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산업리뷰] 막 오른 아시아나 인수전, 조용한 이유 ‘셋’
[산업리뷰] 막 오른 아시아나 인수전, 조용한 이유 ‘셋’
  • 어기선 기자
  • 승인 2019.09.03 08:45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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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진=픽사베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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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파이낸셜리뷰=어기선 기자] 아시나아항공의 새 주인을 찾기 위한 예비입찰 마감일이 밝았다. 하지만 시장은 너무나 조용하다.

제2 국적항공사라는 점에서 상당한 매력이 있는 매물이지만 인수전에 뛰어든 대기업을 찾아보기 힘들 정도다.

당초 올해 M&A 중 가장 핫한 이벤트가 될 것이라는 기대는 사그라들고 조용한 인수전이 펼쳐지고 있다.

금호산업과 매각 주간사인 크레디트스위스(CS)증권은 이날 오후 2시 아시아나항공 예비입찰을 마감한다.

이번 매각은 금호산업이 보유한 아시아나항공 주식 6천868만 8천63주(지분율 31.0%·구주)와 아시아나항공이 발행하는 보통주식(신주)을 인수하는 방식으로 이뤄진다.

지금까지 관심을 보인 기업은 제주항공을 보유한 애경그룹과 사모펀드 KCGI 정도이고, 전날 미래에셋대우가 재무적투자자(F1)로서 인수전에 뛰어들기 위해 GS그룹과 현대산업개발 등과 컨소시엄 구성을 조율 중인 것으로 알려지면서 막판 변수로 떠올랐다.

하지만 당초 SK, CJ, 한화 등 주요 대기업들이 인수전에 뛰어들 것이라는 기대와 달리 이들 기업들은 “인수에 관심없다”면서 선을 확실하게 그었다.

한국에 대한 일본의 수출규제로 촉발된 일본여행 거부 운동이 확산하면서 아시아나항공은 9월 중순부터 인천발 후쿠오카·오사카·오키나와 노선 투입 항공기를 기존 A330에서 B767·A321 등으로 변경해 좌석 공급을 축소할 예정이다./사진=연합뉴스
한국에 대한 일본의 수출규제로 촉발된 일본여행 거부 운동이 확산하면서 아시아나항공은 9월 중순부터 인천발 후쿠오카·오사카·오키나와 노선 투입 항공기를 기존 A330에서 B767·A321 등으로 변경해 좌석 공급을 축소할 예정이다./사진=연합뉴스

조용한 인수 1. 악화된 대외환경

조용한 인수전이 된 이유 중 하나는 악화된 대외환경 때문이다. 일본여행 불매운동이 생각보다 장기화되고 있으며, 홍콩 시위도 장기화 국면으로 접어들었다.

여기에 이를 대체할 새로운 항공노선을 찾는 것이 쉬운 일이 아니라는 점이다. 물론 저가항공사(LCC) 보다는 장거리 노선이 있기 때문에 수익성이 크게 악화되지는 않지만 대외환경이 별로 좋은 편이 아니기 때문에 아시아나항공 인수가 크게 매력적이지 않은 상황이 됐다.

무엇보다 LCC가 계속해서 허가 되면서 이들 저가항공사들과 치열한 경쟁을 해야 한다는 점이 아시아나항공으로서는 상당한 부담이 될 수밖에 없다.

일본여행 불매운동, 홍콩 시위라는 변수가 사라진다면 어느 정도 고려해볼 일이지만 일본여행 불매운동은 최소한 내년초까지는 이어질 것으로 예상되며, 홍콩 시위 또한 언제 종료가 될지 의문이다.

여기에 새로운 노선을 만든다는 것 역시 단기간에 이뤄지기 힘든 것이기 때문에 아시아나항공이 크게 매력적인 매물이 되지 못한다고 판단한 것으로 보인다.

사진=픽사베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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조용한 인수 2. 커도 너무 큰 덩치

또 다른 이유는 커도 너무 큰 덩치 때문이다. 아시아나항공뿐만 아니라 에어서울, 에어부산, 아시아나IDT 등 6개 자회사까지 ‘통매각’ 방식을 주채권은행인 산업은행이 고수하면서 아시아나항공을 인수하고자 하는 기업들이 잠시 머뭇거리게 만들고 있다.

앞서 언급한대로 저가항공사들이 홍수를 이루는 시대이기 때문에 아시아나항공 자회사 저가항공사들과 다른 저가항공사들의 경쟁이 치열해질 수밖에 없다.

따라서 대기업들로서는 아시아나항공 인수를 주저하게 될 수밖에 없다. 이에 일각에서는 통매각이 아닌 ‘분리매각’ 방식으로 가야 한다는 목소리도 있다.

너무나 큰 덩치이기에 대기업들도 선뜻 나서지 못한다는 것이다. 따라서 분리매각 방식으로 M&A 시장에 내놓아야 한다는 지적이 있다.

사진=픽사베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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조용한 인수 3. 감당하기 힘든 자금

또 다른 이유는 감당하기 힘든 자금이다. 업계는 구주 인수대금 4천500억원 수준이며 여기에 신주 발행액에 경영권 프리미엄(20~30%)까지 얹으면 인수에 1조원 이상 자금이 필요하다. 게다가 자회사까지 인수하게 된다면 1조 5천억원 규모가 된다.

문제는 불안안 재무구조라는 점이다. 2분기 기준 아시아나항공 부채는 총 9조 5천988억원이다. 적지 않은 투자가 필요한 상황이다.

뿐만 아니라 아시아나항공이 보유한 항공기 86대 중 12대를 제외한 나머지 대부분이 리스(임대) 항공기여서 1년 안에 지급해야 할 운용 리스료만 9천억원이다.

업계 관계자는 “아시아나항공 인수가 당초에는 매력적인 매물로 보였지만 상황이 변화하면서 그다지 매력적인 매물이 아니라는 점을 인식하게 됐다. 매력적인 매물로 보이게 하기 위해서는 무엇인가 대책이 필요하다”고 조언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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