교보생명, 연내 6호 생명보험 상장사 되나
교보생명, 연내 6호 생명보험 상장사 되나
  • 윤인주 기자
  • 승인 2019.02.18 15:38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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출처=교보생명
출처=교보생명

[파이낸셜리뷰=윤인주 기자] 교보생명은 IPO(기업공개) 업계에서는 이른바 ‘양치기 소년’이라 불린다. 이유는 명료하다. 과거 상장을 추진하다 철회한 경우가 다반사였기 때문이다.

이에 지난해 교보생명이 IPO를 공식화 했을 때에도 투자은행(IB) 업계는 진정성을 의심하기도 했다. 하지만 올해 초 공동 주관사단을 선정하면서 의구심이 사라진 상황이다.

이제 문제는 교보생명의 시장가치다. 지난해 기존에 상장된 생명보험사들의 국내 증시에서의 실적이 좋지 않았다. 아울러 교보생명은 FI(재무적 투자자)들과 갈등의 불씨가 여전히 남아 있어 향후 시장가치에 업계의 이목이 집중되는 모습이다.

IB업계는 교보생명을 올해 IPO를 진행하는 기업 가운데 ‘大魚(대어)’급으로 꼽는다. 올해 교보생명이 상장에 성공한다면 생명보험사 가운데 6호 상장사가 될 전망이다.

IPO 계속 연기한 이유

교보생명은 지난 수 년 간 IPO를 진행하겠다고 발표했다가 매 번 미뤄왔다. 하지만 올해 초 공동 주관사단을 선정하면서 의구심이 사라진 상황이다.

교보생명에 따르면 대표 주관사는 NH투자증권과 크레디트스위스(CS)다. 공동주관사는 미래에셋대우와 JP모간, 씨티글로벌마켓증권 등으로 꾸려졌다.

지난 2012년 대우인터내셔널이 보유하고 있던 교보생명 지분매각 과정에서 인수할 투자자를 찾지 못해 어려움을 겪는 교보생명에게 어피니티에쿼티 파트너스 등 FI들은 우호적인 투자자로 참여하면서 교보생명 지분 24%를 1조2054억원에 매입했다.

당시 FI에게 매각하면서 교보생명 신창재 회장은 2015년 9월까지 IPO를 완료하겠다는 약속을 했다. 이와 함께 상장이 연기되거나 무산될 경우를 대비해 FI들은 보유하고 있는 지분을 신 회장에게 되팔 수 있는 풋옵션 계약을 설정했다.

하지만 해가 갈수록 보험업계의 성장성이 떨어진다는 이유로 교보생명은 상장 결정을 계속 지연하게 됐고, 이에 대한 엑시트 전략을 요구했던 FI들의 불만이 점점 가중되는 상황이었다.

심지어 지난 2007년 투자한 FI들의 경우 투자기간이 무려 10년이 넘어가기 때문에 인내심에 한계가 온 상황이었다.

교보생명 신창재 회장./출처=교보생명
교보생명 신창재 회장./출처=교보생명

FI들의 풋옵션 행사...IPO 강행할 수 밖에 없다

교보생명은 지난해 8월 주관사를 NH투자증권과 CS증권으로 선정했지만 다음달인 9월 이사회에서 IPO 안건을 또 다시 보류함에 따라 FI들은 풋옵션 행사를 예고했다.

이후에도 상장과 관련해 교보생명의 상황은 진전이 없었고, 결국 FI들은 지난해 말 교보생명 지분 24%에 달하는 풋옵션 행사를 결의하고 신 회장에게 이를 통보했다.

이로 인해 신 회장은 1조원 이상의 규모에 달하는 자금을 마련해야 하는 위기에 처했다.

금융감독원 공시에 따르면 신 회장을 비롯한 특수관계인의 교보생명 지분율은 36.91%이다. 이에 반해 FI들을 포함한 주요 주주들의 지분의 합계는 52.6%로 ‘경영권 위협’을 받을 수 있다는 지적도 나온다.

그렇다고 신 회장이 보유한 지분을 FI에게 넘기는 방법은 경영권 방어에 문제가 생길 수 있기 때문에 IPO를 선택했다는 분석이 IB업계에서는 우세하다.

문제는 ‘기업가치’

IB업계에 따르면 교보생명은 이르면 올해 상반기 중 상장예비심사를 청구한 뒤 오는 9월 상장 절차를 완료할 것으로 전망된다.

이는 오는 2022년 새 국제회계기준(IFRS17), 신지급여력제도(K-ICS) 시행을 앞두고 자본확충 수요가 확실한 만큼 IPO에 대한 의지는 강한 것으로 풀이된다.

문제는 밸류에이션(기업가치)이다. 생명보험업계에 대한 시장의 평가가 높지 않아 발행사나 주주, 투자자 간 눈높이가 다르게 나타날 가능성이 있다.

특히, 지난해부터 삼성생명, 한화생명 등 대형 생보사들의 주가가 지속적으로 하락하면서 교보생명 혼자 높은 가치를 기대하기에는 어려운 시장환경이다.

실제로 생보사의 밸류에이션은 자산가치 대비 현재 주가 수준을 보여주는 PBR(주가순자산비율, 시가총액/자본총계)로 평가하는데, 삼성생명의 현재 주가는 지난해 3분기말 자기자본 기준 PBR 0.6배를 밑돈다. 같은 기준 한화생명은 0.3배를 조금 넘는다.

IB업계 관계자는 “교보생명의 기업가치에 대해선 아직 어떤 평가를 하기 어려운 상황이지만 최근 보험 업황이나 시장 상황을 고려하면 공격적인 밸류에이션은 부담이 될 수 있다”고 말했다.

또 다른 관계자는 “교보생명은 국내 생보사 중 빅3로, 대형사 중 비교적 높은 ROE(자가자본이익률)와 자체 설계사 판매 비중이 높다는 점 등은 차별화 된 투자포인트가 될 수 있다”고 전했다.

교보생명의 상장이 완료되면 삼성생명과 한화생명, 미래에셋생명 등에 이어 여섯번째로 증시에 상장한 생보사가 된다. 시장에서 거론되는 교보생명의 시가총액은 8조원 안팎이다. 예상 공모 규모는 2조원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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