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집중진단] 암울했던 올해 韓 경제...내년엔 더욱 심화될 듯
[집중진단] 암울했던 올해 韓 경제...내년엔 더욱 심화될 듯
  • 이성민 기자
  • 승인 2018.10.07 12:4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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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파이낸셜리뷰=이성민 기자] 올 한해 우리나라 경제는 암울하기만 하다. 외환위기 등 글로벌 외생 변수가 없는데도 경제가 잠재 체력 수준의 달리기도 하지 못하는 모습이다.

정부의 소득주도 성장 정책의 부작용이라고 단정 지을 수는 없지만 최저임금의 과속인상으로 인한 실업대란이 악화일로를 걷고 있으며, 실업급여 지급액도 급증하고 있다.

실제로 통계청에 따르면 올해 들어 8월말까지 월평균 실업자는 최근 20년래 가장 많은 113만명에 달한다. 같은 기간 실업급여 지급액도 이미 4조5000억원을 돌파했다.

특히, 실업급여는 최저임금 인상률과 비슷한 수준으로 증가하는 게 통상적이다. 하지만 올해는 실업급여 지급액 증가율(25.0%)이 최저임금 인상률(16.4%)을 훌쩍 넘어섰다.

LG경제연구원은 “국내 경기는 세계 경기보다 뚜렷한 둔화 추세라면서 성장세가 둔화되는 가운데 고용증가세가 거의 멈추며 체감경기가 크게 악화됐다”고 진단했다.

내년엔 더욱 어두울 듯

내년 한국경제는 더욱 어두워질 전망이다. 최근 LG경제연구원은 한국 경제가 올해 성장률 전망은 2.8%로 유지하겠지만 내년은 2.5% 0.3%p(포인트) 낮아질 것으로 예상했다.

현대경제연구원도 7일 ‘2019년 국내외 경제 7대 이슈’ 보고서를 발표하면서 “한국경제는 투자 위축, 소비 부진의 장기화가 예상되며 노동 투입 축소, 노동생산성 정체 등 구조적으로 장기침체에 진입할 수밖에 없는 현실에 직면하고 있다”고 분석했다.

정민 연구원은 “올해 한국경제는 전년 대비 2%대 성장할 것으로 예상된다”며 “내년에는 올해보다 경기가 더 어려우리라는 진단이 지배적”이라고 우려했다.

기업들, 투자도 소극적...엑소더스(탈출)로 이어질 수도

현대경제연구원에 따르면 국내총생산(GDP) 대비 총고정자본형성은 1990년대 초중반 40%에서 1990년대 말 외환위기 이후 30% 안팎으로 위축된 반면, 총예금 대비 기업예금은 외환위기 이후 확대 추세다.

이는 기업들이 투자를 꺼리고 현금을 쌓는 등 보수적인 경영을 하고 있음을 보여주는 대목이다.

일각에서는 내년에 기업들의 국내를 벗어나 해외에서 직접 사업을 진행할 가능성도 제기하고 있다.

기업들의 해외투자가 지속해서 늘어나는 것은 법인세율 인상 등 국내 규제 장벽은 높고 보호무역주의가 강화하고 있어서라는 게 지배적 의견이다.

수요부진으로 고용 둔화 여전할 듯

LG경제연구원에 따르면 수요 부진으로 내년 소비자물가 상승률(1.4%)이 낮은 수준에서 안정되고 취업자 수 증가(전년동기 대비)가 올해 월평균 10만명에 이어 내년에도 12만명에 머무는 등 고용둔화 추세가 장기적으로 이어질 것으로 전망했다.

올해 취업자 증가 수 감소분 가운데 연령별 인구변화로 인한 몫이 6만9000명으로 전체 감소분(22만명)의 3분의1 정도에 해당하며, 나머지는 경기, 구조조정, 최저임금 인상 등 요인에 따른 것으로 분석했다.

이에 따라 고용시장에는 '뉴노멀'이 도래할 것으로 예상된다. 실업률은 3%대 후반, 고용률은 60% 중반 수준을 유지하고 있음에도 취업자 수 증가 폭은 지난해 이후 둔화하는 추세다.

현대경제연구원은 생산가능인구 감소, 경제 내 고용창출력 하락 때문에 앞으로 예전만큼 취업자 수가 늘기 힘들다고 내다봤다.

피할 수 없는 대외적 악재

대외적으로는 미국 경제가 지난 2009년 6월 저점 이후 올해 10월까지 112개월간 역사상 두 번째로 긴 경기 확장 국면을 맞는 가운데 미국의 금리 정상화가 지속할 것이라는 점이 내년 경제의 변수로 꼽힌다.

신흥국의 부채 규모가 최고 수준에 이른 가운데 달러 강세, 무역 갈등 등으로 금융 불안이 확대될 수 있다는 점도 주목할 만한 이슈다.

세계 경제가 올해 말이나 내년 초부터 하향 흐름으로 돌아설 전망이고, 미국 경제도 내년 중 정점을 지날 것이란 게 전문가들의 중론이다.

또한 미중 무역갈등이 내년에도 이어지는 등 세계적으로 무역제재가 빈번해질 가능성이 크다. 주요국 경기 하강으로 자국산업 보호 유인이 확대될 수 있어서다.

주요국의 통화정책 긴축 기조는 계속될 것으로 전망된다. 미국 기준금리 인상은 내년 상반기쯤 일단락되겠지만 유럽과 일본이 금리 인상에 나설 가능성이 높기 때문이다.

금융권에 따르면 한국은행이 경기둔화와 저물가로 인해 내년까지 금리인상을 한 차례 정도 할 것으로 관측하고 있다. 연내 인상 가능성은 점차 낮아지고 있다고 평가다.

LG경제연구원은 “성장세가 소멸하지 않도록 투자 활력 제고, 규제 개혁 노력과 함께 직업 교육 등이 필요하다”며 “소비 회복을 위해 실질 근로소득을 높일 수 있는 다각적인 방안이 요구된다”고 제언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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