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코리뷰] 최악의 미세먼지 사태, 경제계는 ‘콜록콜록’
[이코리뷰] 최악의 미세먼지 사태, 경제계는 ‘콜록콜록’
  • 이성민 기자
  • 승인 2019.03.06 10:19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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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회경제적 손실 연간 10조원
미세먼지 치료 등은 연간 총 1조 4000억원
산업계 지형 변화 불가피...新산업 뜬다
미세먼지에 갇힌 서울 여의도 한 공사장
미세먼지에 갇힌 서울 여의도 한 공사장./사진=이성민 기자

[파이낸셜리뷰=이성민 기자] 초미세먼지가 한반도를 강타하면서 수도권 미세먼지 저감조치가 엿새째 이어지고 있다. 하지만 미세먼지는 언제 말끔하게 물러날지 아무도 예측할 수 없는 상황이다.

미세먼지가 장기간 정체를 하면서 국민의 생활은 크게 변화를 가져오고 있으며 이로 인해 경제적 변화 역시 불가피하다.

우선 사회경제적 손실이 연간 10조원으로 상당히 높으며, 치료에 드는 비용 역시 천문학적인 숫자이다.

뿐만 아니라 산업계는 미세먼지로 인해 시름을 앓고 있다. 건설현장에서는 미세먼지로 인해 공사를 중단하는 사태가 발생하면서 추가 비용 발생으로 건설사들의 고민은 깊다. 미세먼지에 취약한 반도체 공장 등에서는 미세먼지와의 전쟁 선포에 나섰다.

아울러 미세먼지를 관리하는 신산업이 각광을 받으면서 새로운 강자로 떠오르고 있다. 이로 인해 산업계의 지형 재편도 불가피해 보인다.

미세먼지로 앞이 보이지 않는 서울화력발전소./사진=이성민 기자
미세먼지로 앞이 보이지 않는 서울화력발전소./사진=이성민 기자

사회경제적 비용은 천문학적...무엇보다 환자 증가로 인한 비용도 늘어

미세먼지가 우리 일상에 가져오는 변화는 경제적으로 손실을 가져오고 있다. 미세먼지에 다른 사회경제적 손실을 정확하게 측정하기 어렵지만 학계에서는 연간 10조원으로 추산하고 있는데 문재인 정부가 지난 2017년 일자리 창출을 위해 편성한 추가경정예산과 맞먹는다. 다만 학계에서는 10조원도 보수적으로 잡은 것이라면서 더 많을 수도 있다는 분석도 내놓고 있다.

경제협력개발기구(OECD)는 대기오염으로 인한 2060년 한국의 연간 국내총생산(GDP) 손실 비율은 0.63%로 OECD 회원국 중 가장 높을 것으로 예측했다.

생산활동에 대한 피해도 발생하는데 중앙대 산학협력단이 2009년 황사의 사회경제적 영향을 조사한 결과에 따르면 연간 1조 2484억원에 이른다고 추산했다. 다만 이는 황사이고, 2009년 조사 자료이기 때문에 미세먼지가 극심한 현재는 더 큰 액수의 피해가 발생할 것으로 추정된다.

건설업계는 그야말로 타격이 극심하다. 미세먼지 저감조치가 엿새째 이어지면서 공정의 가동시간이 절반으로 줄어들었다.

공정 가동시간이 절반으로 줄어들었다는 것은 공사기간을 맞추는데 차질이 불가피하다는 것을 의미하며 그로 인해 추가 비용 발생이 일어난다.

대림산업, 대우건설, 한화건설 등 11개 건설사는 올 1월 환경부와 미세먼지 저감조치가 발령되면 자발적으로 미세먼지 배출을 줄이는 업무 협약을 맺었다. 이에 환경부 및 지자체의 가이드라인에 따라 토목공사 등 날림먼지 발생공사에 한해 공사기간을 단축하거나 조정하고 있다.

따라서 공사기간을 맞추지 못하고 이로 인해 추가 비용 발생이 불가피해 보인다. 이에 건설사들은 발을 동동 구르고 있는 형편이다.

