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폴리리뷰] 문턱 못 넘은 국회정상화, 한국당 타격 ‘셋’
[폴리리뷰] 문턱 못 넘은 국회정상화, 한국당 타격 ‘셋’
  • 이정우 기자
  • 승인 2019.06.25 08:42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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자유한국당 나경원 원내대표가 지난 24일 오후 국회에서 열린 의원총회에 참석해 자리하고 있다./사진=연합뉴스
자유한국당 나경원 원내대표가 지난 24일 오후 국회에서 열린 의원총회에 참석해 자리하고 있다./사진=연합뉴스

[파이낸셜리뷰=이정우 기자] 국회정상화가 자유한국당 의원총회 문턱을 넘지 못하고 좌절됐다. 지난 24일 우여곡절 끝에 국회정상화에 여야 3당 원내대표가 합의를 했지만 합의문 잉크가 마르기도 전에 찢기게 됐다.

이날 오후 2시 국회 본회의를 열어 이낙연 국무총리 시정연설을 청취하려고 했다. 하지만 강원도 삼척항에서 북한 목선 귀순에 대한 진상조사에 나섰던 나경원 자유한국당 원내대표가 갑작스럽게 서울로 올라오겠다고 하면서 시정연설은 뒤로 미뤄졌다.

이날 오후 3시 문희상 국회의장 주재로 회동을 열었고, 국회정상화에 합의를 했다. 국회 파행 80여일 만에 국회가 정상으로 돌아가게 됐다.

하지만 그 기쁨도 잠시. 자유한국당 의원들이 의원총회에서 합의에 대한 규탄이 이어졌다. 그리고 급기야 합의문을 추인하지 않겠다고 나서면서 불발됐다.

이로 인해 국회정상화는 또 다시 저 멀리 도망가게 됐다. 국회 정상화를 위해 어떻게 해야 할지 다른 정당도 고민이 깊어지게 됐고, 자유한국당은 이번 합의문 추인 불발로 상당한 타격을 입게 됐다.

타격 1. 불신의 늪 깊어진 한국당

합의문에 잉크가 마르기도 전에 합의를 깼다는 것은 자유한국당에게는 상당한 타격이다.

보통의 경우 원내대표가 어렵사리 합의를 하면 추인을 해서 힘을 실어주는 것이 보통이다. 그래야만 다음 협상에서도 원내대표가 제대로 힘을 발휘해서 얻을 것은 얻기 때문이다.

하지만 합의문 추인을 하지 않을 경우 원내대표는 다음 협상에 나선다고 해도 다른 정당의 원내대표들이 ‘신뢰’를 하지 못하게 된다.

어렵사리 합의를 한다고 해도 의총에서 추인이 되지 않을 것이 뻔하다고 다른 정당 원내대표들이 생각을 하게 되면 협상 자체가 제대로 이뤄지지 않게 된다.

전권을 위임 받은 원내대표가 협상에 임해야 하고, 합의가 이뤄지면 약속을 지켜야 신뢰관계가 유지되는데 추인이 불발되면 신뢰관계가 유지되기 힘들다.

이런 경험이 쌓이게 되면 협상 과정에서 자유한국당 원내대표는 배제될 가능성이 매우 높다. 어차피 협상을 해도 의총에서 추인되지 않을 수도 있다고 판단되면 자유한국당 원내대표를 배제한 채 협상을 할 가능성이 매우 높다.

타격 2. 나경원 리더십 타격

나 원내대표의 리더십은 큰 타격을 받았다. 앞서 언급한대로 다른 정당 원내대표들에게 신뢰를 얻지 못한 것은 물론 당내 신뢰도 얻지 못하게 됐다.

협상의 전권을 갖고 협상에 임했지만 그것이 당 소속 의원들로부터 비토됐다는 것은 리더십에 엄청난 상처를 입었다는 것을 의미한다.

더욱이 의총에서 나 원내대표 재신임 이야기까지 나왔다고 알려졌다. 그만큼 리더십이 훼손됐다는 것을 말한다.

내년 총선을 앞두고 나 원내대표의 리더십에 타격을 입었다는 것은 내년 총선 공천에서 나 원내대표의 영향력이 상당히 떨어진다는 것을 이야기한다.

나 원내대표로서는 회복할 수 없는 리더십 상처를 입은 것이다.

타격 3. 국민적 역풍 우려

자유한국당은 국민적 역풍을 우려해야 하는 상황이 됐다. 80여일간의 국회 파행 끝에 간신히 정상화가 이뤄진 듯 했지만 또 다시 국회 파행으로 몰아가면서 국민적 분노가 극에 달한 상황이다.

그동안의 국회 파행에 대해서는 ‘더불어민주당’ 혹은 ‘청와대’ 탓으로 돌릴 수도 있었지만 이번 국회 파행은 자유한국당의 의총에서 추인 불발됐기 때문이다. 이것을 자유한국당이 여권 탓으로 돌리기는 쉽지 않아 보인다.

즉, 국회 복귀 명분도 잃어버리고, 얻은 것이 아무 것도 없다는 점이다. 이제 국회 정상화의 출구전략을 짜기도 힘들게 됐다.

자유한국당은 북한 목선 귀순을 최대한 살려서 안보 이슈를 부각시키겠다는 전략이지만 국회 파행이 갖고 오는 국민적 역풍을 막아내기란 쉽지 않을 것으로 예상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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