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산업리뷰] 점차 힘 얻는 아시아나항공 ‘분리매각론’
[산업리뷰] 점차 힘 얻는 아시아나항공 ‘분리매각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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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승인 2019.05.17 14:0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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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괄매각 주장한 이동걸, 시장 반응은 부정적
인수 대상 기업, 아시아나항공 인수 손사레
7월 매각 공고, 하지만 연내 매각은 불투명
사진=파이낸셜리뷰DB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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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파이낸셜리뷰=이성민 기자] 산업은행 등 채권단이 올해 안에 아시아나항공 매각을 추진하겠다고 밝혔지만 연내 본계약이 힘들다는 것이 업계의 중론이다.

그 이유는 인수 거론 대상 기업들이 아시아나항공 인수 여부에 대해 손사레를 치고 있기 때문이다.

시장에서는 아시아나항공 인수를 위해서 2조원 정도의 자금이 필요할 것으로 예측했지만 또 다른 일각에서는 현재 6조원의 부채 규모와 3조원의 차입금과 매각 발표 이후 급등한 주가 등을 고려해 3조원의 자금이 필요하다는 분석도 있다.

덩치가 너무 큰 아시아나항공을 인수하기에 대기업들도 상당한 부담이 된다는 것이 업계의 시각이다. 이런 이유로 아시아나항공에서 저가항공사를 분리하는 분리매각 방식이 점차 힘을 얻고 있다.

사진제공=연합뉴스
사진제공=연합뉴스

손사레를 치는 인수 대상자들

금융위원회는 지난 13일 브리핑에서 현재 주관사(크레디트스위스증권)를 선정한 후 매도자 실사를 준비하고 있다면서 매도자 실사가 마무리 되면 기본적인 구조를 짜고 입찰 공고 단계로 넘어가겠다고 밝혔다. 이에 매각 공고는 7월이 될 것으로 예측된다.

하지만 최근 인수 거론 대상 기업들이 손사레를 치고 있는 모습이다. 롯데그룹 신동빈 회장은 지난 9일 롯데케미칼 루이지애나 공장 준공식에서 인수 가능성을 묻는 질문에 “100% 없다”고 일축했다.

가장 유력한 후보인 한화그룹도 난색을 표했다. 신현우 한화에어로스페이스 대표는 지난 8일 실적발표 컨퍼런스콜에서 “아시아나항공은 항공기 엔진, 기계시스템 등 항공 제조업과 업의 본질이 서로 다르다”며 “시너지 효과가 크지 않을 것이라 판단돼 인수를 생각해 본 적이 없다”면서 부정적인 입장을 내놓았다.

또 다른 인수 후보로 거론되는 SK와 CJ는 미동도 하지 않고 있는 실정이다.

이처럼 대기업들이 아시아나항공 인수를 꺼리는 이유는 내수 경기침체 등 경영환경 악화로 인수 자금 부담감이 커지기 때문이다.

3조원 규모의 자금은 아무리 자금 동원력이 높은 이들 기업이라도 부담이 될 수밖에 없다. 따라서 아시아나항공의 몸값을 낮춰야 한다는 점에서 손사레를 칠 수밖에 없다.

분리매각론이 급부상하고 있어

이에 업계에서는 분리매각론이 나오고 있다. 물론 이동걸 산업은행 회장은 지난달 16일 기자간담회에서 “기존의 자회사 구조는 아시아나항공의 시너지를 생각해서 만든 것인 만큼 일괄 매각하는 게 바람직하다”면서도 “매각 과정에서 필요성이 제기되면 분할 매각도 시도할 수 있다”면서 일괄 매각론을 원칙으로 내세웠다.

하지만 시장에서는 거대 몸집의 아시아나항공을 다이어트해서 시장에 내놓아야 한다는 지적도 나오고 있다.

아시아나항공은 에어서울, 에어부산 등 저가항공(LCC) 계열사가 있다. 이들을 일괄매각하는 방식은 대기업특혜가 될 수 있다는 지적이 나온다.