대한건설협회 관계자는 “환경부에서는 당초 미세먼지 특별법에 대한 가이드를 제시할때 연간 7~10일을 예상했으나 올해 벌써 10일을 초과했다”면서 안타까워했다.

제조업도 예외는 아니어서 미세먼지에 민감한 반도체와 디스플레이 제품은 미세먼지와의 전쟁을 선포했다.

자동차·조선업 등은 도정 작업을 해야 하는데 미세먼지가 극심한 날은 작업을 하기 어렵다. 이에 추가 비용이 불가피해 보인다.

무엇보다 중요한 것은 미세먼지로 인한 환자의 증가와 그로 인한 치료 비용이 늘어나는 것이다.

OECD는 우리나라가 대기오염에 제대로 대처하지 않으면 2060년 조기 사망률은 OECD 회원국 중 가장 높을 것이라고 경고했다.

또한 자유한국당 성일종 의원은 “미세먼지는 세계보건기구(WHO)가 규정한 1급 발암물질로 폐기능을 떨어뜨려 만성폐쇄성폐질환(COPD) 등의 호흡기 질환의 발병 위험성을 증가시킨다”고 진단했다.

그러면서 “특히 우리나라는 OECD의 대기오염에 의한 조기사망률 1위 국가가 될 것이라는 경고에도 불구하고 COPD에 대한 국민적 인식 부족으로 조기 진단이 잘 되지 않고 중증일 때 발견되는 경우가 많아 건보재정을 악화시키는 등 사회경제적 손실이 매우 크다”고 경고했다.

성 의원에 따르면 COPD는 대표적인 만성질환인 고혈압의 1인당 사회경제적 비용보다 10배 가량 많으며 연간 총 1조 4000억 원이 넘게 손실되고 있는 것으로 집계됐다.

즉, 미세먼지로 인해 COPD 등 호흡기 질환자가 늘어나게 되면 그로 인한 손실은 1조 4000억원이 된다는 이야기다.

미세먼지에 갇혀진 서울 여의도 시내./사진=이성민 기자
미세먼지에 갇혀진 서울 여의도 시내./사진=이성민 기자

미세먼지로 신산업 뜬다...대형마트는 울쌍

반면 미세먼지로 인해 신산업이 뜨고 있다. 공기청정기, 정화시설, 정밀필터 등에 대한 국민적 관심이 늘어나면서 그에 따른 시장이 확대되고 있다.

환경부에 따르면 지난 2005년 1조 5000억원 규모인 국내 대기관리 시장이 2020년 3조 7000억원으로 성장할 것으로 예상했다.

이마트에 따르면 지난달 20일부터 이달 3일까지 미세먼지 관련 상품 매출을 집계한 결과, 지난해 같은 기간보다 공기청정기는 249%, 마스크는 345% 각각 증가한 것으로 집계됐다. 아울러 건조기 매출은 45% 증가했다.

이처럼 신산업이 뜨면서 제조업체들 역시 신산업에 대한 투자를 적극적으로 하고 있다. 삼성전자는 미세먼지 연구소를 설립, 미세먼지 문제의 기술적 해결 방안을 찾으면서 삼성의 에어가전 제품에 적용할 수 있는 기술을 연구하고 있다.

현대자동차는 ‘수소차’에 집중하면서 2030년까지 연간 50만대 수소전기차를 생산하도록 연구개발(R&D) 및 설비확대에 총 7조6000억원을 투자한다.

하지만 대형소매점의 판매는 감소할 것으로 예상된다. 산업연구원이 2017년 발간한 보고서에 따르면 초미세먼지(PM2.5) 농도가 10㎍/㎥ 증가하면 대형소매점 판매액이 2%p 감소한다.

아예 외출을 자제하는 사람들이 늘어나게 되면 그만큼 대형마트를 찾지 않기 때문으로 분석된다.

이처럼 미세먼지 발생으로 인해 산업계의 시름은 늘어나면서도 신산업이 뜨기 시작했다. 이로 인해 경제적 지형도 변화는 불가피해 보인다. 경제 전문가는 “앞으로 공기를 관리하는 기업이 대기업군으로 포함될 것이다”고 예측한 것도 이런 이유 때문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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