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소셜리뷰] 귀농·귀촌이 일자리 창출 기여?
[소셜리뷰] 귀농·귀촌이 일자리 창출 기여?
  • 이성민 기자
  • 승인 2019.03.13 09:42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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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달 취업자 13개월만 큰폭 증가...농림어업 취업자 견인차 역할
귀농·귀촌 50만 시대...베이비부머 증가로 U턴 현상 증가
소득 회복에 5년 기간 소요...농어업 관련 컨설팅 필요
지난달 취업자 숫자가 대폭 증가했는데 농림어업 종사자가 그 견인차 역할을 했다./사진출처=픽사베이
지난달 취업자 숫자가 대폭 증가했는데 농림어업 종사자가 그 견인차 역할을 했다./사진출처=픽사베이

[파이낸셜리뷰=이성민 기자] 지난달 취업자 숫자가 13개월만에 큰 폭으로 증가하면서 오랜만에 반가운 소식이 들렸다. 하지만 통계를 살펴보면 취업자 증가의 견인차 역할을 한 것은 공공 일자리 사업 확대와 농림어업 종사자 증가로 인해 60세 이상 노인 취업자가 크게 늘어난 것이다.

반면 상대적으로 좋은 일자리로 꼽히는 제조업이나 금융 및 보험업 일자리는 대폭 감소했으며 3040대 취업자 숫자도 감소했다.

결국 베이비부머 세대의 귀농과 귀촌이 일자리 창출에 기여하는 아이러니한 상황이 전개되고 있다.

하지만 귀농·귀촌을 마냥 두고 볼 수 없는 상황이다. 베이비부머 증가로 인해 U턴 혹은 J턴 현상이 발생하면서 농촌 인구가 증가하는 추세이지만 이들이 농촌에서 정착하기 위해서는 상당한 관심과 지원이 필요하다.

베이비부머 세대의 귀농 및 귀촌이 늘어나고 있다./사진출처=픽사베이
베이비부머 세대의 귀농 및 귀촌이 늘어나고 있다./사진출처=픽사베이

반가운 취업자 숫자 증가...그 내면에는 귀농·귀촌이 자리매김

통계청이 13일 공개한 ‘2019년 2월 고용동향’ 자료를 살펴보면 지난달 취업자는 2천634만 6000명으로 1년 전보다 26만 3000명 많았다. 지난해 1월 33만 4000명 이래 13개월만에 최대치다. 그만큼 반가운 숫자다.

취업자 증가폭은 지난해 2월 10만 4000명으로 대폭 하락한데 이어 올해 1월 1만 9000명으로 12개월 연속 하락세를 보였다.

그런데 지난 달 취업자 증가폭이 확대한 것이다. 그 세부적인 내용을 살펴보면 보건업 및 사회복지서비스업 고용확대가 1년전보다 23만 7000명으로 12.9%의 증가폭을 보였다. 반면 제조업은 15만 1000명, 도매 및 소매업은 6만명, 금융보험업은 3만 8000명 줄어들었다.

또 한 가지 흥미로운 사실은 농림어업 취업자도 1년전 대비 11만 7000명(11.8%)로 나타났다. 60세 이상 취업자는 39만 7000명 늘어났고, 65세 이상은 26만 2000명의 증가를 보였다. 통계청에 따르면 1982년 7월 통계작성 이후 가장 많이 늘어난 수치다. 반면 30대는 11만 5000명, 40대는 12만 8000명으로 줄어들었다.

농림어업 취업자와 60세 이상 취업자 숫자가 증가한 것은 공공 일자리 사업과 베이비부머의 귀농·귀촌 현상이 뚜렷해졌기 때문이다.

실제로 한국농촌경제연구원이 지난해 말 농업인 1천259명과 도시민 1500명을 대상으로 ‘농업·농촌에 대한 국민의식 조사’를 실시했는데 도시민의 31.3%가 은퇴 후 귀농·귀촌 의향이 있다고 응답 했다. 10명 중 3명꼴이다.

베이비부머 세대의 귀농·귀촌 현상이 뚜렷해지면서 지자체 역시 이들을 잡기 위한 각종 혜택 등을 내놓고 있다.

농촌진흥청이 지난해 말 귀농·귀촌인 524명을 대상으로 설문조사를 한 결과 농촌에서 도시로 상경했다가 농촌으로 다시 돌아가는 ‘U턴형’이 46%로 가장 많았고, 농촌에서 도시로 상경했다가 다른 농촌으로 가는 ‘J턴형’이 30.3%를 차지했다. 반면 도시에 살다가 농촌으로 간 유형인 ‘I턴형’은 23.7%였다.

하지만 2000년대 초반에는 U턴형이 80%를 넘는다는 점에서 I턴형이 점차 증가하고 있다. 베이비부머 세대가 도시 생활에 염증을 느껴서 농촌으로 귀농·귀촌하고 있다.

농촌을 택한 이유는 ‘농촌생활이 좋아서’가 48.3%로 가장 많았고 ‘본인과 가족의 건강을 위해’가 41.4%(217명)로 뒤를 잇는 등 경제적인 문제 때문이기보다는 여유로운 생활을 즐기기 위한 것으로 드러났다.

귀농과 귀촌은 현실적으로 어렵기 때문에 고민을 거듭하고 결정해야 한다./사진출처=픽사베이
귀농과 귀촌은 현실적으로 어렵기 때문에 고민을 거듭하고 결정해야 한다./사진출처=픽사베이

만족스런 생활...하지만 현실은 과연

이들의 생활은 만족스러운 것으로 나타났다. 농림축산식품부가 귀농·귀촌인들을 대상으로 조사한 결과 10가구 중 6가구(귀농 60.5%, 귀촌 63.8%)는 전반적으로 만족한다고 답했다.

하지만 불만족을 대답한 가구는 자금부족이 30%, 농농기술·경헙부족이 23.7% 등으로 집계됐다.

귀농 준비기간은 평균 27.5개월이 소요됐으며 귀촌 가구의 19.7%가 귀촌 이후 5년 이내에 농업에 종사하면서 사실상 귀농으로 전환됐다는 것을 알 수 있다.

더욱이 귀농가구 43.1%가 농업 외 경제활동을 수행하는 것으로 나타나면서 귀농·귀촌의 현실은 녹록치 않다는 것을 보여준다.

귀농 전 평균 가구 소득은 4232만원이지만 귀농 1년차에는 2319만, 5년차에 이르러 3898만원으로 5년 정도 지나야 예전 소득 수준으로 회복된다는 것을 알 수 있다.

이런 이유로 앞서 언급한대로 43.1%가 농업 이외에 다른 경제활동을 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월 평균 생활비는 귀농 가구 196만원, 귀촌 가구 213만원이었고 식비 비중이 가장 컸다.

이에 농식품부는 귀농·귀촌 교육과 컨설팅 지원을 강화하고, 귀농·귀촌 전 직업경력을 활용해 지역 일자리를 연계하는 한편 실효성 있는 창업 지원 방안도 함께 검토하겠다는 계획을 세웠다.

베이비부머 세대의 증가와 이들의 귀농·귀촌 현상은 이제 일반화된 현상이 됐다. 그에 따른 정부의 대책 마련이 필요하다.

2년 전 경기도 남양주로 귀농한 김모씨(57)는 “귀농이 생각만큼 쉬운 것은 아니다. 그런 이유로 정부의 관심이 필요하다. 귀농·귀촌한 사람들에게 올바른 정보와 함께 지원도 필요하다”고 호소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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