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해 매출 1억원도 안되는 ABL바이오...IPO 추진 배경은?
지난해 매출 1억원도 안되는 ABL바이오...IPO 추진 배경은?
  • 이영선 기자
  • 승인 2018.09.03 11:4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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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파이낸셜리뷰=이영선 기자] 지난해 매출이 고작 7천여만원일 뿐만 아니라 당기순손실이 수백억에 달할 정도로 재무구조가 말도 안되는 ABL바이오기 IPO(기업공개)를 추진하는 것으로 알려져 관련업계의 궁금증을 자아내고 있다.

3일 투자은행(IB) 업계에 따르면 바이오기업 ABL바이오는 지난달 23일 한국생명공학연구원과 나이스디앤비로부터 기술성평가를 통과했다. 이에 따라 기술특례상장을 신청하기 위한 요건을 갖췄다는 평가다.

ABL바이오는 연내 상장을 목표로 이달 초순 경 코스닥 상장예비심사를 청구할 계획이다. 주관사는 한국투자증권이다.

ABL바이오는 현재 장외시장에서 시가총액이 1조원까지 거론되는 등 이미 ‘대어’급으로 분류되고 있다.

이는 ABL바이오가 최근 미국 바이오기업인 트리거테라퓨틱스(TRIGR)와 기술이전 계약을 체결하는 등 기술 상용화 가능성을 높여가고 있기 때문이다.

ABL바이오의 핵심 플랫폼./출처=ABL바이오

ABL바이오는 어떤 기업?

ABL바이오는 지난 2016년 한화케미칼 바이오 사업부 연구진이 창업한 기업이다. ABL바이오는 지난해 매출액 7143만원, 영업손실 96억원, 당기순손실 747억원을 기록했다. 재무구조만 봐서는 초라한 성적이다.

하지만 현재 항체 기술과 항체 약물 접합기술의 원천 기술을 활용한 항암 표적 치료제와 신경변성질환 표적 치료제를 개발 중이다. 총 18~20개의 파이프라인을 개발하고 있다.

가장 앞선 파이프라인은 이중항체로선 최초 암질환 후보물질인 'ABL-001(NOV1501)'로 현재 임상 1상을 진행하고 있다.

퇴행성 뇌질환을 적응증으로 하는 'ABL-301'도 글로벌 제약사로 가까운 시일 내에 기술이전이 유력한 파이프라인이다.

ABL바이오는 지난 7월 TRIGR에 비임상단계의 5개 항암제 후보 물질을 라이선스아웃(기술이전)하는 계약을 체결했다.

아울러 TRIGR 측으로부터 초기 계약금 430만 달러를 포함 임상 진행상황별로 총 5억5000만달러(한화 6200억원) 규모 연구개발비를 지원받을 예정이다.

회사 설립 후 3번의 프리IPO의 성공으로 1000억원 확보

ABL바이오는 2016년 2월 설립 이후 지금까지 세 번의 투자를 유치하며 990억원 가량의 자금을 확보해 왔다. 지난 2016년 한국투자파트너와 DSC인베스트먼트로부터 각각 60억원, 30억원 등 90억원의 시리즈 A 투자를 유치했다.

지난해에는 200억원의 시리즈B 투자 유치도 성공했다. 기존 투자사인 한국투자파트너스와 DSC인베스트먼트, 한국투자증권 등이 참여했다.

뿐만 아니라 NS인베스트먼트·파라투스인베스트먼트·KDB캐피탈이 공동운용(Co-GP)중인 투자조합 '글로벌바이오성장제일호 사모투자합자회사' 등이 참여하며 각각 50억원씩을 투자했다. 당시 ABL바이오의 기업가치는 570억원 가량으로 평가됐다.

최근 이뤄진 700억원 규모의 시리즈 C 투자에서는 약 5000억원의 기업가치 평가를 받았다.

DS자산운용, 수성자산운용, 알펜루트자산운용, 쿼드자산운용, PTR자산운용 등 헤지펀드 운용사를 비롯해 스마일게이트인베스트먼트, IMM인베스트먼트, 코메스인베스트먼트, 뉴플라이트 등의 기관이 참여했다.

IB 업계 관계자는 “ABL바이오는 우수한 기술력을 바탕으로 얼마 되지 않은 기간 동안 빠르게 성장해온 바이오벤처”라며 “상장 이후 기술수출, 치료제 개발 등이 본격화되면 수조원대 이상의 시가총액을 형성할 수 있을 것으로 보인다”고 설명했다.

상장 완료 이후 주가 전망은?

삼성바이오로직스를 중심으로 한 회계 논란 이후 최근 제약·바이오주에 대한 투자심리가 개선되는 모습이다.

제약·바이오주는 지난 4월 금융감독원이 R&D(연구개발) 자산화에 대한 테마 감리를 시작를 시작하면서 '불확실성' 확대로 하락폭을 키웠다. 대상 기업이나 감리 기간 등도 알 수 없어 투자자들의 혼란이 커진 영향이다.

이 와중에 5월부터 불거진 삼성바이오로직스의 분식회계 의혹, 신라젠·바이로메드 등 주요 주주들의 지분매각, 네이처셀 대표의 주가 조작 스캔들 등은 투자 심리를 얼어붙게 하는데 결정적인 영향을 미쳤다.

또한 지난해부터 꾸준히 상승세를 이어온 KRX헬스케어 지수는 올 4월11일 최고점(4864.40)을 찍은 후 최저점을 기록한 지난 7월 25일(3600.39)까지 25% 이상 하락했다.

다행히 최근에는 저가 매수세에 기술 수출 등 R&D 관련 호재가 잇따라 발표되면서 바이오주들이 반등 추세를 보이고 있는 상황이다.

선민정 하나금융투자 연구원은 “2분기 실적 발표 이후 제약·바이오 섹터가 바닥을 찍고 반등을 준비 중이었다”며 “지난달 발표한 각종 R&D 호재가 투자심리 회복에 일조한 것으로 보인다”고 진단했다.

제약·바이오주 반등은 금융당국이 지난달 30일 제약·바이오 업체의 무형자산 회계 처리 기준을 마련하기로한 것을 계기로 더욱 가속화 될 것으로 보인다.

김용범 금융위원회 부위원장은 “국내 특성을 고려하지 않고 선진국 글로벌 제약사의 회계처리 관행을 국내 업계에 동일하게 요구하는 것은 다소 무리가 있을 수 있다”며 “현행 회계기준의 합리적 해석범위 안에서 제약 바이오 기업의 연구개발비 회계처리에 관한 감독기준을 구체적으로 마련하겠다”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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