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업진단] 아모레퍼시픽그룹의 ‘세계 경영’...사드 아픔 딛고 ‘해외로 해외로’
[기업진단] 아모레퍼시픽그룹의 ‘세계 경영’...사드 아픔 딛고 ‘해외로 해외로’
  • 채혜린 기자
  • 승인 2018.10.20 07:5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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출처=아모레퍼시픽그룹
출처=아모레퍼시픽그룹

[파이낸셜리뷰=채혜린 기자] 국내 화장품 업계 1위 기업인 아모레퍼시픽그룹이 지난해 중국의 사드(THAAD, 고고도미사일방어체계)보복 영향으로 처참한 실적으로 고전을 면치 못하는 모습을 보였다.

이를 만회하기 위해 아모레퍼시픽그룹은 올해 들어 이전과 비교를 할 수 없을 만큼 해외로 공격적인 도전장을 던지며 발빠른 행보를 보이고 있다.

‘뷰티의 성지’로 불리는 유럽에 설화수 등 고급 브랜드를 앞세워 현지 매장 공략에 박차를 가하는 것을 비롯해 동남아, 북미, 호주까지 생태계 영역을 무한 확장해 나가고 있는 모습이다.

지난해, 中 사드 보복으로 처참한 실적

아모레퍼시픽그룹은 지난해 중국의 사드 보복으로 매출과 영업익 모두 역성장을 보이며 처참한 실적을 보였다.

금융감독원 공시에 따르면 아모레퍼시픽그룹은 지난해 매출액 6조291억원, 영업이익 7315억원을 기록해 전년 대비 각각 10.0%, 32.4% 감소한 것으로 나타났다.

이는 같은 기간 경쟁업체인 LG생활건강이 6조2705억원, 영업이익 9303억원으로 전년 대비 각각 2.9%, 5.6% 증가한 것과 대조적인 모습이다.

물론 LG생활건강의 경우 화장품 사업 뿐만 아니라 각종 생활용품의 실적이 포함돼 단순 비교는 어렵지만 그럼에도 LG생활건강의 약진에 긴장하는 모습을 지울 수는 없다는 게 관련업계의 중론이다.

지난 5년간 아모레퍼시픽 해외 매출 추이./출처=금융감독원
지난 5년간 아모레퍼시픽 해외 매출 추이./출처=금융감독원

2017년까지도 ‘세계 경영’은 통했다.

아모레퍼시픽의 호주·뉴질랜드 진출은 유럽과 동남아, 북미 시장 진출에 따른 ‘할 수 있다’는 자신감에서 얻은 ‘세계 경영’의 결과물이다.

실제로 금융감독원에 따르면 아모레퍼시픽그룹의 해외 매출은 지난 2013년 5447억원에서, 2014년 8325억원, 2015년 1조2573억원, 2016년 1조6968억원, 지난해 1조8205억원으로 지난 5년 사이 3배 가량 급상승했다.

이는 국내 내수 시장과 중국 시장 확대에 따른 달콤함에서 벗어나 일찌감치 세계를 향한 도전장을 내민 결과물이다.

해외 시장 공략 ‘앞으로 앞으로’

때문에 아모레퍼시픽이 해외 시장 개척에 박차를 가하고 있다. 아모레퍼시픽은 해외 30개국 시장 개척을 목표로 브랜드 별 글로벌화에 나서고 있다. 해외 매출을 다각화해 아시아를 대표하는 글로벌 기업으로 성장하겠다는 계획이다.

이와 관련 올해 상반기 설립한 필리핀 법인을 통해 다음달 필리핀에 진출할 전망이다. 올해 내로 ‘라네즈’ 브랜드를 인도에, ‘려’를 홍콩에 선보인다.

최근에는 미쟝센을 중국 시장에 처음 진출시켰다. 지난 5년간 연평균 4%의 성장을 지속한 중국 헤어 케어 시장에서 헤어스타일링으로 나만의 개성을 표현하는 트렌디한 브랜드로서 중국 고객 저변을 확대해 나간다는 방침이다.

