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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자수첩] 당백전과 최저임금

[파이낸셜리뷰=이성민 기자] 구한말 고종 시절 아들을 앞세워 절대 권력을 행사했던 흥선대원군은 당시 조선 정부의 재정 악화를 타계할 목적으로 ‘당백전’을 발행한다.

흥선대원군의 강력한 리더십으로 1866년 11월부터 금위영(禁衛營)에서 당백전을 주조하기 시작해, 이듬해 4월까지 6개월여 동안 1600만 냥이라는 거액을 주조했다.

흥선대원군은 실질 가치가 상평통보보다 5·6배에 지나지 않는 당백전에 100배의 명목 가치를 부여한다. 이에 따라 일시적으로는 거액의 이득을 취해 응급한 국가 재정 수요에 충당할 수 있었다.

하지만 단시일 내 그처럼 다량의 악화가 시중에 나돌게 되자, 화폐 유통 질서가 큰 혼란에 빠져 버렸다.

악화 당백전의 대량 주조·유통에 따른 이러한 대혼란으로 여론은 들끓었고, 이에 따라 정부에서도 1867년 4월 당백전 주조를 중단했다. 이듬해 10월 장령(掌令) 최익현(崔益鉉)의 상소를 계기로 유통까지도 금지하기에 이르렀다.

최근 최저임금 인상률로 골똘한 생각에 잠겨있다가 문득 구한말 당백전이 떠올랐다. 최저임금과 경우는 다르지만 흥선대원군은 경제 난국 타계를 위한 최선책이라는 데는 일맥상통한다.

하지만 당백전의 선택에는 국가 경제를 나머지 수많은 변수를 제외하고, 지나치게 ‘量(양)’으로만 판단한 치명적인 오류가 있었다.

최저임금도 마찬가지다. 일선에 있는 근로자들이 최저임금을 높여 받으면 실제 통장애 입금되는 급여는 많아 보인다. 하지만 이는 명백히 착시 현상이다.

최저임금 인상에 따른 건강보험급여 인상 등 4대 사회보험 인상은 불 보듯 훤하고, 이에 따른 물가 인상은 상승률이 높을수록 걷잡을 수 없이 상승할 것이다.

기업주 입장에서도 매출과 영업이익률 상승 보다 인건비가 급상승 하게 되면 결국 체산성이 맞지 않는다고 판단하고 고용율 줄일 수 밖에 없다.

급기야 이 같은 현상은 올해 고용지표에 고스란히 드러났으며, 재무 여력이 없어진 기업들의 설비 투자 역시 급감하고 있는 게 현실이다.

한 나라의 미래를 좌지우지하는 경제 정책 반영에는 이념도 보수와 진보도 있을 수 없다. 아울러 사람에 따라 경제 정책이 바뀌는 일관성 없는 상황은 더욱 위험해 질 수 있다.

구한말 ‘당백전’을 떠올리며 논란이 많은 최저임금 인상률 문제에 대해 다가오는 2019년까지 시간이 남아 있기에 시행에 대해 더욱 숙고해 볼 시점이다. 당백전과 같이 일부 소수 의견을 가진 자들의 무분별한 실험으로 온나라가 혼란에 빠질 수는 없기 때문이다.

이성민 기자  finreview4120@financialreview.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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