노웅래 등 국회 과방위원들, 황창규 KT 위증 혐의 고발
노웅래 등 국회 과방위원들, 황창규 KT 위증 혐의 고발
  • 어기선 기자
  • 승인 2019.06.26 08:5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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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진=김성수 더불어민주당 의원실.
사진=김성수 더불어민주당 의원실.

[파이낸셜리뷰=어기선 기자] 노웅래 국회 과학기술정보방송통신위원장을 비롯한 과방위원들이 지난 25일 황창규 KT 회장을 청문회 위증 혐의로 검찰에 고발했다.

지난 4월 17일 ‘KT 아현지사 화재원인 규명 및 방지대책에 대한 청문회’가 실시됐는데 이 자리에서 황 회장이 위증을 한 혐의다.

노 위원장을 비롯해 김성수 더불어민주당 간사, 박광온, 변재일, 신경민(이개호의원과 사보임), 이상민, 이종걸, 이철희, 민중당 김종훈 의원 등 9인은 당시 청문회 증인으로 참석한 황 회장이 ‘국회 증감법(국회에서의 증언·감정 등에 관한 법률)상 위증, 참고인 출석 방해, 자료제출 거부 등의 혐의가 크다고 판단해, 서울남부지검에 고발장을 접수했다.

‘국회 증감법’ 제15제 제1항은 “청문회의 경우 재적위원 3분의 1 이상의 연서에 따라 그 위원의 이름으로 고발”할 수 있도록 규정하고 있으며, 국회 과방위원은 총 21명으로, 재적위원 3분의 1 이상의 고발 요건을 갖췄다.

황 회장을 고발하는 사유 중 세 가지인데 우선 통신구 전수조사, 부정채용 등에 관한 위증 혐의가 그 첫 번째다.

청문회 당시 신경민 청문위원이 ‘아현 지사 화재 사고 이후 통신구 79만개 전수 조사 여부’에 관하여 질문을 하자, 황 회장은 “예, 일체 조사를 해서 요번에 전수조사한 결과는 한 1만 개 정도 통신구가 일부 작게부터 시작해서 이런 문제가 있는 것으로 파악됐다”고 답변했다.

하지만 이후 또 다른 증인 오성목 KT 네트워크 사장과의 질의 답변 과정에서 ‘KT가 아현 화재 이후 통신구 79만개를 일체 점검한 사실이 없음’이 밝혀졌다.

결국 황 회장은 청문회 과정에서 통신구 일체(전수) 조사를 한 것으로 허위 진술(위증)했다. 당시 이러한 위증 혐의가 문제되자, 신경민 청문위원 등은 “맨홀 전수조사를 했다는 답변은 위증”임을 강조한 바 있다.

또한, 모 국회의원 자녀 및 관련자들 등 부정채용에 대한 이종걸 청문위원의 질의에 대해 “제 취임 전에 일어났던 일로 사료되고 제가 오고 나서는 그런 일에 대해서는 보고받은 적이 없다”고 답변했다.

하지만 모 국회의원 자녀 부정채용에 대해서는 황 회장이 재직중인 2018년 4월 이미 국회에 관련 자료들이 제출됐었고, 따라서 당시 핫이슈였던 이 문제에 대해 피고발인이 보고받지 못했다는 점은 상식적으로 납득이 가지 않는다.

또한, 관련자들 등 부정채용에 대해서는 황 회장이 이미 2017년 3월 28일 서울중앙지방법원 형사22부 ‘최순실과 안종범에 대한 재판(사건번호 2016고합1202)’의 증인으로 참석, 채용 청탁을 받았다는 취지로 진술을 한 바 있다.

따라서 황 회장이 “제 취임 전에 일어났던 일로 사료되고 제가 오고 나서는 그런 일에 대해서는 보고 받은 적이 없다”는 피고발인의 진술은 위증이라는 것이 고발인들의 주장이다.

또 다른 이유는 ‘청문회 참고인에 대한 출석 방해’ 혐의다.

