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코리뷰] 경영활동에 상반된 시각 보인 기업-공정위
[이코리뷰] 경영활동에 상반된 시각 보인 기업-공정위
  • 이성민 기자
  • 승인 2019.11.05 12:5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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조성욱 공정거래위원장이 5일 오전 서울 서초구 쉐라톤 서울 팔래스 강남 호텔에서 열린 제178회 중견기업 CEO 조찬 강연회에서 '건강한 기업 생태계 조성을 위한 공정위 역할과 과제'를 주제로 강연하고 있다./사진=연합뉴스
조성욱 공정거래위원장이 5일 오전 서울 서초구 쉐라톤 서울 팔래스 강남 호텔에서 열린 제178회 중견기업 CEO 조찬 강연회에서 '건강한 기업 생태계 조성을 위한 공정위 역할과 과제'를 주제로 강연하고 있다./사진=연합뉴스

[파이낸셜리뷰=이성민 기자] 경영활동에 대한 시각을 어떤 식으로 볼 것이냐에 따라 문재인 정부의 기업 정책에 대해 ‘죽겠다’는 하소연을 할 수도 있고, ‘공정하다’는 평가를 내릴 수도 있다.

5일 쉐라톤 서울 팔레스 강남 호텔에서 열린 조성욱 공정거래위원장 초청 강연회에서는 기업과 공정위의 시각이 완전히 다르다는 것을 보여줬다.

기업들은 ‘죽겠다’면서 규제 혁신 등을 하소연을 했지만 조 위원장은 어렵더라도 법은 지켜야 한다면서 소신을 굽히지 않았다.

이는 앞으로 공정위가 어떤 식으로 활동을 하겠다는 것을 고스란히 보여줬다고 해도 과언이 아니다.

나쁜 시장이 착한정부보다 낫다

강호갑 중견기업연합회 회장은 “나쁜 시장이 착한 정부보다 낫다는 것이 기업인들의 인식이다. 기업인들은 무엇을 위한 정의를, 누구를 위한 평등을 이야기하는지 잘 모르겠다”면서 문재인 정부의 기업 정책에 대해 직격탄을 날렸다.

검찰의 ‘타다’ 기소에 대해서는 “우버가 미국 택시회사들에게 승소한 미국 판결문을 보면 ‘공정거래법은 경쟁자를 지키기 위해서가 아니라 경쟁을 지키기 위해 존재한다. 수익보전을 위해 새로운 시장 진입 막는다면 우리는 택시가 아닌 마차를 타고 있어야하고 컴퓨터가 아닌 주판을 쓰고 있어야한다’는 내용이 있다”면서 검찰의 기소는 잘못됐다는 점을 강조했다.

최병오 패션그룹형지 회장은 “다른 모임에 가면 회사걱정하느라 기업인들이 죽을 지경이다. 기업인 기살리는데 앞장서달라”면서 조 위원장에게 어려움을 호소했다.

부당한 내부거래가 ‘일감 몰아주기’

하지만 조 위원장은 원사업자이면서 하도급사업자에 있는 중견기업들이 자발적으로 공정거래에 앞장 서야 한다고 주문했다. 특히 거래 효율성을 위한 내부 거래와 일감 몰아주기를 구분해달라는 요구에 대해서는 제대로 된 내부거래는 기업 가치를 상승시키는 활동이며, 부당한 내부거래는 일감 몰아주기라고 규정했다.

또한 경쟁제한 우려가 없는 중소·벤처기업 인수합병은 신속히 처리하고 공정위의 판단기주넹 대한 예측 가능성을 높이겠다고 약속했다.

이어 “내부거래를 들여다보고 있지만 모든 내부거래가 공정거래위원회의 제재 조치사항은 아니다”며 “일감 몰아주기 등 부당 내부거래가 편법적 경영 승계, 비효율적 자원분배를 야기하는데 일감몰아주기나 총수 사익편취에 이용되면 공정위의 정책 대상이 될 것”이라면서 준법을 강조했다.

무엇보다 강 회장의 ‘나쁜 시장이 착한 정부보다 낫다’는 발언에 대해 “공감하며 공정위가 개입하기보다 중견기업인들이 지배구조를 개선하고 일감몰아주기를 자율적으로 하지 않는 것이 더 중요하다”면서 자발적인 법규 준수를 말했다.

상반된 시각 그래도 대화의 의미는

이처럼 공정위와 기업인들이 서로 상반된 시각을 보였지만 이날 만남에 대해서는 상당한 의미를 부여했다.

서로 인식의 차이를 확인하면서도 상대가 어떤 것을 원하는지 명확히 하는 자리였기 때문이다.

공정위는 기업인들의 목소리를 최대한 반영해서 공정거래법을 최적으로 개정하겠다는 생각이고, 기업인들 역시 법규정을 제대로 지키면서 기업활동을 하겠다는 의사를 밝혔다.

그러면서도 규제개혁에 대해서는 공감대는 형성된 모습이다. 다만 아직도 국회에서 처리해야 할 법안이 있기 때문에 현실적으로 쉬운 일은 아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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