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금융리뷰] 경기침체 길어지자 금리인하 가능성 시사
[금융리뷰] 경기침체 길어지자 금리인하 가능성 시사
  • 윤인주 기자
  • 승인 2019.06.12 09:4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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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주열 한국은행 총재./사진제공=연합뉴스
이주열 한국은행 총재./사진제공=연합뉴스

[파이낸셜리뷰=윤인주 기자] 이주열 한국은행 총재가 12일 통화정책은 경제상황 변화에 따라 적절하게 대응해 나가야 한다고 밝혔다.

이 총재는 서울 중구 부영태평빌딩에서 열린 창립 69주년 기념식에서 미중 무역부쟁, 반도체 경기 등 대외 요인의 불확실성이 높아졌기에 그 전개추이와 영향을 면밀히 점검하면서 경제상황 변화에 따라 적절하게 대응해야 한다면서 통화정책을 꺼내들었다.

이는 기준금리 인하를 하겠다는 의사를 표시한 것이다. 그동안 시장에서는 한은이 기준금리 인하를 단행할 것이라는 소문이 팽배했지만 이 총재는 금리인하 가능성에 소극적인 입장을 보여왔다.

경기침체 장기화, 결국 기준금리 인하로

지난달 금융통화위원회에서 조동철 금통위원이 금리인하를 해야 한다고 주장했을 때에도 이 총재는 “소수의견일 뿐”이라면서 일축했다.

하지만 경제지표가 계속해서 나쁘게 나타나면서 금리인하를 검토하고 있는 것으로 드러났다.

지난 4일 발표된 1분기 성장률 잠정치는 -0.4%로 속보치(-0.3%)보다 0.1%포인트 더 떨어졌다. 여기에 4월 경상수지는 7년 만에 적자를 보였다.

이 총재는 “올해 들어 우리 경제는 수출과 투자가 감소한 가운데 소비 증가세가 둔화되면서 성장세가 주춤한 모습”이라면서 국내 경제 상황이 좋지 않음을 이야기했다.

대외 환경에 대해서는 “미·중 무역분쟁이 심화되면서 세계교역이 위축될 가능성이 가능성이 높아졌다”며 “특정산업 중심의 수출에 크게 의존하고 있는 우리 경제로서는 이같은 불확실성 요인이 어떻게 전개되는지에 성장이 영향을 받을 수밖에 없다”고 지적했다.

가계부채에 대해서는 이 총재는 “가계부채는 최근 증가세가 다소 둔화됐지만 총량 수준이 매우 높고 위험요인이 남아 있어 경계감을 아직 늦출 수 없다”고 경고했다.

이 총재가 금리 인하를 시사했지만 이미 시장에서는 금리인하를 기정사실화한 분위기다. 채권금리가 급락하고 있다.

지난 11일 서울 채권시장에서 3년 만기 국고채 금리는 전거래일 대비 0.3bp(1bp=0.01%) 하락한 1.530%에 거래를 시작했다. 이는 2016년 11월 중순 이후 약 2년7개월 만에 가장 낮은 수준이다.

한은이 기준금리를 인하할 것이라는 것을 기정사실화하면서 채권금리가 인하하고 있는 셈이다.

美 연방준비제도 금리인하도 변수

여기에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중앙은행인 연방준비제도에게 금리인하를 촉구하면서 하반기에 미국 기준금리가 인하할 가능성이 높아졌다.

트럼프 대통령은 11일(현지시간) 트위터를 통해 ‘유럽으로 관광객이 몰리고 있다’는 취지의 언론 보도를 거론하면서 “이것은 유로화나 다른 통화가 달러 대비 평가절하된 덕분”이라면서 기준금리 인하를 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물론 아직까지 실제로 금리가 인하될 것인지 여부는 따져봐야 할 문제이다. 하지만 트럼프 대통령이 기준금리를 인하해야 한다고 강조함으로써 금리인하 가능성은 그 어느 때보다 높다.

기준금리가 인하되면 우리나라 금리와 역전현상이 벌어질 수도 있다는 판단에 따라 한은 역시 기준금리 인하가 불가피하다.

이 총재는 “빠르게 변하는 정책환경 아래서 새로운 대안을 제시하기 위해서는 외부의 다양한 의견에 귀를 기울여야 한다”고 주문한 것도 이런 이유 때문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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