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산업리뷰] 아트와 가전제품 만나다, 데카르트 마케팅 유행
[산업리뷰] 아트와 가전제품 만나다, 데카르트 마케팅 유행
  • 채혜린 기자
  • 승인 2019.09.23 09:03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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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진=픽사베이
사진=픽사베이

[파이낸셜리뷰=채혜린 기자] 최근 TV 광고 등을 보면 가전제품인지 미술작품인지 헷갈리게 하는 광고가 눈에 띈다. 분명 냉장고임에도 불구하고 예술작품처럼 보이는 경우가 있고, TV 브라운관임에도 거장 예술 작품을 감상하게 하는 경우도 있다.

이를 이른바 데카르트 마케팅이라고 부른다. 텔레비전이나 냉장고 등 가전제품에 예술적 디자인을 적용해 브랜드 가치를 높이는 마케팅을 말한다.

데카르트는 철학자 이름이 아니라 기술(tech)과 예술(art)의 합성어다. 이는 차가운 가전제품이 따뜻한 브랜드와 가치를 입히는 작업을 말한다.

밀레리얼 세대의 등장, 데카르트 마케팅 태동

데카르트 마케팅이 태동하게 된 것은 밀레리얼 세대의 등장 때문이다. 밀레리얼 세대는 1980~2000년에 태어난 세대를 말하며 디지털과 함께 자라난 세대이다.

이들은 SNS 발달로 인해 기존 마케팅이 소용 없는 시대다. 이들은 오프라인 매장에서 상품을 구경한 후 마음에 드는 것이 있으면 스마트폰 등을 통해 온라인 쇼핑몰에서 구매한다. 따라서 기존 마케팅은 소용이 없다.

또한 밀레니얼 세대는 브랜드 등을 더욱 중시한다. 기존 세대는 상품 기능과 그에 관한 정보 수집에 큰 비중을 뒀다면 밀레니얼 세대는 브랜드와 가치 등에도 신경을 쓰는 세대이다. 따라서 기업들이 브랜드와 가치 등에 더욱 신경을 써야 한다. 그런 의미에서 가전제품이 예술작품과 만남을 갖는다는 것은 자연스런 일이다.

삼성 vs LG의 대전

가전제품에서 데카르트 마케팅을 펼치는 회사는 삼성전자와 LG전자다. 삼성전자는 최근 모바일 콘텐츠에 최적화된 세로형 디자인 TV ‘더 세로(The Sero)’에 이어 커스터마이징 가전 시대를 연 비스포크 냉장고를 선보이며 가전제품의 디자인 혁신을 주도하고 있다.

LG전자는 본질적인 기능에 충실한 디자인을 추구하는 LG 시그니처를 통해 간결한 것이 가장 아름답다는 정의를 제품에 구현해냈다.

냉장고 역시 나만의 주방을 꾸미는 가전제품이 되고 있다. 삼성전자는 생활가전 사업의 새로운 비전인 프로젝트 프리즘(Project PRISM) 프로젝트를 공개하고 맞춤형 가전 시대를 본격화했다.

LG전자는 지난해 프리미엄 프라이빗 가구 가전 브랜드 ‘LG 오브제(LG Objet)’를 공개했다. LG 오브제는 나만의 시간, 나만의 공간, 나만의 가전이라는 콘셉트로 개인과 공간에 집중한 것이 차별화되는 지점이다.

문제는 일반 마케팅 보다 인지도 높은 예술작품을 디자인에 적용하면서 추가적인 비용이 소요되면서 제품의 가격이 올라간다는 것이다.

또 다른 단점은 브랜드나 에술작품을 내세우면 소비자들이 당연스럽게 구매한다는 생각을 버려야 한다는 점이다.

이에 업계에서는 데카르트 마케팅이 성공하기 위해서는 가전제품 자체가 본연의 역할을 제대로 할 수 있는 훌륭한 기능이 있어야 한다고 조언하고 있다.

업계 관계자는 “빛 좋은 개살구라는 말이 있다. 만약 기능이 허술한데 훌륭한 예술작품으로 채워진다면 초반에는 관심을 끌겠지만 결국 소비자는 외면하게 될 것이다. 그러니 본연의 기능부터 확실히 다져 놓고 데카르트 마케팅을 해야 한다”고 조언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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