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폴리리뷰] 與, 모병제 띄우기...전제조건 ‘셋’
[폴리리뷰] 與, 모병제 띄우기...전제조건 ‘셋’
  • 이정우 기자
  • 승인 2019.11.08 09:2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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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진=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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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파이낸셜리뷰=이정우 기자] 더불어민주당 싱크탱크인 민주연구원이 던진 ‘모병제’가 정치권의 화두가 되고 있다. 모병제는 인구절벽 시대에 병역 자원을 확보하기 위한 불가피한 선택이라는 점에서 ‘신의 한수’라는 평가를 받고 있다.

하지만 여러 가지 문제도 봉착하고 있는 것도 사실이다. 게다가 내년 총선을 앞두고 있는 상황에서 모병제는 엄청난 파급효과를 볼 것으로 예측된다.

벌써부터 정치권에서는 모병제를 두고 시끄럽다. 우리나라와 같이 남북이 휴전 중인 상황에서 과연 모병제가 대안이 될 수 있을지 그 논쟁이 뜨거워질 수밖에 없다.

인구절벽 현실에서 필요한 대안

민주연구원이 내건 이유는 ‘인구절벽 시대에 현실적인 대안’이라는 것이다. 인구가 줄어들고 있는 현실에서 ‘징병제’만으로 병역 자원을 충당한다는 것은 현실적으로 어렵다. 그런 이유 때문에 모병제를 통해 병역 자원을 충당하는 것이 필요하다는 목소리다.

2025년부터 군 징집 인원이 부족해서 징병제를 유지하기 힘들다. 50만(사병 30만)을 복무 기간 18개월로 유지하는 것이 현실적으로 어렵다. 결국 전문병사제를 도입해서 50만을 유지하는 것이 필요하다는 것이다.

또한 이는 내년 총선을 노린 것이라고 할 수 있다. 20대 남성의 가장 고민하는 것 중 하나가 바로 ‘군대’이다. 그런데 모병제 공약이 도입되면 20대 남성은 군대를 가는 것에 대한 고민에서 해방할 수 있다. 게다가 여성들 역시 남성들의 군입대로 인한 차별에서 벗어날 수 있기 때문에 2030세대의 표심을 잡을 수 있는 총선 공약으로 적절하다.

때문에 자유한국당은 ‘총선용 공약’이라면서 크게 반발하고 있다. 더불어민주당 지도부는 ‘정리 안된 이야기’라면서 신중한 입장을 보이고 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모병제’는 내년 총선 공약에서 가장 핫한 이슈가 될 것으로 예상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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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제조건 1. 공정성

모병제가 성공하기 위해서는 공정성을 담보해야 한다. 단순히 군대라는 직장을 갖고 싶어하는 사람들이 지원하는 것인데 무슨 ‘공정성’이냐는 이야기를 할 수도 있겠지만 모병제를 실시하는 미국에서도 ‘공정성’ 문제가 상당한 걸림돌이 되고 있다.

이라크전에 참가한 미군 중 대다수는 빈민 지역 출신이나 형편이 좋지 않은 미국인이면서 소외된 계층이다.

다시 말하면 모병제에 응하는 사람들은 ‘형편이 좋지 않은’ 사람들이라는 이야기다. 우리나라 역시 모병제가 실시되면 형편이 좋지 않은 사람들이 지원을 할 가능성이 매우 높다. 다시 말하면 불공정하다는 것이다.

돈이 많거나 좋은 환경에 자란 사람들은 군대에 가지 않고, 나쁜 환경에서 자란 사람들이나 당장 먹을 것이 필요한 사람들이 입대하는 현상이 발생하게 되면서 우리 사회의 또 다른 불공정을 낳을 수도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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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제조건 2. 예산

또 다른 전제조건은 예산 확보이다. 1인당 200만원씩만 잡아도 7조원이라는 예산이 필요하다는 분석이 민주연구원에서 나왔다. 물론 징병제로 인한 사회적 비용을 감안하면 최대 15조 7천억원을 줄일 수 있다는 계산도 있다.

하지만 단순 계산만으로 일단 7조원의 예산이 필요하다. 문제는 1인당 월급 200만원은 최소 임금이라는 점에서 계급이 올라갈수록 복무기간이 늘어날수록 임금은 높아질 수밖에 없다. 따라서 예산은 더 들어가게 된다.

이런 예산 확보를 해야 하기 때문에 모병제를 신중하게 검토할 수밖에 없다. 무엇보다 모병제로 전환하게 된다면 일자리 창출과 연결된다는 점에서 정치적 합의가 필요한 상황이기도 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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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제조건 3. 안보

또 다른 전제조건은 바로 안보 문제다. 우리나라가 휴전 상태이기 때문에 남북이 대치 중에 있다. 휴전 상태에 있는 국가가 징병제에서 모병제로 전환하는 것이 과연 온당한 것인가의 문제가 있다.

징병제에서 모병제로 전환하게 되면 그만큼 안보 공백이 생긴다는 우려가 발생한다. 물론 현대전(戰)은 ‘병력 숫자’로 하는 것이 아니라 첨단무기를 얼마나 많이 확보하고 있으며, 그것을 제대로 운용하는가에 있다.

따라서 병력 숫자가 많다고 해서 ‘강한 군대’가 아니라는 것이 군사전문가들의 이야기다. 하지만 전통적인 사고방식에서는 ‘병력 숫자’가 줄어든다는 점에서 모병제에 대한 우려의 목소리를 낼 수밖에 없다.

모병제를 실시하기 위해서는 결국 남북이 평화체제로의 전환이 필요하다. 문제는 현재 북한이 우리와의 대화를 단절하고 호전적인 분위기를 보이고 있다는 점이다. 따라서 모병제 논의가 현실적으로 쉽지 않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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