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산업리뷰] 들불처럼 번지는 일본 불매운동, 이제 촛불집회도
[산업리뷰] 들불처럼 번지는 일본 불매운동, 이제 촛불집회도
  • 채혜린 기자
  • 승인 2019.07.18 14:59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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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8일 세종시 유니클로 세종점 앞에서 세종시민사회단체연대회의 주관으로 열린 '일본 경제보복 규탄! 불매운동 선언 기자회견'에서 세종시 시민단체 회원들이 일본 정부를 규탄하고 일본 제품 불매운동 동참을 촉구하고 있다./사진=연합뉴스
18일 세종시 유니클로 세종점 앞에서 세종시민사회단체연대회의 주관으로 열린 '일본 경제보복 규탄! 불매운동 선언 기자회견'에서 세종시 시민단체 회원들이 일본 정부를 규탄하고 일본 제품 불매운동 동참을 촉구하고 있다./사진=연합뉴스

[파이낸셜리뷰=채혜린 기자] 일본의 수출 규제 조치에 항의하는 차원의 일본 제품 불매운동이 전국에서 들불처럼 번지고 있다.

이번 수출 규제 조치를 두고 ‘일본 경제왜란(임진왜란 빗댄 말)’ 혹은 ‘기해왜란’으로 부르면서 우리 국민들은 불매운동에 앞장서고 있다.

불매운동은 단순히 일본으로 여행을 가는 것에 그치는 것이 아니라 일본 제품 구매 자체를 아예 하지 않고 있다.

이번 불매운동이 다른 여타 불매운동과 다른 점은 소비자뿐만 아니라 판매자들도 동참하고 있다는 점이다. 이에 이번 불매운동이 장기화될 경우 일본 경제에 상당한 타격이 불가피할 것으로 보인다.

우리 국민 절반 이상 불매운동 동참

일본 제품 불매운동이 우리 국민 절반 이상이 동참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18일 리얼미터가 ‘TV민생연구소’ 의뢰를 받아 지난 17일 전국 성인남녀 503명을 대상으로 일본 제품 불매운동 실태를 조사(95% 신뢰수준에 표본오차 ±4.4%포인트)한 결과, 불매운동에 참여한다는 응답은 54.6%로 집계됐다. 이는 지난주 첫 조사 때와는 6.6%p 상승한 수치다.

반면 참여하지 않고 있다는 응답은 39.4%인데 6.2%p 감소한 수치다. 다만 참여하지 않은 사람들 중에 향후에 참여할 것이라는 응답은 66%로 나타나고 있어 앞으로 불매운동은 더욱 확산될 조짐을 보이고 있다.

이런 불매운동의 확산 때문인지 일본 상품 원산지와 그 대체 상품 정보까지 제공하는 사이트 ‘노노재팬’이 18일 오전 홈페이지 접속 폭주로 인해 홈페이지를 이용하지 못하는 상황까지 발생했다. 그만큼 우리 국민이 일본 불매운동에 대한 관심이 뜨겁다는 것을 알 수 있다.

한국중소상인자영업자총연합회 회원들이 지난 15일 서울 종로구 옛 일본대사관 앞에서 열린 일본제품 판매중단 확대선포 기자회견에서 일본업체의 음료와 맥주를 쓰레기통에 버리는 퍼포먼스를 하고 있다./사진=연합뉴스
한국중소상인자영업자총연합회 회원들이 지난 15일 서울 종로구 옛 일본대사관 앞에서 열린 일본제품 판매중단 확대선포 기자회견에서 일본업체의 음료와 맥주를 쓰레기통에 버리는 퍼포먼스를 하고 있다./사진=연합뉴스

동네 마트로도 번진 불매운동, 아사히 맥주 타격

이런 불매운동은 동네마트를 넘어 편의점, 전통시장 등으로 확산되면서 일본 제품이 큰 타격을 받고 있다.

한국중소상인자영업자총연합회는 지난 15일 서울 종로구 옛 주한일본대사관 앞에서 기자회견을 갖고 일본 제품 판매 중단을 선언했다.

담배, 맥주 뿐만 아니라 과자, 음료, 간장, 소스류 등 100여 가지 일본 제품 전반의 철수를 진행하고 있다.

업계에서는 불매운동에 동참한 상점이 대략 1만여곳으로 추정하고 있다. 일부 점주들은 매출하락을 감내하고라도 일본 제품을 철수시키겠다는 입장이다.

기자회견 직후 연합회 소속 회원들은 데상뜨 티셔츠와 아사히 맥주 등 일본 제품을 ‘No Selling No Buying’이라고 적힌 쓰레기통에 버리는 퍼포먼스를 진행했다.

이에 최근 일본 맥주 판매가 하락세인 것으로 드러났다. GS25에 따르면 지난 3일부터 7일까지 캔 맥주 부문에서 우리나라 브랜드인 카스가 1위를 차지했다. 지난 6월 26일~39일까지 아사히가 1위를 차지했지만 불매운동으로 인해 매출이 10%로 감소했다.

