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폴리리뷰] 조국 국민청문회 논란, 불가 ‘셋’
[폴리리뷰] 조국 국민청문회 논란, 불가 ‘셋’
  • 이정우 기자
  • 승인 2019.08.26 14:23
  • 댓글 0
이 기사를 공유합니다

조국 법무부 장관 후보자가 22일 오전 인사청문회 준비 사무실이 마련된 서울 종로구 적선현대빌딩으로 출근하며 취재진의 질문에 답하고 있다./사진=연합뉴스
조국 법무부 장관 후보자가 22일 오전 인사청문회 준비 사무실이 마련된 서울 종로구 적선현대빌딩으로 출근하며 취재진의 질문에 답하고 있다./사진=연합뉴스

[파이낸셜리뷰=이정우 기자] 조국 법무부 장관 후보자 인사청문회 일정도 제대로 잡히지 않으면서 이른바 ‘국민청문회’가 핵심 이슈로 떠올랐다.

여당인 더불어민주당은 법적 시한을 준수해야 한다면서 국회 인사청문회 일정이 잡히지 않으면 오는 27일 국민청문회를 개최하겠다고 밝혔다.

이에 한국기자협회에 국민청문회 개최를 위한 협조 공문을 보냈고, 기자협회는 회원사들의 의사를 물어보고 최종적으로 판단하겠다는 입장이다.

하지만 국민청문회에 대한 비판적인 목소리가 나오고 있다. 국민청문회가 법적 요건을 갖추지도 못한 청문회이면서 일종의 조 후보자 홍보 수단이 될 수도 있다는 비판인 것이다.

이유 1. 법적 절차 갖추지 못해

장관을 임명하기 위한 절차로는 국회에서 인사청문회를 열고, 인사청문이 이뤄지고 나면 그에 따라 인사청문경과보고서를 채택한다. 그리고 대통령이 임명한다.

이것은 법률로 규정돼 있다. 다만 인사청문회법에 따르면 기한 내 인사청문 절차를 거치지 못했거나, 인사청문 경과보고서를 대통령에게 송부하지 못하면 대통령은 청문회 없이 장관 등을 임명할 수 있다.

따라서 국민청문회는 인사청문회법에 규정돼 있지 않은 일종의 꼼수 전략이다. 따라서 국민청문회는 사실상 번외편이다. 이런 이유로 국민청문회가 열려서는 안된다는 비판이 많다.

다만 조 후보자에 둘러싸인 각종 의혹이 많기 때문에 국민에게 납득을 시켜줘야 할 절차가 필요하다는 인식에 따라 국민청문회를 개최해야 한다는 목소리도 있다.

하지만 ‘악화가 양화를 구축한다’는 그래샴의 법칙이 있듯이 국민청문회가 이번에 개최되고 나면 훗날 국회인사청문회를 무시하고 계속해서 국민청문회를 요구하는 나쁜 선례가 남겨질 가능성이 매우 높다.

이에 국민청문회는 가급적 배제해야 한다는 목소리도 만만치 않다. 법적 요건을 갖추지 않은 청문회는 배제해야 한다는 것이다.

이유 2. 위증 논란

또 다른 이유는 위증 논란이다. 국회청문회는 인사청문회법에 따라 장관 후보자는 위증을 할 시 처벌을 받는다는 선서를 한다. 따라서 장관 후보자가 국회 인사청문회장에서 발언한 내용은 ‘진실’일 가능성이 높다. 설사 거짓이라고 해도 ‘위증’으로 처벌을 할 수 있는 안전장치가 마련돼 있다.

하지만 국민청문회는 장관 후보자가 위증을 했다는 사실이 드러나게 된다고 해도 처벌할 법적 근거가 없다.

따라서 국민청문회는 사실상 후보자의 여론 환기 수단에 불과하다는 비판이 있다. 즉, 후보자 홍보수단으로 사용될 가능성이 높다.

물론 기자협회 등 여러 단체에서 검증하는 것이기 때문에 후보자 홍보수단이 되지 않을 수도 있다는 이야기도 있지만 대체적으로는 후보자 홍보 수단이 될 수 있기에 가급적 배제를 해야 한다는 지적이다.

또한 국회청문회의 경우 각종 피감기관 등에 자료를 요청할 수 있기 때문에 그 어느 기관보다는 보다 명확하고 공정한 자료를 입수할 수 있지만 국민청문회는 자료를 입수하는 것이 쉽지 않다. 따라서 수박 겉핥기식으로 인사청문회가 진행될 가능성이 매우 높다.

이는 후보자에게 오히려 독이 될 것으로 예상된다. 따라서 국민청문회가 국회청문회를 대신하는 것은 어려운 일이라는 것이 정치권의 판단이다.

이유 3. 정쟁 도구화 우려

국민청문회가 결국 정쟁 도구화가 될 것으로 예상된다. 집권여당은 국민청문회를 통해 모든 의혹이 해소됐다면서 야당들이 더 이상 발목을 잡아서는 안된다면서 임명을 해야 한다고 목소리를 낼 것으로 예측된다.

거꾸로 야당들은 아직도 의혹이 해소되지 않았다면서 국회청문회를 열어야 한다고 강조할 것으로 보인다.

이처럼 여야의 정쟁도구화가 되면서 오히려 국민청문회가 또 다른 논란거리를 만들 가능성이 높다.

이는 결국 고비용 저효율의 청문회가 될 것으로 보인다. 국민청문회가 국민적 의혹을 해소하자는 차원에서 개최되는 것이지만 오히려 정쟁의 수단으로 악용될 것으로 예상된다.

댓글삭제
삭제한 댓글은 다시 복구할 수 없습니다.
그래도 삭제하시겠습니까?
댓글 0
댓글쓰기
계정을 선택하시면 로그인·계정인증을 통해
댓글을 남기실 수 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