청문회 당시 김종훈 청문위원은 의사진행발언을 통해 “KT는 아현 화재 직후에 업체 사장들에게 압박을 가해 왔다. 협력업체 직원들이 왜 맨홀 뚜껑을 열어 가면서 방송 촬영에 일일이 협조를 했느냐 이런 것이다. 이번 청문회까지 출석하면 계약에서 탈락시키겠다는 어떤 협박이 있었던 것으로 사실상 보인다. 그래서 업체 사장이 참고인으로 오게 돼 있던 김철수 참고인에게 ‘국회에 나가면 1년도 못 가고 KT가 맨홀관리 규정 등을 이유로 들어서 탈락시키고 업체에 속한 동료 직원들과 가족들은 갈 곳을 잃는다. 생각을 다시 한번 해 봐라’… 이것은 사실상 엄청난 협박 아닌가? 라고 언급하며, 김철수 참고인은 다른 동료들에게 피해가 가는 부분에 대한 부담감으로 인해 가지고 결국 출석을 못 한 것으로 보인다. 여기에 대한 것은 김철수 참고인이 직접 얘기한 증언 자료도 가지고 있다. 그래서 KT가 이렇게 직간접적으로 참고인까지 협박하고 무력화시킨 것을 우리 위원회에서 가만둬서 되겠는가”라고 지적했다.

KT 상용직노조 경기지회장 김모 참고인은 청문회 하루 전 특별한 이유 없이 청문회 참고인 출석을 하지 못하겠다고 한 바, 이는 청문회 참고인에 대한 직간접인 ‘출석 방해’가 아닐 수 없다.

김성수 청문위원은 당시 “참고인의 참석에 관하여 관여한 바가 없다는 황창규 증인의 진술은 위증”에 해당된다고 강조한 바 있다.

세 번째 사유는 ‘문서제출 거부’ 혐의다.

‘국회 증감법’은 청문 위원이 서류 제출을 요구하는 경우 정당한 이유 없이 이를 거절할 수 없다고 규정하고 있는데, 피고발인 황창규는 정당한 이유 없이 서류 제출을 제출하지 아니하거나 불성실하게 제출하는 방법으로 서류 제출 요구를 거절한 혐의가 있다.

즉, 이철희 청문위원으로부터 제출을 요구받은 자료 중 약 10건에 대하여 청문회가 끝날 때까지 정당한 이유 없이 제출을 거부했고, 상임위원들이 자료제출거부에 대하여 고발 움직임이 있자 청문회 이후 보완작업을 했으나 그 중 2009년부터 현재까지 KT 계열사 자문역/자문위원/경영고문/고문 명단, 사회공헌사업내역에 대하여는 현재까지도 제출을 거부하고 있다.

청문회 당시 피고발인의 자료제출 거부가 계속되자, 이철희, 김성수 청문위원은 “자료 제출을 지속적으로 거부할 경우 황창규 증인을 고발조치하겠다”고 밝힌 바 있다.

민주당 과방위 김성수 간사는 “황창규 피고발인은 청문회 위증, 참고인 출석 방해, 자료제출 거부 등 ‘국회 증감법’의 취지를 무력화시키는 행태들을 보였다”고 지적했다.

그러면서 “국회 최순실 국정농단 국정조사 위증 혐의자들에 대해 당시 박영수 특검이 국회 청문회 위증죄에 대한 엄벌을 강조했고, 법원 1~2심 역시 2018년 동 사안에 대해 ‘구체적 기억에 반한 허위 진술’로 판단해 유죄를 선고한 바 있는 있는 등 사법부가 국회의 위증죄에 대해 무관용의 자세를 취하는 경향이 큰 만큼, 이번 KT 황창규 피고발인에 대해서도 엄중한 사법적 단죄가 내려지기를 기대한다”고 덧붙였다.

한편, KT 제출 자료 등을 분석한 결과, 황 회장은 이번 국회의 고발 건을 포함해, 2018년 이후에만 12건 이상 형사 고발·고소가 진행 중인 것으로 확인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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