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제리뷰] 화이트리스트 배제, 아베식 아시아 질서 꿈꾸다
[국제리뷰] 화이트리스트 배제, 아베식 아시아 질서 꿈꾸다
  • 남인영 기자
  • 승인 2019.08.02 08:52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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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베 신조 일본 총리./사진=연합뉴스
아베 신조 일본 총리./사진=연합뉴스

[파이낸셜리뷰=남인영 기자] 아베 신조 일본 총리가 2일 우리나라를 화이트리스트에서 배제하는 조치를 각의에서 의결한다.

아베식 아시아 질서 재편을 위한 단계라고 할 수 있다. 아베 총리가 꿈꾸는 ‘아베식 아시아질서’ 실현을 위한 조치이다.

아베 총리가 꿈꾸는 ‘아시아 질서’는 지난 1일 임시국회 전 자민당 출신 중의원과 참의원 의원이 모두 모인 총회에서 인사말을 통해 국익을 강조하면서 개헌 드라이브를 건 것을 보면 알 수 있다.

한국대학생진보연합 학생들이 지난 29일 오후 서울 종로구 옛 주한일본대사관 앞 소녀상에서 일본의 강제징용 사죄 촉구 및 전범 기업 규탄 기자회견을 하던 중 욱일기와 아베 총리 사진을 불태우고 있다./사진=연합뉴스
한국대학생진보연합 학생들이 지난 29일 오후 서울 종로구 옛 주한일본대사관 앞 소녀상에서 일본의 강제징용 사죄 촉구 및 전범 기업 규탄 기자회견을 하던 중 욱일기와 아베 총리 사진을 불태우고 있다./사진=연합뉴스

국제정세 안에서 국익 지켜나가

아베 총리는 “엄중함이 증가하는 국제 정세 안에서 국익을 지켜 나가 저출산 고령화, 헌법 개정 등 곤란한 문제를 한 몸이 돼 해결하고 싶다”고 말했다.

아베 총리는 ‘엄중함이 증가하는 국제정세’라고 표현했는데 강제징용 문제와 일본 무역보복 조치를 둘러싼 한일 갈등 등을 이야기한 것으로 해석된다.

또한 아베 총리의 궁극적 목적인 ‘개헌’까지 꺼내들면서 아베 총리의 야욕을 고스란히 드러냈다.

지난달 21일 열린 참의원 선거에서 160석을 얻으면서 개헌 발의를 할 수 있는 3분의 2 의석에서 4석이 부족하게 됐다.

이에 아베 총리는 이날 개헌을 이야기함으로써 개헌을 재추진하겠다는 의사를 명확히 한 것이다.

일본의 위기, 그리고 아베의 선택

아베 총리는 일본이 현재 위기 상황에 놓여있다고 판단하고 있다. ‘엄중함이 증가하는 국제정세’라고 표현한 것이 바로 그것이다.

그 핵심은 바로 ‘우리나라’, 더 자세하게 말하면 ‘문재인 정부’이다. 강제징용 배상판결과 그로 인한 한일갈등의 주원인은 문재인 정부에게 있다고 판단하고 있다.

따라서 아베 총리는 우리 정부가 고개를 숙이고 강제징용 배상판결과 관련해서 자국(일본)에게 유리한 대안을 우리 정부가 제시해줄 것을 요구하고 있다.

하지만 우리 정부는 일본에게 유리한 대안을 제시할 생각이 없다. 만약 그것을 제시하게 된다면 우리 대법원을 무시하게 되는 것이고 삼권분립에 위배되기 때문이다.

따라서 이런 생각의 충돌이 벌어진 것이다. 또한 아베 총리의 또 다른 이유는 우리 경제의 성장이다. 문재인 정부를 비롯해 삼성전자가 비메모리 반도체 산업에 대한 대규모 투자를 예고했다.

메모리 반도체 분야에 이어 비메모리 반도체 분야에도 뛰어들게 된다면 일본의 반도체 산업은 초토화될 수밖에 없다.

아베 총리로서는 자국의 반도체 산업을 보호하기 위해서라도 우리 정부에 무역보복 조치를 단행할 수밖에 없다.

경기 의정부시의 부용고, 송현고, 의정부고 등 6개 고등학교 학생들이 지난 26일 서울 종로구 옛 일본대사관 앞에서 '일본산 제품 불매운동 동참 선언 기자회견'을 했다. 한 참가 학생이 소녀상 뒤로 손팻말을 들고 있다./사진=연합뉴스
경기 의정부시의 부용고, 송현고, 의정부고 등 6개 고등학교 학생들이 지난 26일 서울 종로구 옛 일본대사관 앞에서 '일본산 제품 불매운동 동참 선언 기자회견'을 했다. 한 참가 학생이 소녀상 뒤로 손팻말을 들고 있다./사진=연합뉴스

아베가 꿈꾸는 미래, 문재인 정부의 정권교체?

이에 일각에서는 결국 아베 총리가 꿈꾸는 미래는 문재인 정부의 정권교체를 통해 친일본 정권을 탄생시키는 것이다.

아베 총리는 문재인 정부 이후의 정부도 생각하지 않을 수 없다. 문재인 정부 이후 더불어민주당 정부가 계속된다면 아베 총리를 비롯해 일본으로서는 상당히 곤란한 처지에 놓이게 되는 것은 당연하다.

최소한 친일본 정권은 아니더라도 일본에 우호적인 정권을 탄생시켜야 한다는 것이다. 최근 후지TV 보수 논객이 악화된 한일관계를 해소하는 방법은 문재인 대통령의 탄핵 뿐이라고 이야기한 것도 아베 정권의 속내를 고스란히 드러낸 것이라고 할 수 있다.

무역 보복 및 화이트리스트 배제 등을 통해 우리 경제에 타격을 줘서 반문 정서를 한반도에 확산시켜서 내년 총선에서 자신의 의도대로 결과를 도출하겠다는 계산이 깔린 것으로 해석된다.

변수는 곳곳에 내포돼

하지만 아베 총리가 간과한 것이 두 가지가 있다. 하나는 우리나라의 불매운동이다. 아베 총리의 조치 소식이 들리면서 우리나라에서는 일본제품 불매운동이 들불처럼 확산되고 있다.

불매운동은 장기화되면서 국내에 있는 일본 회사들은 상당한 타격이 불가피해 보인다. 또한 일본여행 불매운동으로 인해 일본 중소도시의 경제적 붕괴는 피할 수 없는 상황이다.

이 뿐만 아니라 미국이 개입한다는 점이다. 화이트리스트 배제로 인한 한일갈등이 증폭되면 미국에게도 파장이 불가피하기 때문에 미국이 개입할 수밖에 없다.

아베 총리가 아베식 아시아 질서 재편을 꿈꾸지만 그것이 현실적으로 쉬운 일은 아니다. 정치 전문가는 “아베 총리가 결국 자살골을 넣게 될 것”이라고 경고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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