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제리뷰] 우리 기업 탈(脫)일본화 소식, 日 삼중고 예고
[국제리뷰] 우리 기업 탈(脫)일본화 소식, 日 삼중고 예고
  • 남인영 기자
  • 승인 2019.07.18 10:08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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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진=연합뉴스
사진=연합뉴스

[파이낸셜리뷰=남인영 기자] 일본이 수출 규제 조치에 대해 우리 기업이 탈일본화를 시도하면서 일본은 그야말로 삼중고에 시달려야 할 판이다.

아베 신조 일본 총리가 수출 규제 조치를 통해 꿈꿨던 것은 강제징용 피해 배상 판결을 뒤집는 것과 함께 우리 경제의 일본 종속화를 시키는 것이었다.

하지만 우리 기업이 빠른 속도로 탈일본화를 시키면서 아베 총리가 오히려 삼중고에 시달려야 하는 상황에 놓이게 됐다.

일본 수출 규제가 장기화되거나 확대가 되면 오히려 일본에게 더욱 악영향을 미치게 될 것이라는 분석도 있다.

아베의 노림수

아베 총리가 수출규제 조치를 내린 이유는 강제징용 배상 판결에 대한 불만을 표시한 부분도 있고, 참의원 선거를 앞두고 혐한 분위기를 조성해서 선거를 유리하게 이끌고 가려는 것도 있다.

하지만 보다 근본적인 내용은 우리 기업의 일본 종속화이다. 우리 기업이 일본의 첨단산업을 턱밑까지 추격하면서 일본 경제는 그야말로 속수무책의 상황이 됐다.

아베 총리로서는 우리 기업의 미래 싹을 잘라야 하는 위기감을 갖고 있다. 특히 삼성전자가 비메모리 반도체 분야로 진출을 한다는 소식을 들은 아베 총리로서는 메모리 반도체 이어 비메모리 반도체도 삼성이 휩쓸게 된다면 일본 경제에 상당한 타격이 불가피해 보인다.

따라서 아베 총리는 우리 기업의 일본 종속화를 시킬 필요가 있다고 판단, 경제 보복 조치를 단행한 것으로 경제전문가들은 해석하고 있다.

일본은 부품소재를 생산하고, 우리 기업은 그 부품소재를 갖고 반도체를 만들고, 그 반도체로 중국은 조립품을 생산해 국제시장에 내다파는 구조이다.

그런데 미중 무역전쟁으로 인해 중국이 무너진 가운데 우리 정부와 우리 기업이 비메모리 반도체에도 손을 뻗기 시작하면서 일본으로서는 상당한 위기감을 갖게 됐다. 따라서 수출 규제를 통해 일본 종속화를 시키려는 노림수가 있었던 것 아니냐는 관측이 나오고 있다.

지난 17일 오후 서울 종로구 세종문화회관 중앙계단에서 민중공동행동 관계자들이 아베규탄 촛불집회 제안 기자회견을 하고 있다./사진=연합뉴스
지난 17일 오후 서울 종로구 세종문화회관 중앙계단에서 민중공동행동 관계자들이 아베규탄 촛불집회 제안 기자회견을 하고 있다./사진=연합뉴스

난관 1. 대체재 찾는 우리 기업

이런 아베 총리의 밑그림을 바꾸는 변수가 갑작스럽게 생겼다. 우리 기업이 대체재를 찾기 시작했다는 점이다.

우리 반도체 기업들이 일본 반도체 소재를 대체할 수입선을 찾고 국산 불화수소의 품질 테스트에 나선 것이다.

대표적인 것이 우리 업체가 중국 화학기업인 빈화(濱化)그룹으로부터 불화수소를 공급 받기로 했다는 것이다.

일본에 비하면 품질이 다소 떨어지는 것은 사실이지만 일본의 그늘에서 벗어날 수 있다는 점에서 우리 업체가 수입선 다변화의 일환으로 중국에 손을 내밀었다. 러시아는 자신들의 불화수소를 공급할 의향이 있다는 메시지를 보냈다.

여기에 우리 정부가 규제 품목에 대한 할당관세 카드를 사전에 검토하고 나섰다. 할당관세는 수입 물품의 관세를 최대 40%까지 면제해주는 것으로 우리 기업의 대체재 확보가 더욱 용이해질 것으로 보인다.

이처럼 수입선 다변화와 국산화를 꾀하면서 일본으로서는 난감한 상황에 놓이게 됐다. 소재 부품 수출을 통해 먹고 살아야 하는 일본이 오히려 경제적으로 타격을 받게 생겼기 때문이다.

일본 ‘니혼게이자이’는 지난 16일 일본 정부의 수출 규제가 부메랑이 돼 일본 기업도 피해를 입을 것이라는 재계 우려를 보도했다.

사진=픽사베이
사진=픽사베이

난관 2. 일본 여행 불매운동

일본의 경제보복 조치 소식이 들리면서 우리 국민은 일본산 제품 불매운동에 들어갔다. 특히 일본여행 불매운동에 들어가면서 여행 취소 사태가 발생하고 있다.

아베 총리는 2020년 도쿄올림픽을 계기로 관광객 4천만명 달성을 목표로 걸고 있다. 일본정부관광국 통계를 살펴보면 지난해 일본을 방문한 외국인 관광객 4명 중 1명(24.2%)이 우리나라 관광객이다.

4천만명을 목표로 한다면 1천만명이 일본을 다녀가야 한다는 이야기다. 그런데 최근 일본을 가지 않겠다는 운동이 벌어지면서 상당한 타격이 불가피하다.

이미 항공사나 여행사는 일본여행 감소를 몸소 체감하고 있다. 홈쇼핑 채널에서는 일본여행상품은 아예 철수됐다.

만약 일본여행 불매운동이 장기화되면 일본 특히 지역경제에 상당한 영향을 미칠 것으로 예측된다.

일본 정부통계에 따르면 우리 국민 점유율이 50% 상회하는 공항이 14곳이 된다. 이즈하라항의 경우 9만9789명 중 9만9344명이 한국인이 차지해 점유율이 100%였다.

다시 말하면 일본 소도시는 우리 관광객이 먹여살린다고 해도 과언이 아니다. 그런데 일본여행 불매운동이 벌어지게 되면 일본 소도시 경제는 붕괴될 수밖에 없다. 우리 관광객 유치를 목표로 한 숙박업이나 음식점들은 문을 닫을 수밖에 없다는 이야기다. 따라서 일본여행 불매운동이 장기화되면 일본 지방 경제는 붕괴되게 된다.

사진=픽사베이
사진=픽사베이

난관 3. 미국의 반응

또 다른 난관은 수출 규제가 장기화되거나 확산될 경우 그에 따른 여파가 미국 경제에도 영향을 미칠 수 있다는 점이다.

우리 기업의 반도체가 중국 뿐만 아니라 미국의 전자제조업체들의 부품으로 사용되기 때문에 일본 수출 규제가 장기화되거나 확산되면 그 영향은 미국 경제에도 미치게 된다.

특히 우리 기업이 불화수소 등을 중국 등의 대체재로 전환할 경우 동북아에서 중국의 영향력을 약화시키려고 하는 미국의 의도와는 전면 배치되는 상황에 직면하게 된다.

중국의 진출을 막기 위해서라도 미국으로서는 하루라도 빨리 이번 논란이 종식돼야 하는 상황이다.

따라서 현재는 개입을 하지 않고 있지만 미국이 종국에는 개입을 할 가능성이 매우 높다. 만약 미국이 개입을 하기 시작한다면 아베 총리로서도 정치적 입지가 상당히 좁아질 수밖에 없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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