성을 염두에 두는 분위기다.

이와 관련 지난 18일 기획재정부는 ‘하반기 이후 경제여건 및 정책방향’을 발표하면서 “차·조선 등 대부분 주력 업종의 대내외 수요 둔화와 경쟁력 약화로 경제·산업 구조의 취약성이 심화되고 있다”고 진단했다.

재계 한 관계자는 “제조업 가동률이 떨어지면서 재고율이 높아지는 것은 전체적인 경기 상황이 부정적으로 돌아가고 있음을 보여주는 것”이라고 우려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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