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소셜리뷰] 저출산 시대, 패러다임은 바뀌고 있다
[소셜리뷰] 저출산 시대, 패러다임은 바뀌고 있다
  • 이성민 기자
  • 승인 2019.03.29 10:21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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수십조원 쏟아부었지만 저출산 시대로 접어들어
기존 출산 장려 정책에서 벗어나 새로운 패러다임으로
전통적인 가족 개념에서 벗어나야 하는 새로운 상황
우리나라도 이제 인구 감소의 시대로 접어들었다./사진출처=픽사베이
우리나라도 이제 인구 감소의 시대로 접어들었다./사진출처=픽사베이

[파이낸셜리뷰=이성민 기자] 정부가 출산율을 높이기 위해 수십조원을 쏟아붓고 있지만 그야말로 백약이 무효이다.

정부는 인구 감소를 우려해서 2006년부터 지난해까지 무료 143조원 예산을 투입했지만 저출산 시대를 피하지 못했다.

이는 정부의 저출산 대책이 ‘출산’에만 맞춰져 있다는 것을 의미한다. 가족이나 혼인 그리고 출산과 육아에 대한 패러다임이 바뀌고 있지만 정부의 대책은 전통적인 인식에만 머물고 있다는 것이 가장 큰 문제이다.

이런 이유로 정부도 기존의 출산 장려 위주의 정책에서 삶의 질을 향상시키는 정책으로 바뀌어야 한다는 인식을 하면서 대대적인 수정에 착수할 것을 보인다.

혼인을 꺼리는 나라 대한민국./사진출처=픽사베이
혼인을 꺼리는 나라 대한민국./사진출처=픽사베이

전통적인 가족의 개념은 사라지고 있는데 정부는 ‘출산 장려’에만 매몰

지난 2006년부터 지난해까지 무려 143조원이라는 천문학적인 예산을 쏟았지만 저출산 시대를 막지는 못했다.

지난해 여성 한 명이 낳는 아기가 인구 유지에 필요한 2.1명의 절반도 안되는 0.98명으로 떨어졌다.

통계청이 ‘장래인구특별추계 : 2017~2067’ 보고서에 따르면 2025년에는 65세 이상 고령인구가 1000만명을 넘어서고, 2029년에는 결국 총인구가 감소세로 돌아설 것으로 예상됐다.

올해부터 사망자가 출생아보다 많아지는 자연감소가 시작된다. 2016년에 발표한 장래인구추계에서는 이 시기를 2029년으로 예상했지만 10년 앞당겨 진 것이다.

이처럼 저출산 시대에 접어들고 있는데 정부는 2006년부터 출산 장려 위주의 정책에 매몰되면서 143조원을 쏟아부었지만 아무런 효과가 발생되지 못하고 있다.

실제로 경제협력개발기구(OECD)는 ‘OECD 주요국 출산율 동향과 정책적 시사점’이라는 보고서를 통해서 출산장려금 등 직접 소득이전 정책은 출산율 제고에 긍정적인 영향을 주더라도 그 효과가 미미하거나 일시적인 것으로 파악했다.

즉, 기존의 출산 장려 위주의 정책이 아무런 효과를 발휘하지 못한다는 지적을 한 것이다.

또한 장기간 출산휴가, 육아휴직 역시 출산율 상승에는 긍정적인 영향을 미치기는 하지만 그 정도는 크지 않다고 지적했다.

오히려 자녀 보육을 보장하는 직장 문화와 노동환경이 중요하다고 주장했다. 직접적으로 출산을 장려하기 보다는 보육서비스 투자 등 보육지원을 통해 여성의 경력단절 같이 출산에 따르는 기회비용을 감소시켜야 한다는 분석을 내놓았다.

전통적인 가족의 개념에서 벗어나야 한다는 지적이 있다./사진출처=픽사베이
전통적인 가족의 개념에서 벗어나야 한다는 지적이 있다./사진출처=픽사베이

우리 사회는 결혼과 출산, 육아를 꺼리고 있어

우리 사회가 산업화를 거치고 민주화를 거치면서 전통적인 가정의 패러다임에서 상당히 많은 변화를 겪었다. 전통적인 가정의 패러다임에서는 ‘성인’이 되면 ‘결혼’을 하고, 결혼을 하면 ‘출산’을 하고, 출산을 하면 ‘육아’를 하는 것이 당연시 했다.

