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제리뷰] 볼턴의 경질, 주목할 변화 ‘둘’
[국제리뷰] 볼턴의 경질, 주목할 변화 ‘둘’
  • 남인영 기자
  • 승인 2019.09.11 08:42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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존 볼턴 전 미국 백악관 안보좌관./사진=연합뉴스
존 볼턴 전 미국 백악관 안보좌관./사진=연합뉴스

[파이낸셜리뷰=남인영 기자]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10일(현지시간) 존 볼턴 미국 백악관 국가안보보좌관을 전격 경질했다.

트럼프 대통령은 트위터를 통해 볼턴 보좌관과 그동안 많은 사안에서 견해를 달리했다면서 사임 이유를 밝혔다. 트럼프 대통령은 다음주 새로운 국가안보보좌관을 지명할 것이라고 말했다.

물론 볼턴 보좌관은 자신이 사직서를 제출했다면서 경질이 아니라 사임이라고 주장했지만 트럼프 대통령은 ‘경질’이라는 표현을 사용했다.

볼턴 보좌관이 지난해 3월 22일 국가안보보좌관에 임명됐지만 1년 6개월 만에 불명예 퇴진을 했다.

볼턴 보좌관이 대표적인 ‘네오콘(新보수)’ 출신으로 미국의 외교정책에 강경론자로 분류된다.

사진=연합뉴스
사진=연합뉴스

변화 1. 대북 문제의 변화

볼턴 보좌관의 경질은 미국의 대북 비핵화 협상에 변화를 예고한다. 볼턴 보좌관이 대표적인 대북 강경파라는 점에서 그의 경질은 미국의 협상 전략이 변화할 것이라는 것을 보여준다.

최선희 북한 외무성 제1부상이 미국과 대화할 용의가 있다면서 이달 말에 대화를 시작하자고 하는 가운데 볼턴 보좌관이 경질됐다는 것은 비핵화 협상 내용이 상당한 변화가 있을 것이라는 것을 예고한다.

볼턴 보좌관은 지난 하노이 회담 당시 빅딜을 주장한 대표적인 인물이다. 빅딜 협상으로 인해 오히려 하노이 회담이 결렬됐고, 그로 인해 북미 대화가 교착상태에 빠졌다는 점을 감안하면 볼턴 보좌관의 경질은 미국이 ‘빅딜’보다는 ‘스몰딜’에 초점을 맞출 것으로 예측되는 대목이다.

무엇보다 북한이 계속적으로 동해상에 단거리 발사체를 발사한 것이 미국과의 협상에서 ‘경제적 지원’ 등이 아닌 ‘체제 보장’을 원하는 것으로 해석되면서 미국의 대북 메시지 변화가 필요하다는 목소리가 높다.

그동안 미국은 북한이 핵을 포기하면 ‘엄청난 경제적 지원’을 하겠다는 약속을 했지만 북한이 원하는 대답은 ‘엄청난 경제적 지원’이 아니라 ‘체제 보장’이라는 점이 이번 단거리 발사체 발사에서 고스란히 드러난다.

우리나라가 F-35 전투기를 도입하거나 지난 8월 한미군사훈련 등에 대해 북한이 신경질적인 반응을 보이는 것은 북한이 미국에 원하는 것은 ‘경제적 지원’이 아닌 ‘체제 보장’라는 것을 알 수 있다.

하지만 볼턴 보좌관은 그동안 ‘체제 보장’보다는 ‘경제적 지원’에 초점을 맞춰서 빅딜을 성사시키려고 했다.

그런 볼턴 보좌관이 경질됐다는 것은 비핵화 협상에 있어 미국이 ‘스몰딜’로 가고, 경제적 지원보다는 ‘체제 보장’ 쪽으로 기울어질 가능성이 있다는 것을 보여주는 대목이다.

물론 후임 보좌관에 누가 오느냐에 따라 달라지겠지만 미국의 대북 정책에 변화가 있을 것이라는 것을 보여준다.

사진=픽사베이
사진=픽사베이

변화 2. 이란 제재의 변화

또 다른 변화는 이란 제재의 변화다. 국제유가와 국제금값이 볼턴 보좌관 경질 이후 하락세를 보였다는 점은 이란 제재의 변화가 있을 것이라는 것을 예고하기 때문이다.

볼턴 보좌관은 ‘전쟁광’란 별명을 갖고 있다. 실제로 미국이 이란 제재를 주도했고, 이로 인해 중동의 군사적 긴장이 높아졌다. 이로 인해 금을 비롯한 안전자산에 상당한 관심이 높아졌고, 원유 가격 역시 세상 모르고 치솟았다.

전쟁광 볼턴 보좌관이 경질되면서 미국의 대이란 제재에 대한 변화가 있지 않겠냐는 기대가 생기면서 원유 가격과 금값이 하락세를 보인 것이다.

마이크 폼페이오 미국 국무 장관은 볼턴 보좌관이 경질되자마자 기자들에게 “트럼프 대통령은 이달 말 유엔총회에서 하산 로하니 이란 대통령을 전제조건 없이 만날 수 있다”고 밝혔다.

결국 대이란 제재의 변화 가능성을 이야기한 것이다. 더욱이 볼턴 보좌관은 이란 제재의 주도적 역할을 해왔다. 우리나라에도 호루무즈 해협에 군대를 파병해줄 것을 요청하는 등 이란 제재에 주도적 역할을 해왔는데 볼턴 보좌관이 경질되면서 변화가 불가피해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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