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소셜리뷰] 사과값은 폭락했지만 소비자들은 ‘글쎄’
[소셜리뷰] 사과값은 폭락했지만 소비자들은 ‘글쎄’
  • 전민수 기자
  • 승인 2019.10.21 11:06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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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진=픽사베이
사진=픽사베이

[파이낸셜리뷰=전민수 기자] 사과 농가는 올해 눈물을 흘려야 했다. 문제는 소비자들은 사과값이 폭락했다는 소식만 들을 뿐이지 그에 따른 혜택을 별로 누리지 못하고 있기 때문이다.

강남에 사는 주부 박모씨(36)는 장을 보러 시장에 나갔다가 빈손으로 돌아와야 했다. 사과값이 생각보다 비쌌기 때문이다.

박모씨는 “뉴스에서는 계속해서 사과값이 폭락했다고 하는데 시장에 가서 보면 사과값이 별로 폭락했다는 생각이 들지 않는다”고 볼멘 소리를 냈다.

전통시장이나 대형마트 등에서 사과값은 요지부동이라는 이야기다. 물론 대형마트를 중심으로 이벤트를 벌이고 있지만 그것도 한시적일 뿐이지 사과값은 요지부동이라는 것이 소비자들의 대체적인 시각이다.

실제로 ‘사과값이 폭락해서 농민들이 울쌍’이라는 언론보도 기사의 댓글들을 살펴봐도 현지 농민들의 체감과 소비자의 체감은 괴리됐다는 것을 알 수 있다.

경제학에서 ‘수요와 공급의 법칙’을 제일 첫 번째로 나오는데 농산물은 비탄력적이기 때문에 수요에 비해 공급이 조금만 넘쳐도 가격이 하락하고, 수요에 비해 공급이 조금만 줄어들어도 가격이 급등한다.

하지만 이런 경제학적인 원칙도 최근 농산물 가격 정책에서는 적용이 되지 않는다고 경제학자들은 입을 모으고 있다.

그 이유는 중간유통 때문이라는 분석이 지배적이다. 농수산물이 실제로 농어민과 소비자가 직접 연결돼야 하는데 중간유통이 상당하면서 중간유통이 차지하는 비중이 엄청나다는 것이다.

국회 농림축산식품해양수산위원회 정운천 바른미래당 의원이 해양수산부로부터 받은 자료에 따르면 유통비용이 수산물 가격의 52.3%를 차지했다.

예를 들면 1만원짜리 수산물을 구입할 경유 유통비용은 5천230원이며 생산자는 4천770원을 가져가는 셈이다.

이로 인해 생산량이 많을 경우 산지의 가격은 폭락할지는 모르지만 중간유통을 거치면서 가격은 계속 유지되는 셈이다.

즉, 산지 가격이 폭락하면 중간유통이 그만큼 이득을 보는 셈이다. 따라서 산지 가격의 변동이 소비자 가격의 변동으로도 연결돼야 하는 그런 시스템이 필요하다는 지적이 나온다.

정운천 의원은 “수산물의 경우 산지와 소비지를 거치는 유통경로가 복잡해 생산자는 제값을 받지 못하고, 소비자는 수산물을 비싸게 구입하는 구조가 반복되고 있어 개선이 시급한 실정”이라고 지적했다.

농수산물의 유통이 도소매를 거치면서 복잡한 구조를 띄게 되고, 그 과정에서 중간유통업체가 거대한 자본력과 로비력 등을 통해서 이득을 얻고 있다는 것이다.

이에 생산자나 소비자 모두 고통을 받지만 중간유통은 오히려 이득을 보는 구조이다. 따라서 중간유통이 이득을 보는 구조가 아닌 생산자와 소비자 모두 이득을 보는 그런 구조로 바뀌어야 한다는 지적이 나온다.

실제로 지난 24일 전북 장수군청 앞에서 사과 농민 250여명이 “중간 마진 독식하는 유통구조 개선하라” 등의 구호를 외치며, 농가 생산비 보전과 유통 활성화를 담은 조례제정 등 대책 마련을 요구했다.

이들의 요구는 단순히 일시적인 이벤트 등으로 농산물 소비 촉진운동을 펼칠 것이 아니라 고질적인 유통구조를 개선해야 한다는 지적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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