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코리뷰] 줄어든 소득격차, 정부는 자화자찬...문제는 ‘내수’
[이코리뷰] 줄어든 소득격차, 정부는 자화자찬...문제는 ‘내수’
  • 이성민 기자
  • 승인 2019.11.21 15:29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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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진=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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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파이낸셜리뷰=이성민 기자] 소득 상위 20%와 소득 하위 20%(이하 1분위) 가계의 명목소득 격차가 줄어들면서 정부는 ‘소득주도성장’에 대한 자화자찬이 이어지고 있다. 하지만 자영업은 아직도 힘든 상황이기 때문에 소득주도성장을 완성하기 위해서는 자영업의 불황 탈피가 중요하다는 지적이 나온다.

통계청은 20일 소득격차가 4년만에 줄어들었다고 발표를 했고, 정부는 ‘소득주도성장’이 결실을 맺은 것이라고 평가했다.

정부의 ‘돈’으로 1분위에 대한 지원을 아끼지 않으면서 소득격차가 줄어들었다고 볼 수 있다. 문제는 소비 시장이 아직도 위축되면서 자영업자의 근심은 아직도 크다.

문 대통령 “소득주도성장 성과 분명히 나타나”

문재인 대통령은 이날 발표된 3분기 가계동향 조사 결과와 관련해서 “소득주도성장 정책 성과가 분명하게 나타나고 있는 것”이라고 평가했다고 고민정 청와대 대변인이 전했다.

그러면서 “앞으로도 포용적 성장을 위한 정부 정책 노력을 일관되게 지속해 나가야 한다”고 밝혔다. 이는 소득주도성장을 앞으로도 계속 유지하겠다는 정부의 의지를 보여준 것이다.

홍남기 경제부총리 겸 기획재정부 장관 역시 이날 페이스북을 통해 “소득주도성장, 포용성장의 효과가 본격화 되고 있다”고 자평했다.

홍 부총리는 “3/4분기 기준으로는 2015년 이후 처음으로 개선된 것으로 추세적으로 악화되어 오던 최근 분배지표 흐름과는 확연히 다른 모습이 아닐 수 없다”고 말했다.

이어 “이러한 소득분배 여건 개선에는 최근 고용 회복과 함께 정부 정책효과가 비교적 잘 작동한 것으로 평가한다”고 언급했다.

4년만에 소득격차 감소세, 자영업은 몰락

이날 통계청은 1분위 가계 명목소득이 1년 전보다 5만 6천800원(4.5%) 늘었고, 소득 상위 20%(5분위) 명목소득은 6만 4천500원(0.7%) 늘어 소득격차가 4년만에 감소세로 전환했다고 발표했다.

3분기 가구당 월평균 소득은 487만 6천900원으로 1년전에 비해 2.7% 증가했다. 실질소득도 전년동기 대비 2.7% 상승했다.

1분위 가구의 명목소득은 127만 4천400원인데 지난해 1분기 -8.0를 시작으로 계속해서 감소세를 보이다가 지난 2분기 감소세가 멈춰졌다. 그러면서 소득이 증가하면서 소득격차가 줄어든 것이다.

1분위 가계 소득이 올라가면서 소득분배 상황은 완화됐다. 국민소득의 분배 상태를 나타내는 대표적인 지표 중 하나인 ‘균등화 처분가능소득 5분위 배율’은 올해 3분기 5.37로 1년 전(5.52) 0.15배포인트(p) 내려갔다. 3분기 기준으로 2015년 이후 4년 만에 개선된 셈이다.

다만 3분기 사업소득은 월평균 87만9800원을 기록했다. 이는 지난해 3분기(이하 전년 동분기 대비)보다 4.9% 줄어들었다. 또한 관련 통계를 작성하기 시작한 2003년 이후 최대 수준이다.

사실상 자영업이 몰락했다고 해도 과언이 아닌 수치다. 박상영 통계청 가계수지동향과장은 “소비가 둔화되고 있고 건설·설비투자 등 전반적인 내수 여건이 어려운 상황”이라며 “자영업자들이 소득 하위 20%인 1분위로 내려가거나 무직 가구로 전환하고 있다. 세금의 기반이 빠르게 커지고 국민들의 보험료 부담도 꾸준히 오르는 상황”이라고 말했다.

사실상 국민세금으로 소득격차 좁혀

통계청의 통계자료를 살펴보면 그동안 국민세금으로 소득격차를 좁혔다는 것을 알 수 있다. 소득주도성장의 핵심은 경제의 선순환 구조를 만드는 것이다.

즉, 정부의 세금으로 1분위 소득을 늘리고, 그로 인해 주머니가 두둑해지게 되면 소비가 증가하게 되고, 소비가 증가함에 따라 기업의 투자가 증가하게 되고, 투자가 증가하게 되면 일자리가 늘어나고, 일자리가 늘언나 만큼 주머니가 두둑하게 되면서 소비가 증가하는 선순환 구조이다.

이날 발표한 통계청의 자료는 주머니가 두둑해지는 단계까지 진입했다고 할 수 있다. 이것을 과연 소득주도성장의 효과라고 할 수 있을지에 대해서는 경제전문가들은 고개를 갸웃 거리고 있다.

소득주도성장의 효과가 발현됐다고 판단하기 위해서는 소득이 늘어난 것에 비례해서 소비가 진작돼야 하는데 아직 그 단계까지 가지는 못했다는 점이다.

결국 소득주도성장의 효과가 발현되기 위해서는 소득이 늘어난 만큼 소비가 늘어나게 만들어야 한다는 것이다. 그래야만 다음 단계인 기업의 투자로 이어지게 되는 셈이기 때문이다.

경제 전문가들은 “소득주도성장에 의해 소득격차가 줄어든 것은 맞지만 경제의 선순환 구조를 살펴볼 때 이제 겨우 첫 걸음을 뗐다고 할 수 있다”고 평가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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