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자수첩] 금감원, 반면교사(反面敎師)는 어떨까
[기자수첩] 금감원, 반면교사(反面敎師)는 어떨까
  • 이정우 기자
  • 승인 2019.04.22 11:3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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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파이낸셜리뷰=이정우 기자] 감사원이 다음달 금융감독원에 대한 감사에 착수할 예정인 가운데 금융권 ‘저승사자’로 불리는 금감원이 바짝 긴장하는 모습이다.

정부당국에 따르면 이번 감사는 기관 운영 전반을 살펴보는 '기관 운영 감사'는 아닌 특정 부문이나 정책의 성과를 살펴보는 '특정·성과 감사'로 전해진다.

부연하면, 이번 감사에서는 금융 소비자 보호 관련 분야만 감사하겠다고 한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금감원 직원들은 긴장을 늦추지 못하고 있다.

금감원 한 관계자는 “실제 감사를 하면 다른 분야도 안 볼 수가 없을 것”이라면서 “감사원도 실적을 올려야 하니 문제가 나올 때까지 온갖 분야를 다 보지 않겠느냐”고 우려했다.

금감원과 감사원은 악연이 깊다. 특히, 2년 전인 지난 2017년 금감원이 감사원 감사로 치명적인 내상을 입은 바 있다.

당시 감사원은 금감원의 채용 비리와 내부자 주식 거래 등을 적발했고, 직원 40여 명에 대해 검찰 수사 의뢰, 면직, 정직 등 강도 높은 조치를 요구했다.

뿐만 아니라 감사원이 금감원의 ‘방만 경영’을 문제 삼으면서 간부급인 1~3급 직원 비중을 대폭 줄이기도 했다.

금감원 관계자들은 당시를 회상하면서 “나름대로 합리적인 설명을 해도 그저 변명으로만 여기는 게 많았다”면서 “억울했다”고 호소하기도 한다.

그런데 이런 말은 금융 회사들이 금감원에 대해 하는 이야기와도 상당 부분 오버랩 된다. 공교롭게 감사원 감사가 시작되는 다음 달은 금감원이 4년 만에 부활한 ‘종합 검사’에 나서는 시기이기도 하다.

금감원 입장에서는 금융 회사들을 상대로는 ‘저승사자’ 역할을 한다. 한편에서는 공격수로, 다른 편에서는 수비수로 뛰는 셈이다.

금감원이 2년 전 감사원으로부터 받은 감사 과정이 정말 억울했다면, 이번에 금융 회사를 상대로 공격수로 뛸 땐 그 경험을 반면교사(反面敎師) 삼아보는 건 어떨까 제안해 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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