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폴리리뷰] 한미정상회담, 북미대화 장기전 포석 깔아
[폴리리뷰] 한미정상회담, 북미대화 장기전 포석 깔아
  • 이정우 기자
  • 승인 2019.04.12 08:52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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문재인 대통령-트럼프, 북미대화 공감대 형성
비핵화 구체적 해법에는 이견 차이 보여
4차 남북정상회담이 중요한 변곡점될 듯
문재인 대통령과 트럼프 대통령이 11일 오후(현지시간) 워싱턴 백악관오벌오피스에서 친교를 겸한 단독회담을 하고 있다./사진제공=연합뉴스
문재인 대통령과 트럼프 대통령이 11일 오후(현지시간) 워싱턴 백악관오벌오피스에서 친교를 겸한 단독회담을 하고 있다./사진제공=연합뉴스

[파이낸셜리뷰=이정우 기자] 지난 11일(현지시간) 워싱턴에서 열린 한미정상회담에서는 북미대화의 구체적인 모습이 드러났다. 북미대화에 대해서 문재인 대통령과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공감대를 형성했지만 그 구체적인 내용을 놓고 이견을 보였다.

완전한 비핵화를 이뤄야 한다는 목표를 두 정상이 설정을 했지만 해당 목표를 향한 구체적인 실천 방안에 대해서는 서로 다른 목소리를 냈다.

이는 북미대화가 장기전으로 흐를 수 있다는 것을 보여주는 대목이다. 하노이 회담 결렬 이후 미국과 북한은 신경전을 벌이면서 대화의 문을 닫아 버린 상태다.

이런 이유로 이날 열리는 한미정상회담에 대해 많은 관심이 집중됐다. 그러나 이날 회담에서도 큰 틀의 내용만 합의를 했을 뿐, 구체적인 내용에 대해서는 서로의 입장 차이만 보였다.

빅딜 vs 스몰딜, 그 팽팽한 신경전은 이어지고

문 대통령과 트럼프 대통령은 3차 북미정상회담의 여지를 열어놓았다는 점에서 이번 한미정상회담은 큰 수확을 얻었다. 또한 문 대통령과 트럼프 대통령이 생각하는 비핵화 최종적인 목표가 같다는 점은 한미동맹이 굳건하다는 것을 보여주는 대목이다.

우선 하노이 회담에 대해서는 합의에 이르지 못했지만 적지 않은 성과를 거뒀다고 두 정상은 평가했다.

또한 두 정상은 한미정상회담에서 북한이 최근 정치국 확대회의 등 굵직한 공식 행사를 통해 ‘자력갱생’이란 단어를 사용하면서도 핵개발 등의 단어를 사용하지 않은 것에 대해 미국과의 대화를 유지하겠다는 의지를 보인 것이라면서 긍정적인 반응을 보였다.

트럼프 대통령은 “김 위원장과의 관계는 아주 좋다”면서 “좋은 결과를 낳기를 바란다”고 언급, 북미대화의 여지를 열어놓았다.

문 대통령은 4차 남북정상회담을 추진하겠다는 입장을 밝히자 트럼프 대통령은 남북정상회담의 결과를 자신에게 알려달라고 요구하는 등 북미대화의 모멘텀을 만들기 위한 노력을 보였다는 점에서 긍정적인 평가가 나오고 있다.

하지만 비핵화 추진 계획을 놓고 두 정상은 확실히 다른 입장을 보였다. 문 대통령은 ‘포괄적 합의, 단계적 이행 방안’을 위한 ‘조기 수확’ 방안을 제안했으며, 남북 경제 협력이나 개성공단과 금강산 관광 재개 필요성을 얘기한 것으로 알려졌다.

반면 트럼프 대통령은 개성공단과 금강산 관광 재개는 “지금은 적기는 아니다”면서 당장 추진은 하지 않겠다는 입장을 보였다.

트럼프 대통령은 3차 북미정상회담의 가능성을 열어두면서도 “빠른 과정이라기보다는 단계적 수순을 밟아야 한다”면서 “오랜 시간이 걸릴 수 있다”고 언급, 북미회담은 추진은 하겠지만 급하게 추진하지 않겠다는 뜻을 밝혔다.

하지만 문 대통령은 “중요한 것은 대화의 모멘텀을 계속 유지시켜 나가고, 가까운 시일 내에 제3차 북미 정상회담이 열릴 수 있으리라는 전망을 심어주는 것”이라면서 ‘가까운 시일’이라는 점을 강조했다.

비핵화 해법에 대해서도 트럼프 대통령은 ‘빅딜’을 추진해야 한다고 밝힌 반면 문 대통령은 스몰딜을 이야기한 것으로 알려졌다.

문재인 대통령과 김정숙 여사가 11일 오후(현지시간) 워싱턴 덜레스 국제공항에서 공군 1호기에 오르고 있다./사진제공=연합뉴스
문재인 대통령과 김정숙 여사가 11일 오후(현지시간) 워싱턴 덜레스 국제공항에서 공군 1호기에 오르고 있다./사진제공=연합뉴스

일단 대화의 문은 열어뒀지만 실제로 대화에 이르기까지는 험난할 듯

이날 한미정상회담에서는 미국이 북한과의 대화 문(門)을 열어뒀다는 점에서 긍정적이다. 하지만 실제로 대화에 이르기까지는 험난한 여정이 있을 것을 예고했다.

트럼프 대통령이 하노이 회담에서 구사했던 ‘탑다운’ 방식과 ‘빅딜’ 방식을 고수하겠다는 입장을 밝혔다.

반면 북한은 단계적 비핵화를 추진해야 한다는 입장이며, 우리 정부 역시 단계적 비핵화가 유력하다는 입장이다.

따라서 이런 의견 차이를 좁히는 것이 가장 중요한 문제다. 그러기 위해서는 미국과 북한을 설득해야 하는데 이날 한미정상회담에서 미국의 설득은 사실상 실패한 것이나 마찬가지다.

이에 문 대통령은 조만간 남북정상회담을 개최해서 김 위원장을 설득할 것으로 보인다. 김 위원장에게 트럼프 대통령이 생각하는 탑다운 방식과 빅딜 방식을 수용해야 한다는 점을 강조하면서 미국을 신뢰해야 한다는 점을 설득할 것으로 예상된다.

결국 남은 것은 김 위원장의 결단이다. 아직까지 김 위원장은 트럼프 대통령을 신뢰하지 못하고 있는 분위기다. 미국 정가의 분위기가 어수선한 것은 물론 내년도에 재선에 성공할지 여부가 불투명하기 때문이다.

김 위원장으로서는 트럼프 대통령이 생각하는 탑다운 방식과 빅딜로 비핵화를 추진했다가 미국의 정권이 바뀌게 된다면 난감한 상황이 되기 때문이다.

이를 문 대통령이 어떤 식으로 설득을 할 것인지에 대한 구체적인 플랜이 필요하다는 것이 정치권 안팎의 시각이다.

결국 트럼프 대통령과 김 위원장이 대화를 결심해야 한다는 점이다. 그런 점에서 김 위원장이 대화에 나서야 하는데 4차 남북정상회담은 김 위원장에게 미국과의 대화에 나서라는 점을 설득할 것으로 예상된다.

정치권 관계자는 “한미정상회담에서 우리 정부와 미국이 비핵화 해법을 놓고 이견 차이를 확인했기 때문에 4차 남북정상회담에서 결실을 맺어야 한다”고 조언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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