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산업리뷰] 일본 불매운동+의무휴업, 빼빼로데이 “어찌하오리까”
[산업리뷰] 일본 불매운동+의무휴업, 빼빼로데이 “어찌하오리까”
  • 채혜린 기자
  • 승인 2019.10.31 15:40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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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진=연합뉴스
사진=연합뉴스

[파이낸셜리뷰=채혜린 기자] 11월 11일은 ‘빼빼로데이’로 유통업계가 가장 반기는 날이기도 하다. 추석 연휴가 지난 후 연말연시 할인행사가 있을 때까지 매출이 위축되면서 유통업계는 근심이 가장 많은 시기다.

그런 시기에 ‘빼빼로데이’가 탄생하면서 유통업계는 상당히 많은 미소를 띄게 만들고 있다. 그런 빼빼로데이가 올해에는 ‘울쌍’이 될 것으로 예측된다.

그것은 일본제품 불매운동 여파가 여전히 지속되고 있으며 대형유통업체는 ‘의무휴업’이 적용되기 때문이다.

일본과자에서 유래된 ‘빼빼로’

막대초코과자의 기원은 롯데제과가 일본과자 ‘포키’를 차용해서 만든 ‘빼빼로’로 알려졌다. 하지만 ‘빼빼로데이’는 우리 고유의 문화이다.

한 여고생이 서로의 우정을 확인하는 차원에서 막대초코과자를 나눠준 것이 기원이 돼서 오늘날 ‘빼빼로데이’가 탄생했다.

1993년 부산의 한 여고에서 친구들에게 ‘살 좀 빼라’는 의미로 11월 11일 막대초코과자를 나눠줬다. 그것이 유행처럼 번졌고 해마다 11월 11일만 되면 막대초코과자의 매출이 상승하는 것을 예의주시한 롯데제과 경남지역 소장은 본사에 이 사실을 알렸고, 본사는 발 빠르게 마케팅을 하면서 오늘날 ‘빼빼로데이’가 됐다.

또한 롯데제과 등 제과업체는 빼빼로데이를 전후로 막대초코과자의 매출이 절반을 차지한다. 그만큼 막대초코과자를 나눠주는 것이 일반적인 현상이 됐다.

올해는 예전만 못할 듯

문제는 올해 빼빼로데이는 예전만 못할 것으로 예상된다. 그 이유는 일본제품 불매운동 때문이다.

막대초코과자 원조가 일본에서 왔다는 사실을 이제 많은 사람들이 알게 됐고, 빼빼로데이가 ‘상술’이라는 인식이 강해졌기 때문이다.

이로 인해 유통업계는 빼빼로데이 마케팅을 축소하기로 결정했다. 편의점 GS25는 빼빼로데이 이벤트를 ‘하나더데이’ 이벤트 중 하나로 축소해 운영한다.

CU 역시 11월 메인 행사로 ‘블랙위크’를 정하고 빼빼로데이는 메인 행사와 별개로 진행하기로 했다. 이마트24는 ‘빼빼로데이’ 대신 ‘스윗 데이’라는 명칭을 사용하기로 했다.

다만 미니스톱이나 롯데그룹 계열사인 세븐일레븐만 빼빼로데이를 겨냥한 행사를 열기로 했다.

여기에 11월 11일은 월요일이다. 11월 10일 일요일은 대형마트가 의무휴업에 돌입하는 둘째주 일요일이다.

이런 점을 감안하면 빼빼로데이 전후 막대초코과자의 매출이 예년에 비해 상당히 떨어질 것이라는 분석이 지배적이다.

이마트 관계자는 “올해 빼빼로데이 행사는 최대한 축소해 진행할 방침”이라며 “대신 수능을 앞둔 만큼 수능 관련 초콜릿 등 과자류 행사를 확대해 진행할 예정”이라고 말했다.

새로운 문화 정착이 필요

이런 가운데 다른 일각에서는 빼빼로데이 대신 다른 문화의 정착이 필요하다는 목소리도 있다.

11월 11일이 가래떡을 닮았다고 해서 ‘가래떡데이’로 불리고 있고, 농민의 날이기도 하다. 이런 이유로 농산물 소비 촉진을 위해 농산물을 이용한 다양한 문화를 창달해야 한다는 것이다.

하지만 또 다른 일각에서는 빼빼로데이는 자발적인 문화 전파였다는 점을 살펴보면 문화를 강압적으로 심을 수는 없다는 것이다.

업계 관계자는 “빼빼로데이가 워낙 강력한 문화였기 때문에 그것을 대체할만한 문화를 찾기란 쉽지 않다. 하지만 올해 빼빼로데이는 예년에 비해 상당히 축소될 것으로 예측된다”고 전망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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