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코리뷰] 최저임금 결정 앞두고 경영계-소상공인-노동계 갈등
[이코리뷰] 최저임금 결정 앞두고 경영계-소상공인-노동계 갈등
  • 이성민 기자
  • 승인 2019.07.09 14:53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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9일 서울 프레스센터에서 '2020년 적용 최저임금 결정에 대한 주요 사용자단체 공동 기자회견'이 열리고 있다. 왼쪽부터 한국중견기업연합회 반원익 상근부회장, 한국경영자총협회 김용근 상근부회장, 중소기업중앙회 서승원 상근부회장./사진=연합뉴스
9일 서울 프레스센터에서 '2020년 적용 최저임금 결정에 대한 주요 사용자단체 공동 기자회견'이 열리고 있다. 왼쪽부터 한국중견기업연합회 반원익 상근부회장, 한국경영자총협회 김용근 상근부회장, 중소기업중앙회 서승원 상근부회장./사진=연합뉴스

[파이낸셜리뷰=이성민 기자] 최저임금 결정이 이제 얼마 남지 않은 가운데 최저임금 해법을 놓고 경영계와 소상공인 그리고 노동계가 갈등을 보이는 양상이다.

경영계는 최저임금을 8천350원에서 8천원으로 오히려 인하해야 한다고 주장하고 있다. 하지만 상공인연합회 측은 최저임금 인상이나 인하는 아무런 의미가 없고, 규모별 차등적용을 해야 한다고 주장하고 있다.

이런 가운데 노동계는 경영계의 8천원 주장에 대해 어이없다는 반응을 보이면서 최저임금 1만원 시대를 열어야 한다고 강조하고 있다.

이처럼 각 단체가 각자 자신의 이익대로 주장을 펼치고 있기 때문에 최저임금위원회에서 과연 어떤 결정을 내릴지에 대한 세간의 관심이 집중되고 있다.

경영계, 마이너스로 조정해야

한국경영자총협회, 중소기업중앙회, 한국중견기업연합회 등 사용자 단체는 9일 서울 중구 프레스센터에서 기자회견을 열어 내년도 최저임금을 올해 8천350원보다 4.2% 인하한 8천원으로 제시했다.

이들은 지난 2년 동안 최저임금이 과도하게 올랐다면서 그것을 감안하면 오히려 인하를 해서 8천원이 돼야 한다고 강조했다.

이들은 “지난 2년간 한국의 최저임금 인상은 경쟁국과 비교해 가장 빠른 수준이며, 이는 한국 기업들의 국제경쟁력을 약화시키는 요인으로 작용하고 있다”고 지적했다.

아울러 “최저임금을 노사 간 협상조정 방식으로 결정하는 기존 방식에서 벗어나야 한다”면서 제도 개선을 해야 한다는 입장을 보였다.

아울러 최저임금위원회 위원장이 최저임금을 업종별, 기업규모별, 지역별로 구분해서 적용할 수 있는 방안을 제안해야 한다고 촉구했다.

노동계, 최저임금위 전원회의 불참

반면 노동계는 이날 오후 3시에 열리는 최저임금위원회 전원회의 불참을 선언했다. 경영계가 8천원을 제시한 것에 대해 항의차원이다.

최저임금위 근로자위원들은 이날 입장문을 통해 “삭감안을 즉각 철회하고 상식적인 수준의 수정안을 우선 제출해야 한다”면서 불참의 뜻을 밝혔다.

근로자위원들은 경영계의 주장은 “저임금노종자에 대한 모욕이고, 최저임금제도의 부정”이라고 비판했다.

이들은 “결정단위와 사업의 종류별 구분적용에 대한 전원회의 표결결과에 승복하지 않고서 앞선 두 차례 회의마저 불참하며 내놓은, 성의도 찾아볼 수 없는 최악의 안”이라면서 8천원에 대해서 힐난했다.

소상공인聯, 경영계 기자회견에 왜 불참했나

이런 가운데 이날 경영계 기자회견에 소상공인 연합회가 불참했다. 소상공연합회는 최저임금 인하가 해법이 될 수 없다고 이야기해왔기 때문이다.

소상공인연합회는 최저임금을 인상하는 대신 규모별 차등지급을 해야 한다고 그동안 주장해왔다.

그런데 이날 경영계 기자회견에 이런 내용이 빠지게 되면서 소상공인연합회는 참석하지 않겠다는 뜻을 밝혀왔다.

이날 경영계는 ‘최저임금 차등적용’ 문구를 집어넣었지만 소상공인연합회는 “표현이 모호하다”고 반발했다.

구체적으로 ‘규모별 차등적용’이라는 문구가 들어가야 한다는 점이다. 최저임금의 가장 영향을 받는 집단은 아무래도 ‘소상공인’이라는 측면을 살펴보면 이날 경영계의 8천원 요구는 반쪽짜리 요구라는 것이 전반적인 시각이다.

왜냐하면 한국경영자총협회, 중소기업중앙회, 한국중견기업연합회 등은 최저임금 지급의 당사자와는 다소 거리가 있는 집단이기 때문이다. 오히려 최저임금이 가장 절실하게 와닿는 집단은 소상공인집단이기에 이날 소상공인연합회의 불참은 경영계로서는 뼈 아픈 대목이다.

더욱이 소상공인연합회는 ‘최저임금 인하’보다는 오히려 ‘인상’을 해야 한다면서 대신 규모별 차등지급을 해야 한다고 평소에도 강조해왔기 때문에 경영계와 소상공인연합회의 분열은 앞으로 최저임금 결정에 있어 가장 큰 변수가 될 것으로 보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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