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소셜리뷰] 아파트 층간소음, 개인 문제? or 건설사 문제?
[소셜리뷰] 아파트 층간소음, 개인 문제? or 건설사 문제?
  • 채혜린 기자
  • 승인 2019.04.22 16:37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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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진출처=픽사베이
사진출처=픽사베이

[파이낸셜리뷰=채혜린 기자] 최근 들어 아파트 층간 소음으로 인한 사건·사고가 빈번하게 발생하고 있다. 층간소음 문제로 위층 부부에게 흉기를 휘두른 50대가 항소심에서 실형을 선고받는가 하면 40대는 보복스피커를 작동시켜 즉결심판을 받기도 했다.

아파트 층간 소음은 어제 오늘의 이야기가 아니면서 층간소음의 원인을 ‘개인’으로 치부해야 할 것인지 아니면 구조적인 문제 때문인지에 대한 근본적인 물음이 필요하다.

일각에서는 개인적인 문제로 치부할 것이 아니라 우리나라 건설사들의 공법 전환이 필요하다는 목소리도 내고 있다.

해마다 2만건 넘는 층간소음 민원

경기도 성남시 분당구에 사는 김모씨(35)는 “아파트에 들어가는 것 자체가 싫어질 정도로 층간소음이 심하다. 윗집에서 언제 부부싸움을 하고 저녁에 무슨 반찬을 먹고 있으며, 심지어 부부관계가 일주일에 몇 번인지 알 수 있을 정도로 층간소음이 심하다. 문제는 우리도 조심한다고 하지만 아래층에서도 층간소음 문제로 항의를 하고 있다는 점이다”면서 층간소음이 심각하다고 하소연했다.

한국환경정책·평가연구원 연구팀이 한국환경공단 ‘층간소음 이웃사이센터’를 통해 접수된 전화·온라인 민원 접수 건수를 조사한 결과 2012년 8천795건에서 2013년 1만 8천524건, 2014년 2만 641건, 2015년 1만 9천278건, 2016년 1만 9천495건, 2017년 2만 2천849건으로 해맏 2만여건의 민원이 발생하고 있다.

이런 층간소음이 극단적인 폭력으로 이어지면서 이웃간의 마찰이 발생한다는 점에서 심각한 범죄라고 할 수 있다.

소음 분쟁이 생기는 원인은 아이들이 뛰거나 걷는 소리로, 전체 민원의 70.7%를 차지했다. 다음은 망치질(3.9%), 가구를 끌거나 찍는 소리(3.4%), 세탁기 등 가전제품 소음(3.3%), 문 개폐음(2.0%) 등이었다.

우리나라는 특별한 처벌 규정이 없지만 선진국은 소음피해에 대한 처벌규정을 두고 있다. 하지만 개인적인 문제로 치부하기에는 층간소음의 문제점이 심각하다는 것이 일반적인 생각이다.

자신은 조심한다고 해도 아래층에서는 층간소음으로 다가가는 경우가 다반사라는 것이다. 김모씨는 “카펫을 깔고, 까치발을 들고 다녀도 아래층에서는 층간소음이 발생한다면서 항의하는 것이 다반사다. 이것은 아파트 자체에 구조적인 문제 때문이라고 판단한다”고 말했다.

사진출처=픽사베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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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파트 시공 비용 절약, 벽식 구조가 결국 원인

이에 대해 건설전문가들은 아파트 시공 비용 절약을 위해 도입한 벽식 구조가 원인이라고 지목하고 있다.

연구팀은 “기둥식 구조는 구조체의 하중을 내력벽이 아닌 보와 기둥을 통해 하부 구조체로 분산 전달해 바닥충격음을 줄일 수 있다”고 설명했다.

아파트 구조는 벽식 구조와 기둥식(라멘) 구조로 나누는데 벽식이란 기둥이 없이 벽으로 천정을 받치는 구조이다. 천정을 벽이 받치는 구조이기 때문에 천정에서 발생한 소음이 벽을 타고 그대로 공명이 된다.

다시 말하면 위층에서 조그마한 소음이 발생을 해도 벽이 ‘스피커’ 역할을 하면서 소음이 증폭이 된다. 따라서 위층에 사는 사람들이 조심스럽게 움직인다고 해도 소음이 큰 구조이다.

이런 벽식 구조가 1980년대 후반부터 아파트 건축 공법으로 사용되기 시작했는데 빠른 속도로 많이 지을 수 있을 뿐만 아니라 시공 비용을 많이 절약할 수 있기 때문에 건설사들이 선호하는 공법이다.

공기 단축은 곧 비용 절감이 되기 때문에 건설사들은 라멘 구조 대신 벽식 구조를 선호하게 됐다.

최근 주상복합아파트는 벽식 구조 대신 라멘 구조이기에 층간소음에 대한 민원이 거의 발생하지 않는다는 점에서 벽식 구조와 라멘 구조가 상당히 많은 차이를 보이고 있다는 것을 알 수 있다.

국토교통부 조사 결과 라멘 구조가 벽식 구조보다 층간소음 차단 효과가 1.2배 가량 높은 것으로 나타났다. 라멘 구조가 벽식 구조에 비해 60mm 얇지만 소음 흡수가 더 크다는 조사도 나왔다.

이에 정부는 새로 짓는 아파트에 라멘 구조를 채택할 것을 권유하고 있지만 시공 비용이 비싸기 때문에 건설사들이 쉽게 선택하지 못하고 있다.

이에 일각에서는 법적으로 규제를 아예 해서 라멘 구조로 바꿔야 한다는 목소리도 있다. 하지만 그에 따라 아파트 분양가도 상승할 수도 있다는 지적도 있다.

층간소음을 방지하기 위해 라멘 구조를 선택할 것인지 아니면 보다 저렴한 아파트를 공급받기 위해 벽식 구조를 그대로 사용할 것인지 이제 선택을 해야 한다는 목소리도 있다.

업계 관계자는 “라멘 구조를 선택해야 하는데 건설사들이 쉽게 선택하지 못할 것이다. 그렇기 때문에 강제적인 수단을 강구해야 한다”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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