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고공행진중인 ‘장바구니 물가’에 더 뛰는 신용대출금리”
“고공행진중인 ‘장바구니 물가’에 더 뛰는 신용대출금리”
  • 서성일 기자
  • 승인 2018.07.25 00:3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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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파이낸셜리뷰=서성일 기자] 급격한 최저임금 인상과 국제 유가 상승에 폭염까지 겹치면서 식료품과 휘발유 가격 등 이른바 ‘장바구니 물가’가 고공행진하고 있는 모습이다.

이와 함께 본격적인 금리 인상기에 접어들면서 은행권의 신용대출 금리도 고공행진하고 있다. 일부 지방은행에서는 6%가 넘는 신용대출 금리가 형성된 가운데 가계의 시름이 깊어지고 있다.

25일 전국은행연합회에 따르면 은행권의 신규취급액 기준 신용대출금리는 지난 5월 4.56%를 기록했다. 지난해 8월 3.78%로 역대 최저치를 기록한 이후 반등하기 시작해 9개월 만에 0.78%포인트가 상승한 것이다.

전국은행연합회는 매월 시중은행이 신규 취급한 일반신용대출의 가중평균 금리를 공시하고 있다.

신용대출금리가 가파르게 상승하는 배경은 주요국의 기준금리 인상과 함께 시장금리가 빠르게 오르고 있다는 게 지배적 의견이다.

뿐만 아니라 미국은 연내 두 차례의 추가 금리인상을 단행할 것으로 예상되고, 한국은행도 연내 한 차례 정도의 추가 인상 가능성이 제기되고 있는 상황이다.

은행별로 살펴보면 국내 5대 주요 시중은행 가운데 KEB하나은행의 신용대출 평균금리가 4.91%(6월 기준)를 기록해 가장 높은 것으로 나타났다. 신한은행 4.56%, KB국민은행 3.95%, NH농협은행 3.95%, 우리은행 3.79% 등이 뒤를 이었다.

KEB하나은행 관계자는 “정부 정책에 발맞추기 위해 지난달 중·저신용자에 대한 대출 및 서민을 위한 새희망홀씨 대출을 대폭 확대(3월 15%→6월 25%)했다”며 “이 과정에서 평균 대출금리가 상승한 것”이라고 설명했다.

지방은행의 경우은 이미 6%대를 넘어서며 심각한 모습이다. 특히, 전북은행의 신용대출 평균금리는 6.88%로 고공행진중이다. 광주은행 6.09%, 제주은행 5.50%, DGB대구은행 5.34% 등 순으로 조사됐다.

이에 대해 전북은행 관계자는 “서민자금 및 중금리대출을 제외하면 4.51%로 떨어진다”고 전했다.

문제는 신용대출금리가 상승하는 가운데 신용대출 규모도 함께 늘어나고 있다는 점이다. 한국은행에 따르면 1분기 가운데 가계신용대출 증가 규모는 지난해 3분기 대비 16조7000억원이 증가했다.

이 가운데 은행권에서만 12조3000억원 증가했으며, 국민·신한·하나·우리·농협 등 5대 은행의 신용대출 잔액은 지난달 말 기준 101조원을 돌파했다.

신용대출 규모가 증가한 배경에 대해 한은 관계자는 “생활비 마련을 위한 자영업자, 취약계층의 대출 수요가 꾸준하고, 신 총부채상환비율(DTI) 도입 등 정부의 주택담보대출 규제 강화로 인해 풍선효과가 발생한 영향”으로 분석했다.

실제로 주택담보대출 증가액은 지난 1분기 6조9000억원으로 직전분기(12조2000억원)의 절반 수준이었다. 증가율(전년동기대비)은 6.9%를 기록해 최근 3년간 가장 낮은 증가세를 보였다.

금융당국 한 관계자는 “시장금리 상승으로 신용대출 금리가 빠르게 올라가고 있지만 은행들은 중저신용자를 대상으로 한 대출 규모를 오히려 늘리고 있다”고 지적했다.

그는 이어 “연체율 상승 등 위험신호가 감지되고 있는 만큼 은행들은 금리 인하를 통해 가계 빚 부담 완화에 동참해야 한다”고 덧붙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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