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제리뷰] 보잉 737맥스 추락, 전세계 민항기 시장 ‘흔들흔들’
[국제리뷰] 보잉 737맥스 추락, 전세계 민항기 시장 ‘흔들흔들’
  • 파이낸셜리뷰
  • 승인 2019.03.14 10:1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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4개월 만에 두 차례 추락...보잉 737 맥스8 안정성 파문
13일(현지시간) 현재 44개국 운항 중단...美도 동참
中, 연이은 보잉 때리기...1조 달러 시장 재편에 나서
보잉 737 맥스 기종이 4개월 동안 두 차례 추락 사고가 발생하면서 보잉사의 안전성에 큰 타격이 입혀졌다./사진출처=픽사베이
보잉 737 맥스 기종이 4개월 동안 두 차례 추락 사고가 발생하면서 보잉사의 안전성에 큰 타격이 입혀졌다./사진출처=픽사베이

[파이낸셜리뷰=채혜린 기자] 미국 ‘보잉 737 맥스8’이 4개월 동안 두 차례 추락을 하면서 안전성 논란이 불거지고 있다. 13일(현지시간) 현재 44개국이 운항 중단을 했으며, 미국도 동참한 상태다.

이로 인해 보잉사의 주가는 폭락을 하면서 휘청거리고 있다. 두 차례의 추락 사고는 트럼프 행정부로서도 ‘보잉사’를 지켜내지 못하게 만들었다.

이에 보잉사는 당분간 위기 상황을 맞을 것으로 예상된다. 문제는 앞으로 전세계 민항기 시장이 흔들거릴 수 있다는 점이다.

특히 중국이 계속해서 보잉사 때리기에 나서면서 1조 달러 민항기 시장을 재편하기 위해 나선 것 아니냐는 관측도 나오고 있다.

보잉 737 맥스 시리즈 운항 중단 사태가 발생하고 있다./사진출처=픽사베이
보잉 737 맥스 시리즈 운항 중단 사태가 발생하고 있다./사진출처=픽사베이

두차례의 추락...운항 중단 국가 계속해서 늘어나고 있어

해당 기종이 4개월 동안 두 차례 추락 사고가 발생하면서 안정성 파문이 일어났다. 미국 항공당국과 보잉사는 “안전비행에 이상없다”고 주장했지만 44개국이 운항 중단에 나섰다. 국가도 유럽, 아시아, 중동 등 그야말로 다양하다.

특히 유럽연합은 해당 기종과 맥스9의 회원국 상공 비행을 금지하면서 다른 나라의 운항 중지에도 상당한 파장을 불러일으키고 있다.

해당 기종을 보유한 항공사는 47곳인 점을 감안한다면 사실상 전세계의 모든 나라가 해당 기종의 운항을 중단시켰다는 것을 의미한다.

따라서 해당 기종을 계속 운영하는 항공사는 미국의 사우스웨스트항공와 아메리칸항공, 캐나다의 에어캐나다와 웨스트제트, 카자흐스탄의 스카트항공 등 5곳으로 줄었다.

이에 보잉사의 주가는 폭락했다. 뉴욕증시에서 12일 6.15% 하락해, 이틀 만에 12% 가량 떨어졌다. 이틀간 보잉의 시가총액은 약 270억 달러(30조5000억원)나 공중으로 사라졌다.

문제는 미국 역시도 운항 중단 조치를 내렸다는 점이다. 그동안 보잉사의 막강한 로비력은 워싱턴을 쥐락펴락해왔다. 보잉사는 의회에 로비스트와 변호사를 상주시켜서 의회를 상대로 로비력을 행사했다. 이에 그동안 보잉사에 문제가 발생해도 큰 타격을 입지는 못했다.

하지만 두 차례 추락사고는 보잉사의 막강한 로비력도 무력화시켰다는 것을 이번에 보여주고 있다.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 역시 국제사회의 이런 추세에 굴복해서 자국에서도 해당 기종의 운항 중단을 지시한 것이다.

