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르뽀] 暴炎(폭염)이 갈라놓은 대형마트와 전통시장 ‘풍경’
[르뽀] 暴炎(폭염)이 갈라놓은 대형마트와 전통시장 ‘풍경’
  • 채혜린 기자
  • 승인 2018.08.15 17:52
  • 댓글 0
이 기사를 공유합니다

폭염속에 전통시장(사진 왼쪽)과 대형마트의 풍경이 서로 상반된 모습이다./출처=채혜린 기자

[파이낸셜리뷰=채혜린 기자] 찜통 같은 폭염이 보름 넘게 이어지고 있는 가운데 대형마트와 전통시장의 풍경이 전혀 상반된 모습이다.

광복절 휴일을 맞아 필요한 식료품 구입을 위해 집을 나선 시민들은 에어컨 바람이 시원한 가까운 대형마트로 가족과 함께 피서를 떠나는 반면, 전통시장은 시민들의 발길이 뚝 끊겨 말 그대로 한산했다.

폭염으로 시민들의 발길이 끊긴 가운데 야채가격까지 폭등해 재래시장 야채가게가 한산하다 못해 싸늘하기까지 하다./출처=채혜린 기자

평소 같으면 휴일을 맞아 장을 보려는 사람들이 넘쳐날 상황이지만 37도라는 기록적인 더위 속에 사라진 인적 사이로 상인들의 한숨소리만 간간이 흘러 나왔다.

20년째 야채가게를 운영하는 김모씨(51세)는 “에어컨도 켜지 못하고 낡은 선풍기에 의존해 가게를 지키고 있는데 이달은 가게세도 나오지 않을 것 같다”며 “폭염에 야채가격이 뛰어올라 더욱 손님이 없는 것 같다”고 푸념했다.

출처=채혜린 기자

같은 시장에서 족발 가게를 운영중인 박모씨(56세)는 “지난해보다 확실히 손님이 적어 차라리 문닫고 가게세라도 아끼고 싶은 심정”이라며 “폭염과 불경기가 조금 더 이어진다면 우리같은 시장 상인들은 폐업을 고려해야 할 정도”라고 전했다.

반면 같은 날 비슷한 시간 인근의 한 대형마트는 인산인해를 이루고 있었다.

한 대형마트에 들어가기 위해 줄 서 있는 차량 행렬./출처=채혜린 기자

대형마트에서 만난 정모씨(37세)는 “휴일을 맞아 집에만 있기에는 에어컨 전기료가 무서워 여기로 피했다”면서 “가족과 함께 왔는데 장도 보고 더위도 피하고 1석2조”라고 말했다.

특히, 야간의 경우 시민들이 발길이 더욱 끊이질 않고 있었다.

인근 주민 유모씨(48세)는 “어제 밤에 가족들과 더위도 피할 겸 동네 인근인 대형마트에 갔는데 밤 11시가 넘어도 계산하는데 10분이 족히 걸릴 정도로 사람이 가득했다”고 말했다.

그는 이어 “오늘은 1시쯤 늦은 점심도 먹고, 영화도 본 뒤 저녁 늦게 집에 갈 생각으로 왔는데 주차장 들어 오는데 40분 넘게 걸렸다. 그래도 집보다는 차라리 이곳이 좋다”고 덧붙였다.

야간시간임에도 발디딜틈 없는 한 대형마트 에스컬레이터 전경./출처=채혜린 기자

이 같은 상황은 통계로 증명됐다. 실제로 한 대형마트에 따르면 전영업 시간 중에 야간 시간대인 21시부터 23시까지의 매출 비중은 무더운 날씨가 시작된 7월에 14.7%까지 증가했다.

올해 상반기(1~6월) 같은 시간대 매출 비중이 10.5%인 것과 비교하면 4%포인트 이상 급증한 수치다.

잇따른 폭염속에 전통시장 상인들의 시름이 깊어지고 있다. 그동안의 시설 개선과 현대화 노력에 이어 이제 더위 등 날씨를 고려한 적극적인 대책이 절실한 시점이다.

댓글삭제
삭제한 댓글은 다시 복구할 수 없습니다.
그래도 삭제하시겠습니까?
댓글 0
댓글쓰기
계정을 선택하시면 로그인·계정인증을 통해
댓글을 남기실 수 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