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대국의 나의 역사, 자서전을 쓰다] 6. 누구나 쓸 수 있다.
[김대국의 나의 역사, 자서전을 쓰다] 6. 누구나 쓸 수 있다.
  • 김대국
  • 승인 2019.10.31 16:5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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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파이낸셜리뷰] 재능에 대해 의심하지 말고 이 순간을 기록하라

흔히 사람들은‘내가 자서전을 어떻게 쓰나’, ‘자서전 쓰다 괜히 비웃음만 사지 않을까?’, ‘내가 잘 쓸 수 있을까’라는 등의 이유로 자서전을 쓸 염두조차 못가진다. 하지만 한번 지나가면 잊혀 질 시간들을 나만의 소중한 추억으로 남길 필요가 있다. 더욱이 자신의 작은 흔적을 통해 인류에게 조금이나마 도움이 되길 바란다면 나를 위한 역사 쓰기에 도전하라!

나를 알면 내 삶이 바뀐다. 나를 아는 가장 좋은 방법은 성찰하고 그것을 글로 써 보면 정리가 된다. 글을 쓰는 자체는 고통이겠지만 동시에 황홀한 달콤함이다.

나의 역사 쓰기는 하나뿐인 내 삶을 기록으로 남기는 일이고, 가족과 지인에게 큰 유산을 전하는 일이며, 살면서 쌓아온 아픔을 털어내고 나를 치유하는 일이다. 그러나 가장 큰 힘은 내가 누구인지 알게 해준다.

이제껏 최선을 다해 살아온 삶의 순간순간을 글로 옮기면서, 나를 이제껏 보지 못했던 각도에서 새롭게 보는 기회가 된다.

기억 속의 오해와 후회를 걷어내고 잊었던 장점과 삶의 기쁨을 재발견한다. 이러한 성찰은 앞으로의 내 삶, 앞으로의 선택도 달라지게 한다.

나의 역사를 쓰면서 글 쓰는 방법 습득은 물론이고 함께 더 나은 삶을 사는 전략을 깨닫게 된다. 삶을 돌아보고, 나와 대화하고, 글쓰기와 독서로 통찰을 키우며 미래의 자아를 준비하는 것이다. 인생을 글로 기술하는 내적 동기가 시작할 때 진정한 내적 동기와 행위의 의미를 발견하게 된다.

카톡이면 만사형통

카톡을 할 줄 알면 누구나 쓸 수 있다. 블로그, 트위터, 페이스북, 인스타그램 등을 하면 더 말할 나위가 없다. 인간은 누구나 글을 쓰고, 자신의 삶을 실시간 고백한다.

모두가 작가인 세상이 되었다. 문제는 다른 사람들이 주목해 주지 않은 이유를 알필요가 있다. 답은 간단하다. 자신만의 독창성과 유일한 것을 보여야 하는 데 유명한 것의 모사품이기 때문이다. 우리는 단순한 ‘표현’을 ‘창작’이라고 착각하고 있는 건 아닐까? 순간의 감정 배설을, 독창적인 예술이라고 뻗대는 건 아닐까?

‘자기 고백’이 범람하는 SNS 시대에, 존재론적 질문과 새로운 삶의 디자이너가 되어 밀도와 순도가 높은 품위 있는 문장을 쓰는 것이 자기정당성과 정체성을 깨닫게 된다.

자기 역사 쓸 때 주의해야 할 사항은?

실제 경험하고 느끼는 대로 표현해야 순수하고 감흥을 불러놓을 수 있다.

관습이나 현재의 관점에서 판단하는 기준에 따라 생각해서는 곤란하다. 그리고 자신의 감정에 대해 아무런 지시 없이 흐르는 대로 내버려두어야 한다.

내면에서 바라본 감정의 코드를 그대로 좇아가는 것이 중요하다. 즉 자발적인 자기 흥미를 따라가는 것이다.

글쓰기는 더 이상 ‘표현의 기술’이 아니다. 문화, 종교, 인간을 이해하면서 논리적으로 생각하고 생활로 실천하는 수단이다. 단순한 문장 작법이 아니다. 세계를 인식하고 자아를 성찰하는 소통의 통로다. 향후 글쓰기가 인간 공동체의 삶을 지향하는 인문학과 연결되었으면 한다. 대학과 시민강좌에서 글쓰기 교육이 중요하게 다뤄진 것은 이 때문이다.

끝으로 나의 역사 쓰기의 원리를 네 가지 측면에서 살펴본다.

첫째, 자기 객관화의 원리로 서술자와 피서술자가 내적으로 동일인물일 것을 전제로 한다. 다양한 차원의 객관성을 확보해야 한다.

둘째 관계성의 원리의 경우 자신의 이야기를 글로써 풀어내기 위해서는 타자들과 상보적 관계, 대립적 관계 종속관계 등의 통찰이 있어야 한다.

셋째, 진정성의 원리는 저자가 솔직하게 자신의 경험을 말해야 한다.

저자의 이야기가 객관적이고 역사적 사실인가가 중요한 것이 아니라 진솔성이 핵심이다. 자신이 경험한 사건 사고에 관한 자시의 감정을 솔직하게 묘사한다. 넷째, 동일성의 원리는 자신이 경험한 것을 시간 순으로 배열하는 것 이상으로 하나의 완성도 높은 서사에는 사건들을 인과적으로 엮어주는 접착제 즉 플롯이 필요하다.

자서전은 자신의 삶을 글로 표현하면서 객관화시키는 과정과 사유의 과정을 경험하기 때문에 자신을 재발견하는 기회를 줌으로써 치료의 강력한 도구가 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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