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산업리뷰] 동에 번쩍 서에 번쩍, 바쁜 이재용의 행보
[산업리뷰] 동에 번쩍 서에 번쩍, 바쁜 이재용의 행보
  • 어기선 기자
  • 승인 2019.06.28 08:55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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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재용 삼성전자 부회장./사진=연합뉴스
이재용 삼성전자 부회장./사진=연합뉴스

[파이낸셜리뷰=어기선 기자] 동에 번쩍 서에 번쩍, 동가숙 서가식(東家宿西家食 : 동쪽 집에서 자고, 서쪽 집에서 밥 먹는다).

이재용 삼성전자 부회장을 표현하는 말로 적합한 말이라고 할 수 있다. 최근 이 부회장의 행보가 그야말로 동에 번쩍 서에 번쩍이다.

사우디아라비아와 UAE(아랍에미리트) 경제 실권을 쥐고 있는 실세 왕자들을 잇달아 만나는가 하면 오는 29일 방한하는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과 만남을 갖는다.

여기에 최근 삼성물산 구내식당에서 직원들과 함께 식사를 하는가 하면 사장단 회의에서 ‘위기’를 강조하면서 미래 먹거리를 찾기 위한 전략회의를 주재하는 등 그야말로 바쁜 행보를 보이고 있다.

이 부회장이 그동안 ‘조용한 행보’를 보였다면 6월은 그야말로 바쁜 행보를 보여왔다는 점에서 기존 행보와는 완전히 다른 모습을 보이고 있다.

왕세자들과의 만남, 그 중심에 이재용...트럼프 대통령과도 만남

이 부회장은 지난 26일 우리나라를 처음 찾은 무함마드 빈 살만 사우디아라비아 왕세자와 문재인 대통령이 청와대에 마련한 오찬 자리에서 첫 인사를 나눈데 이어 서울 한남동에 있는 삼성그룹 영빈관 ‘승지원’에서 두 번째 만남을 가졌다.

승지원은 삼성그룹이 외빈을 맞이하는 곳으로 상당한 의미가 있는 장소다. 승지원에서 차담회를 갖는 것은 사우디아라비아 측에서 요청한 것으로 알려졌지만 이 부회장이 주재한 것으로 알려졌다.

특히 차담회에는 정의선 현대차그룹 수석부회장, 최태원 SK회장, 구광모 LG 대표, 신동빈 롯데그룹 회장이 참석했다.

이 부회장이 이들 회장을 승지원으로 초청한 것이다. 이는 전국경제인연합회가 제 기능을 잃어버리면서 대기업 총수들끼리의 모임이 쉽지 않았는데 이 부회장이 직접 나서서 5대 그룹 총수가 한 자리에 모이게 됐다는 것으로 남다른 의미를 갖는다.

또한 이 부회장은 오는 30일 오전 10시 서울 하얏트 호텔에서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과 만남을 갖는다.

이날 만남에는 이 부회장을 비롯해 정의선 현대차 부회장, 최태원 SK그룹 회장, 구광모 LG그룹 회장, 신동빈 롯데그룹 회장, 허창수 GS그룹 회장, 손경식 CJ그룹 회장, 두산 박정원 회장 등이 참석할 것으로 알려졌다.

이처럼 중동 국가 왕세자들과 트럼프 대통령 등을 잇달아 만나는 것은 아무래도 이 부회장이 미래의 먹거리를 찾기 위한 것이라고 볼 수 있다.

사진=연합뉴스
사진=연합뉴스

미래 먹거리 찾는 이재용

이 부회장은 6월 바쁜 나날을 보냈다. 지난 1일에 이어 지난 14일 기도 수원 사업장에서 IT·모바일(IM) 부문 사장단과 경영전략 점검 회의를 열어 ‘위기’를 강조했다.

이 부회장은 이 자리에서 “지금 어느 기업도 10년 뒤를 장담할 수 없다”면서 “그동안의 성과를 수성하는 차원을 넘어 새롭게 창업해야 한다는 각오로 도전해야 한다”고 당부했다.

그러면서 이 부회장은 바쁜 일정을 소화하는 모습을 보였다. 지난 13일 이 부회장은 반도체 사업을 총괄하는 디바이스솔루션(DS)부문 경영진과 간담회를 가졌고, 지난 1일 DS 경영진과 만난 후 시스템 반도체에 대한 투자 집행 계획을 직접 챙겼다.

게다가 지난 24일에는 삼성물산을 찾아 구내식당에서 직원들과 함께 식사를 하는 등 그야말로 파격적인 행보를 보였다.

이는 ‘현장경영’을 강조하는 것은 물론 ‘미래 먹거리’를 구상하고 있다는 것을 의미한다. 이 부회장은 지금의 삼성은 위기라고 판단하고 그 위기를 돌파하는 카드로 ‘현장경영’과 ‘미래 먹거리’를 화두로 내걸은 셈이다.

미래 먹거리를 찾기 위해서 중동국가 왕세자들과 만남을 갖고 트럼프 대통령과 만남을 갖게 된 것이다.

또한 현장 경영을 위해 구내식당을 찾는 등 기존의 행보는 완전히 다른 행보를 보이고 있다. 박근혜 전 대통령 국정농단 파문 이후 이 부회장은 조용한 행보를 보여왔는데 최근 들어 이 부회장의 행보가 언론에 유난히 많이 띄고 있는데 그만큼 삼성이 위기에 봉착했다고 판단한 것으로 보인다.

업계 관계자는 “이 부회장이 앞으로 계속해서 전면에 나서서 경영을 할 것으로 예상된다. 기존의 조용한 행보를 탈피하는 모습이다”고 분석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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