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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슬기로운 기업 탐구생활] 대기업 자본논리에서 제자리 찾은 ‘하이투자증권’
출처=파이낸셜리뷰DB

[파이낸셜리뷰=이영선 기자] 업력이 30년인 하이투자증권이 그동안 CJ그룹과 현대중공업그룹 등 대기업의 자본논리에 갈지자 행보를 보이다 DGB금융그룹에 품에 안기며 제자리를 찾은 모습이다.

DGB금융그룹은 우여곡절 끝에 하이투자증권을 8번째 자회사로 인수하게 되면서, 그룹 안팎에서는 ‘컨트롤타워’인 DGB금융지주를 중심으로 향후 전개될 영업전략 수립방향에 대한 기대감이 커지고 있다.

신용평가 업계에서도 하이투자증권이 DGB금융그룹의 지원을 받을 것으로 예상하며 신용등급을 상향 조정하는 등 향후 발전 가능성에 한 표를 던지는 모습이다.

대기업 자본 논리에 갈지자 행보

투자은행(IB) 업계에 따르면 하이투자증권은 총자산 6조2천억원으로 자기자본기준 업계 17위권의 중형 증권사다.

업력 30년인 하이투자증권은 그동안 CJ그룹·현대중공업그룹 등 대기업 계열사에 편입됐었다.

이런 과정에서 사명도 제일투자신탁, 제일투자증권, CJ투자증권, 하이투자증권으로 수차례 변경됐다. 금융사이면서도 대기업 산업자본의 그늘 아래에 있다가 이번에 제자리를 찾게 된 셈이다.

출처=DBG금융그룹

우여곡절 끝에 DGB금융그룹 품으로

DGB금융이 하이투자증권 인수 과정은 만만치 않은 고행의 연속이었다. 지난 2011년 지주회사 체제로 전환한 DGB금융그룹은 DGB생명(옛 우리아비바 생명) 등 자회사를 잇따라 인수했다.

하지만 증권사를 그룹 휘하에 두지 못한 것을 늘 아쉬워했다. 경쟁사인 BNK금융은 자체 설립한 BNK투자증권이 있다.

다행히 현대중공업계열의 하이투자증권이 지난 2016년 7월 M&A(인수합병) 시장에 매물로 등장했다. 지주사로 재편하려는 현대중공업그룹이 공정거래법상 금융사(증권사)를 보유할 수 없기 때문이다.

몇 차례 실사 끝에 DGB는 하이투자증권 대주주인 현대미포조선과 지난해 11월 주식매매계약(SPA)을 체결했다. 현대미포조선이 보유한 증권사 지분(85.32%)을 인수하며 경영권도 넘겨받는 계약이었다.

한 달 뒤 DGB금융은 하이투자증권을 자회사로 편입하기 위해 금융당국에 승인신청서를 제출했고 심사는 본궤도에 오르는 듯 했다.

하지만 당시 박인규 전 회장체제에서 불거진 비자금조성 의혹에 이어 채용비리 의혹이 터지면서 금융당국은 돌연 사업계획서 미비 등을 이유로 서류보완을 요청했다.

결국 금융당국은 올 3월쯤 대주주 적격성과 지배구조 불안성 등을 문제삼으며 심사를 잠정 보류했다. 이 여파로 하이투자증권 SPA 만료기한(올 3월말)이 넘어갔다.

답이 보이지 않는 상황에서 5월말 김태오 회장이 취임한 뒤 상황은 반전됐다. 김 회장은 취임 일성으로 증권사 인수에 사활을 걸겠다고 했다. 곧바로 권오갑 현대중공업 부회장과 만나 SPA계약완료 기간을 6개월 연장(9월말)하기로 담판을 지었다.

이후에는 강도 높은 인적쇄신 카드를 들고 나왔다. 실제로 7월초 대구은행 임원진을 대폭 물갈이했다. 이 과정에서 취임식 날짜까지 받아놓은 은행장 내정자도 조직의 안정을 위해 용퇴했다.