기린이치방캔의 점유율도 6%에서 4.5%로 떨어지며 10위로 밀려났고, 삿뽀로캔 역시 10위에서 12위로 순위가 밀렸다. 그런 이유로 GS25에서 판매하는 일본 맥주의 매출액이 23.7% 감소했다.

유니클로는 직격탄 맞아

일본 패션브랜드 유니클로 등이 직격탄을 맞았다. 유니클로, 데상트, ABC마트 등의 평균 매출이 15.0% 감소한 것으로 집계됐다.

반면 삼성물산 패션부문의 SPA 브랜드 에잇세컨즈는 이달 들어 해당 점포의 매출이 지난해 같은 기간보다 29.0% 급증했다.

그러다보니 유니클로 일본 본사 임원의 “한국 불매운동 오래 못간다”는 발언에 대해 유니클로가 공식 사과까지 해야 했다.

지난 11일 일본 도쿄에서 열린 유니클로 본사의 결산자리에서 패스트리테일링 재무책임자(CFO)인 오자키 다케시는 “한국 불매운동 장기간 이어지진 않을 것이다”면서 실적 전체에 영향을 미치지 않을 것이라고 전망했다.

이 발언이 삽시간에 퍼지면서 우리나라 소비자를 우습게 본다는 여론이 확산됐고, 결국 소비자의 발길이 줄어들었다.

이에 유니클로 측은 “임원의 발언으로 심려를 끼쳐 드려 대단히 죄송하다”고 공식 사과했지만 매출 회복을 노린 진정성 없는 사과라는 비판만 들어야 했다.

일본 자동차 판매도 부진

일본 불매운동은 일본 자동차 판매에도 영향을 미친 것으로 드러났다. 신차 견적 서비스 ‘겟차’ 기업부설연구소가 공개한 자료에 따르면 직전월과 이번달 같은 기간을 비교할 때 일본산 자동차(토요타, 렉서스, 닛산, 인피니티, 혼다)에 대한 견적 건수가 눈에 띄게 줄었다.

전월 동기 총합 2천341건을 기록했던 유효 견적 건수는 이번달 같은 기간 1천374건을 기록, 무려 41% 하락한 수치를 보였다. 일본제품 불매운동이 자동차에게도 퍼지고 있다는 것을 의미한다.

일본 제품 불매운동은 일본산 의약품에도 불똥이 튀고 있다. 인기 약사 유튜버인 ‘약이야기’와 ‘약쿠르트’는 일본 의약품을 소개하는 영상을 공개했다.

이들이 공개한 제품은 한국다케다제약의 화이투벤(감기약), 알보칠(구내염약), 액티넘(비타민), 한국코와의 카베진(위보호제) 등이다.

일본 여행 불매운동, 급기야 최대 커뮤니티도 동참

일본 여행이 직격탄을 맞았다는 것은 항공업계나 여행업계의 이야기만 들어보면 구구절절하다. 항공업계 관계자는 일본여행의 취소가 눈에 띄게 나타났다고 밝혔다. 이는 여행업계 관계자들도 비슷하게 이야기를 한다.

이런 가운데 133만명이 넘는 회원과 전체 방문자 숫자가 3억원에 가까운 우리나라 최대 일본 여행 정보 공유 커뮤니티가 일본 여행 불매운동에 동참한다는 차원에서 장기 휴면에 들어갔다.

네이버 일본여행 동호회(이하, 네일동) 카페 운영자인 ‘인크로스’는 지난 17일 오전 6시께 공지글을 통해 “2019년 7월은 꽤 잔인한 달로 영원히 잊혀지지 않는 날일 것 같다”며 “네일동은 기나긴 휴면상태로 접어들까 한다”고 밝혔다.

지난 15일 서울 종로구 옛 일본대사관 앞에서 열린 일본제품 판매중단 확대선포 기자회견에서 한 참석자가 'X'표시가된 일본 아베총리 사진을 들고 있다./사진=연합뉴스
지난 15일 서울 종로구 옛 일본대사관 앞에서 열린 일본제품 판매중단 확대선포 기자회견에서 한 참석자가 'X'표시가된 일본 아베총리 사진을 들고 있다./사진=연합뉴스

일본대사관 앞에서 항의 차원에서 촛불집회도 계획

이런 가운데 오는 20일 일본대사관 앞에서 아베 정권 규탄 촛불집회가 열린다. 지난 17일 17일 오전 민중공동행동, 민주노총, 한국중소상인자영업자총연합회(한상총련) 등 60여 시민사회단체 주최로 서울 종로구 광화문 세종문화회관 계단 앞에서 ‘경제보복 한반도 평화 방해, 아베 규탄기자회견’이 열렸다.

이 자리에서 오는 20일 오후 6시 일본대사관 앞에서 일본 아베 정부 규탄 촛불집회를 열겠다고 밝혔다.

이동주 한상총련 사무국장은 “매출감소를 감수하고서라도 일본제품판매중단이 계속 진행되는 이유는 치욕의 역사를 잊지 않고 일본의 만행을 규탄하고자 하는 중소상공인들의 마음이 있기 때문”이라면서 일본 제품 불매운동에 적극적으로 동참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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