현재 미쟝센은 중국 드럭스토어인 ‘매닝스’의 200여개 매장에 입점해 있다. 추후 온라인 쇼핑몰 ‘티몰’과 드럭스토어 ‘왓슨스’ 2천여 곳에 순차적으로 입점할 예정이다.

'에뛰드하우스' 두바이몰에 오픈 매장./출처=아모레퍼시픽
'에뛰드하우스' 두바이몰에 오픈 매장./출처=아모레퍼시픽

지난 3월 아모레퍼시픽은 미국, 중동, 호주에 각각 마몽드, 에뛰드하우스, 라네즈 브랜드를 선보였다. 5월에는 싱가포르 타카시마야 백화점에 헤라 단독 매장을 열었다. 이니스프리는 올해 3~4월 일본에 1호점과 2호점을 연달아 오픈했다.

5대 글로벌 브랜드(설화수, 라네즈, 마몽드, 이니스프리, 에뛰드하우스)를 중심으로 경쟁력을 높이고 신규 시장을 지속적으로 개척한 결과 아모레퍼시픽의 지난 2분기 해외 사업 매출은 전년동기 대비 16.7%, 영업이익은 129.3% 증가했다.

아모레퍼시픽 관계자는 “미쟝센의 중국 진출을 비롯해 해외 신시장 개척에 힘을 쏟고 있다”며 “해외 진출은 선투자 후수익 창출 구조이기 때문에 성과를 내기까지는 장기적으로 지켜봐야 할 것”이라고 말했다.

이니스프리의 호주 멜버른에 1호 매장 오픈 당시 모습./출처=아모레퍼시픽
이니스프리의 호주 멜버른에 1호 매장 오픈 당시 모습./출처=아모레퍼시픽

아모레퍼시픽그룹, 먼나라 호주·뉴질랜드도 멀지 않다

아모레퍼시픽그룹은 고급 화장품 브랜드 ‘아모레퍼시픽’을 앞세워 먼나라인 호주와 뉴질랜드 시장 공략을 강화하고 있다.

관련업계에 따르면 지난 호주·뉴질랜드 현지 화장품 편집숍 ‘메카 코스메티카’의 44개 매장에 ‘아모레퍼시픽’ 브랜드가 입점했다. 아모레퍼시픽그룹의 화장품 브랜드가 오세아니아 지역에 진출한 건 이번이 세 번째다.

오세아니아 시장 진출에 속도를 내고 있는 것은 “해외 시장을 더 적극적으로 확대해 미래 성장동력을 확보해야 한다”는 서경배 회장의 경영방침에 따른 것이다.

이번에 진출한 아모레퍼시픽은 제주 돌송이 차밭에서 재배한 스킨케어 전용 녹차 신품종 ‘장원 3호’ 등 고급 천연 소재를 활용해 만든 럭셔리 스킨케어 브랜드다. ‘타임 레스폰스 스킨 리저브 크림’ ‘빈티지 싱글 익스트렉트 에센스’ 등 대표 제품 중심으로 오세아니아 시장을 확대할 계획이다.

아모레퍼시픽그룹은 오세아니아 소비자들이 강한 햇볕 등의 이유로 최고급 스킨케어에 관심이 많다고 판단해 진출을 결정했다.

이에 따라 라네즈와 이니스프리 등을 먼저 판매하며 현지 시장을 분석한 결과 지금이 고급 브랜드인 아모레퍼시픽을 진출시킬 적기라고 판단했다는 설명이다.

서경배 회장./출처=아모레퍼시픽
서경배 회장./출처=아모레퍼시픽

또 아모레퍼시픽그룹의 해외 파견 사내 프로젝트 ‘혜초’를 통해서도 시장조사를 했다. 호주에는 지난 2015년 처음으로 혜초 직원을 파견했고 2016년에도 보냈다.

서 회장은 올초 신년사를 통해 “더 나은 상품을 넘어 세계를 놀라게 할 혁신적 상품을 선보여야 한다”며 “세계 소비자에게 아시아의 아름다움을 널리 알리기 위해 과감하게 도전하고 더 멀리 나아가자”고 직원들을 독려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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