그만큼 두 차례의 추락 사고는 국제사회에 큰 충격을 안겨줬고, 보잉사의 품질 및 안정성에 신뢰를 훼손시키는 그런 사고가 됐다.

보잉사는 이번 운항 중단 조치로 인해 상당한 타격이 불가피하다는 목소리가 나오고 있다. 특히 전세계 시장으로 수출을 해야 하는 보잉사로서는 민항기 시장을 다른 나라 기업에게 빼앗길 가능성도 있다.

해당 기종은 보잉사의 매출 1위 기종이다. 지난해 보잉이 인도한 항공기 72%가 보잉 737이고, 거의 전부가 737맥스였다. 이에 보잉은 올해 737 생산량을 월 59대로 계획해놓았다.

특히 해당 기종은 주문이 밀려 아직 인도하지 못한 항공기 가운데 80%를 차지하고 있다.

중국이 연이어 보잉 737 맥스 시리즈에 대한 비판 여론을 형성하고 있다./사진출처=픽사베이
중국이 연이어 보잉 737 맥스 시리즈에 대한 비판 여론을 형성하고 있다./사진출처=픽사베이

중국, 보잉 때리기...자국 민항기 시장은 물론 수출 기회로

이런 가운데 중국의 움직임이 심상치 않다. 연이어 계속해서 보잉 때리기에 나선 것이다.

리젠(李健) 민항국(CAAC) 부국장은 기자회견에서 “보잉737 맥스8 기종의 소프트웨어에 심각한 문제가 있으며 중국의 조종사들은 계속해서 이 같은 문제를 겪어 왔다”면서 미국 연방항공청이 내놓은 “안전하게 비행할 수 있는 기종”이라는 것은 허구라고 강조했다.

중국이 해당 기종 때리기에 나선 이유는 해당 기종이 중국 민항기 시장에서 차지하는 비율 때문이다. 중국 민항자원망 통계에 따르면 현재 중국 국적항공사가 운영하는 해당 기종 여객기는 모두 96대이다.

해당 기종 최대 보유국으로 불만을 제기할 수 있다. 하지만 그 속내를 들여다보면 자국 민간항공 시장 보호에 나선 것 아니냐는 관측도 나오고 있다.

중국은 ‘C919’를 독자개발 해서 2017년 11월 민간항공 시장에 내놓았다. 자국 항공사들이 300대 주문하고 있지만 아직까지는 미비한 상태다.

워낙 보잉사의 시장 장악력이 크기 때문에 보잉사를 비집고 들어가 쉬운 일이 아니었다. 그런데 두 차례 추락 사고로 인해 중국이 민강항공 시장에 비집고 들어갈 틈이 생겼다.

뉴욕타임스가 “구매자를 물색해온 중국이 이번 사고를 계기로 C919를 홍보하려 한다”고 보도한 것도 이런 이유 때문이다.

더욱이 미중 무역분쟁 속에서 중국은 미국을 상대로 우월한 지위에 놓일 수 있게 됐다. 트럼프 대통령이 중국을 상대로 보잉사 항공기 구매를 압박해왔다. 그런데 이번 추락 사고를 통해 중국은 미국에게 할 말이 있게 된 셈이다.

무엇보다 중요한 것은 중국이 2037년 7690대의 민항기가 필요하며 세계 최초로 1조 달러 항공기 시장이 될 것이라는 점이다. 1조 달러 항공기 시장에서 중국은 보잉사를 배제하고 자국 항공기로 채워지기를 바라왔다. 이런 점에서 이번 추락 사고를 중국이 최대한 이용하려고 한 것은 당연지사.

따라서 보잉사와 중국과의 치열한 신경전이 벌어질 것이고, 미중 무역분쟁에서 이 문제가 최대 의제가 될 것으로 예상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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