항공산업은 기간산업이라는 특수성 때문에 국토교통부가 면허 발급을 허가제로 운영하는 대표적인 진입 장벽이 높은 업종이다.

만약 산업은행이 추진하는 일괄매각 방식을 고수할 경우 대기업이 항공면허 3개(아시나아, 에어서울, 에어부산)를 가지게 되는 거대 대기업 반열에 오르게 된다.

실제로 금호아시아나그룹이 재계 7위를 하고 있지만 매각할 경우 재계 25위로 떨어지게 된다. 그만큼 아시아나항공과 그 자회사가 갖고 있는 ‘파워’라는 것이 상당하다. 대기업이 아시아나항공을 인수하게 될 경우 기존 대기업이라는 위치에 ‘항공대기업’의 힘을 갖게 된다면 엄청난 특혜가 될 수밖에 없다.

업계 관계자는 "금호그룹이 7위에서 25위로 떨어진다는 것은 거꾸로 말하면 재계순위 25위 대기업이 아시아나항공 인수로 인해 재계 7위로 껑충 뛰어오를 수 있다는 것을 의미한다. 대기업으로서는 엄청난 특혜이다"고 지적했다.

이런 대기업 중심의 항공정책은 또 다른 병폐를 낳게 된다. 한진그룹의 조양호 회장 일가의 문제점이나 박삼구 전 금호아시아그룹 회장 일가의 문제점 등이 발생하게 된 원인은 대기업 중심의 항공정책으로 인해 노블리스 오블리주를 망각했기 때문이다.

재벌항공사의 독점식 구조와 문어발식 경영의 뿌리를 뽑기 위해서는 대기업 위주의 항공정책에서 벗어나야 한다는 지적이 있다.

이동걸 산업은행 회장./사진제공=연합뉴스
이동걸 산업은행 회장./사진제공=연합뉴스

아시아나항공에 기댄 에어서울·에어부산, 자생력 잃어

뿐만 아니라 에어부산이나 에어서울이 아시아나항공 기존 인프라를 의지해 운영하면서 안전관리 및 정비 측면에서 부실이 노출됐다.

이는 아시아나항공뿐만 아니라 다른 해외 사례에서도 마찬가지다. 영국을 대표하는 British Airways는 1998년 자회사 Go Fly를 설립해 런던 스탠스테드 공항을 기점으로 취항했으나 모회사와의 노선 중복 등 이해관계 충돌로 인해 2002년 경쟁사인 이지젯에 매각됐다.

KLM네덜란드 항공 역시 2000년 자회사 Buzz를 취항했으나 모회사와의 노선 중복과 저비용 구조를 정착시키는데 실패해 결국 2004년 Ryan air에 매각됐다.

따라서 에어서울과 에어부산이 자생적으로 성장하기 위해서는 반드시 분리매각이 필요하다는 지적이 있다.

아울러 항공소비자의 권익증진 차원에서 분리매각이 바람직하다는 목소리도 있다. LCC가 대기업의 눈치를 보지 않고 스스로 경쟁을 하게 된다면 항공소비자의 권익은 자연스럽게 증진되기 마련이다.

이는 항공전문인력의 육성과 일자리 창출로 이어진다. 기존처럼 아시아나항공에 의지하게 된다면 양질의 항공전문인력 육성 및 일자리 창출에 저해된다는 비판도 있다. 이는 문재인 정부의 일자리 정책에도 반하는 것이라는 지적도 있다.

업계 관계자는 “여러 가지 이유 때문에 일괄매각이 아닌 분리매각 방식을 고려해야 한다. 아시아나항공을 일괄매각할 경우 여러 가지 문제점은 반드시 노출되기 마련이다”고 진단했다.

산업은행 관계자는 “이동걸 회장이 이야기한 것처럼 일괄매각을 고수하는 것은 아니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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