카드수수료 ‘손질’에 내몰리는 카드모집인
카드수수료 ‘손질’에 내몰리는 카드모집인
  • 서성일 기자
  • 승인 2019.02.12 09:44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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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파이낸셜리뷰=서성일 기자] 지난해 말 금융위원회가 소상공인 보호를 명목으로 카드수수료 종합개편안을 발표하면서 아이러니하게도 현 정부의 역점사업인 ‘일자리창출 정책’과 반대로 흘러가는 양상이다.

종합개편안에 따라 올해 편의점과 음식점 등 골목상권의 카드 가맹점 수수료 1조원 규모가 인하될 것으로 예상된다. 이같은 수수료 인하는 카드모집인들의 수익이 줄어드는 역현상으로 나타나 길거리로 내몰리고 있다.

실제로 지난해 한 해에만 4000여 명의 카드모집인이 실직한 것으로 집계됐다. 카드사 경영 환경 악화와 함께 카드모집인들이 업계에서 설자리를 잃고 있는 모습이다.

지난해 카드모집인, 전년比 24.3%↓

12일 여신금융협회에 따르면 지난해 말 기준 신한·KB국민·삼성·현대·우리·하나·롯데카드 등 7개 전업 카드사의 신용카드 모집인은 1만2607명으로 전년 동기 대비 24.3%(4051명) 감소했다. 4명 중 1명은 사라진 셈이다.

카드모집인은 지난 2016년 2만2872명에서 2017년 1만6658명, 지난해 1만2607명으로 해마다 감소세에 접어들었다.

10년간 카드모집인 생활을 한 A씨는 “카드 시장이 포화상태에 이른 상황에서 각종 규제가 강화돼 활동반경이 축소된 카드모집인들이 자발적으로 업계를 떠나고 있는 실정”이라고 토로했다.

종합개편안 발표때부터 예견돼

이 같은 상황은 지난해 말 금융위원회가 1조원 규모의 수수료 인하 내용을 담은 카드수수료 종합개편안을 발표할 때부터 예견됐다는 게 관련업계의 중론이다.

카드사들은 줄어든 수수료를 메꾸기 위해 비용 감축이 불가피한데 카드모집인을 통한 카드 발급은 상대적으로 고비용 채널이기 때문이다.

관련업계에 따르면 카드모집인은 보통 카드 발급 건수에 따라 카드사로부터 수당을 받는다. 카드사별로 차이는 있지만 신용카드 한 장당 모집인에게 떨어지는 수당은 10만~15만원 수준인 것으로 전해진다.

카드사들, 비대면 통한 모집 강화

실제로 카드사들은 지속된 가맹점 수수료 인하 여파로 수익성이 악화되자 온라인, 모바일 등 비대면을 통한 카드 발급을 강화하고 있다.

카드업계 한 관계자는 “카드모집인을 통해 카드를 발급할 경우 카드 발급 수당, 점포 관리 비용 등 40여 만원의 비용이 발생하지만 비대면으로 발급하면 비용이 절반 수준으로 줄어든다”고 말했다.

카드사들은 온라인 전용카드를 선보이며 고객들의 비대면 카드 발급을 유도하고 있을 뿐만 아니라 디지털 기반 원스톱 카드 발급체계를 구축해 고객 편의성을 높이고 있다.

실제로 삼성카드는 지난해 신청자가 입력한 내용을 바탕으로 온라인상에서 실시간으로 심사를 진행하고 카드를 발급하는 시스템을 구축했다. 이를 통해 고객들은 5분이면 카드 신청에서부터 발급 및 이용이 가능하다.

롯데카드는 24시간 365일 빠른 심사 발급 서비스를 운영 중이다. 신한카드 역시 모바일이나 홈페이지를 통해 간단한 본인 확인 후 별도 심사 없이 카드를 발급할 수 있다.

이에 따라 카드모집인 없이 고객이 직접 인터넷으로 혜택을 비교하고 가입하는 트분위기가 확산되고 있다. 비대면으로 카드 발급 시 할인·적립 등 고객에게 돌아가는 혜택이 커 대면 발급보다 유용하다는 인식이 확산되고 있는 것이다.

비대면 확대가 카드모집인 축소로 이어져

비대면을 통한 카드 발급이 늘면서 카드사는 비용 절감이 가능하게 됐지만 카드모집인들은 신규 회원을 유치하기 어려워졌다.

아울러 정부가 특수고용직 근로자의 고용보험 가입을 의무화를 추진하고 있다는 점도 카드모집인들의 업황을 더욱 어둡게 하고 있다.

올해 특수고용직 근로자의 보험가입이 의무화되면 카드사들은 보험료 부담으로 인해 모집인 규모를 줄일 수 밖에 없다.

카드업계 관계자는 “최근에는 고객들도 모집인들 통해 카드를 발급받는 것보다 비대면을 선호하는 등 영업 환경이 변화하고 있다”며 “대내외적인 환경 변화로 카드모집인 감소 추세는 계속될 것”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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