하지만 이제 패러다임이 바뀌면서 성인이 된다고 해서 무조건 ‘결혼’하는 시대는 지났다. 오히려 현재의 모습은 ‘결혼’을 꺼리는 시대가 됐다.

통계청이 발표한 ‘2018년 한국의 사회지표’를 보면 결혼을 반드시 해야 한다고 응답한 미혼남녀의 비율은 48%로 2016년 51.9%보다 크게 낮아졌다.

결혼은 필수가 아닌 선택사항이 된 것이다. 미혼남자는 36.3%, 미혼여성은 22.4%만 결혼은 필수라고 응답했다. 이에 지난해 혼인건수는 25만 8천건으로 통계 집계 이후 역대 최저치를 기록했다.

시장조사전문기업 엠브레인 트렌드모니터가 전국 만 19~49세 미혼 남녀 1050명을 대상으로 결혼의 필요성과 계약결혼 및 동거에 대한 인식을 묻는 설문조사를 실시한 결과, 미혼남녀 가운데 10명 중 4명(40.5%)만 결혼이 필요하다고 생각했다.

문제는 결혼제도에 대한 거부감이 커졌다는 점이다. 결혼을 꺼리는 이유는 자유로운 생활이 없어질 수 있다는 두려움이 50.6%로 높게 나타났다. 그 다음으로 자녀양육이 49.8%, 결혼비용이 46.2%, 새로운 가족관계가 46%, 가정을 꾸려나가는 경제적 비용이 39.4%를 기록했다.

즉, 미혼남녀가 결혼에 대한 두려움을 안고 살아가고 있다는 것을 알 수 있다. 결혼에 대한 두려움 중에 가장 큰 두려움이 육아와 결혼비용 등 경제적 이유가 컸다. 이는 가처분 소득은 늘어나지 않고 있는 가운데 결혼비용이나 육아비용 등은 천문학적으로 오르면서 미혼남녀들이 결혼을 아예 포기하게 된 것이다.

결혼을 해서도 자녀는 필수라고 생각하는 기혼여성은 2명 중 1명에 불과했다. 한국보건사회연구원이 ‘2018년 전국 출산력 및 가족보건·복지실태'를 분석한 자료를 보면, ’자녀는 꼭 있어야 한다‘고 응답한 기혼여성 (15~49세)은 49.9%였다. 16.9%는 없어도 무관하다고 응답했다.

자녀가 없어도 된다고 응답한 여성에게 그 이유를 물었더니 ‘아이가 행복하게 살기 힘들다’는 응답이 25%, ‘경제적으로 여유롭게 생활하기 위해서’가 24%로 가장 많았다.

아이에게 힘든 삶을 물려주기 싫다는 것과 육아가 경제적으로 상당히 힘들다는 기혼 여성의 인식을 그대로 엿볼 수 있는 대목이다.

이처럼 각종 보고서 등을 종합해보면 결혼과 출산 그리고 육아 자체가 힘든 과정이라는 것을 미혼남녀와 기혼 여성이 인식하고 있다는 점이다.

이런 패러다임의 변화를 정부가 읽지 못한 이상 출산 장려 정책만 내놓는다고 해서 출산이 늘어나는 것은 아니라는 것을 알 수 있다. 이런 이유로 근본적인 대변화가 필요하다.

또한 상대 성별을 대하는 가치관의 변화도 읽어야 한다. 직장인 김모씨(27)는 “결혼을 하지 못하는 시대에 접어들면서 여혐과 남혐 등 상대 성별에 대한 혐오도 증가하고 있다. 그만큼 상대 성별을 대하는 가치관의 변화도 겪고 있는 시대이다. 따라서 정부가 양성 평등에 대한 정책의 변화도 필요하다”고 지적했다.

기존의 양성 평등 정책은 주로 여성에게 초점이 맞춰져 있다면 앞으로 양성 평등 정책은 남성과 여성이 진정한 양성 평등의 길로 갈 수 있게 해야 한다는 지적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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