한편으로는 대구은행 등 계열사 임원진 추천권의 금융지주사 보유, 사외이사제 개편을 골자로 한 ‘계열사경영관리위원회’ 신설을 준비했다. 지배구조개선작업의 사실상 마지막 수순인 셈이다.

DGB금융 관계자는 “각종 악재 속에서도 인적쇄신과 지배구조개선을 위해 부단히 노력한 것이 결과적으로 좋은 성과로 이어진 것 같다”고 설명했다.

박인규 전 회장./출처=DGB금융그룹

그룹차원 지원 가능성에 신용등급 상향

DGB금융그룹이 하이투자증권을 인수하자 신용평가업계는 향후 전망에 대해 밝게 바라보는 입장이다.

업계에 따르면 나이스신용평가가 DGB금융그룹 자회사로 편입하게 된 하이투자증권의 신용등급을 상향 조정했다.

나이스신용평가는 13일 하이투자증권의 장기신용등급을 'A'에서 'A+'로 상향했다. 단기신용등급도 기존 'A2+'에서 'A1'으로 올렸다.

이혁준 나이스용평가 본부장은 “금융위원회가 DGB금융지주로 회사의 대주주 변경을 승인함에 따라 그룹 차원의 비경상적인 지원 가능성이 새롭게 인정된다”고 이유를 설명했다.

이어 “DGB금융지주는 기업신용등급 AAA(안정적, Stable)를 유지하고 있어 자회사 지원능력 측면에서 국내 최상위급 회사인 DGB금융지주가 대주주로 변경됨에 따라 계열로부터의 비경상적인 지원 가능성을 반영할 수 있게 되면서 신용등급이 한 단계(notch) 상승했다”고 평가했다.

다만 나이스신용평가는 향후 회사의 사업 부문별 경쟁지위 변화와 수익성 개선 지속 여부, 자본적정성 유지 및 우발채무 확대 등은 모니터링 요인이 될 것으로 내다봤다.

하이투자증권의 발전 가능성

하이투자증권은 최근 중소형 증권사 가운데 IB 부문의 강자로 급부상 중이라는 게 관련업계의 중론이다.

실제로 영업점포를 기반으로 한 증권거래 중개 수수료 수익에 의존하지 않고, 사업 규모가 큰 기업공개(IPO), 기업 인수합병, 프로젝트 파이낸싱 등의 주간사로 적극 나서면서 고수익을 올리고 있다.

이에 따라 금융감독원 공시에 따르면 올해 상반기 순이익은 347억원까지 상승했다. 이는 지난해 상반기 70억원 적자를 낸 것에 비하면 괄목할 만한 성장세다.

또한 올해 상반기 현재 자본적정성을 보여주는 순자본비율(NCR)과 총자산 대비 순이익률(ROA)은 각각 416.8%, 0.55%로 양호하다. 자기자본 대비 이익률(ROE)도 4.74%로 증권업 평균(5%) 수준이다.

8월 말 현재 순이익은 434억원이고, 올 연말에는 500억원에 육박할 것으로 보인다. 주요 경쟁사로는 교보증권(자기자본 8100억원)·현대차증권(7900억원)·유진증권(7100억원) 등이다.

이처럼 DGB금융은 성장 가능성이 큰 하이투자증권(자기자본 7354억원)을 4700억원에 인수했다. 투자자본 대비 수익률(ROI)이 10%를 넘는 알짜배기 M&A를 성사시킨 것이다.

DGB금융 관계자는 “증권업 자체가 부침을 많이 겪는 업종인데 올해는 증시 상황이 비교적 좋아 큰 위기가 없었다”며 “앞으로 매 분기 100억원씩(연간 400억원) 순이익을 꾸준히 내는 게 목표”라고 말했다.

서성일 기자  finreview4120@financialreview.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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