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폴리리뷰] 지소미아 종료 D-DAY, 반전은 ‘과연’
[폴리리뷰] 지소미아 종료 D-DAY, 반전은 ‘과연’
  • 이정우 기자
  • 승인 2019.11.22 08:40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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문재인 대통령과 아베 일본 총리가 4일 방콕 임팩트 포럼에서 열린 역내포괄적경제동반자협정(RCEP)에서 참석자들과 기념촬영을 하고 있다./사진=연합뉴스
문재인 대통령과 아베 일본 총리가 4일 방콕 임팩트 포럼에서 열린 역내포괄적경제동반자협정(RCEP)에서 참석자들과 기념촬영을 하고 있다./사진=연합뉴스

[파이낸셜리뷰=이성민 기자] 23일은 국제사회가 우리에게 초점을 맞추는 날이다. 한일군사정보보호협정(지소미아·GSOMIA)이 종료되느냐의 기로에 서있는 날이기 때문이다.

우리나라는 지소미아 종료 전까지 일본의 태도 변화를 이끌어내기 위해 부던히 노력을 해왔다. 그리고 이제 그 결정을 내려야 할 시점이다.

지소미아는 박근혜정부 시절 북한의 위협으로부터 우리나라와 일본이 공동으로 대응하자는 차원에서 우리나라와 일본의 군사정보를 교환하자는 의미로 체결한 협정이다.

하지만 일본이 수출규제 조치를 결정하면서 더 이상 신뢰할 수 없는 관계가 되자 우리 정부는 지소미아 종료를 결정하게 된 셈이다. 그리고 미국과 일본은 지소미아 종료 철회 또는 유보를 결정내려야 한다면서 물밑에서 계속적으로 접촉을 해왔다.

신뢰할 수 없는 관계, 한일관계

지난해 10월 우리나라 대법원은 강제징용 배상 판결을 내렸다. 그리고 국내에 있는 전범기업에 대한 재산을 처분해야 하는 상황에 놓이게 됐다. 그러자 일본 정부는 올해 7월 느닷없이 수출규제 조치를 단행했고, 8월 화이트리스트에서 배제했다. 그 사유는 ‘신뢰할 수 없는 국가’라는 이유였다.

이 조치가 단행되면서 우리 국민은 일본제품 불매운동에 나섰고, 전국적으로 들불처럼 번졌다. 또한 우리 정부는 더 이상 신뢰할 수 없는 국가와 군사정보를 교환할 수 없다면서 지소미아 종료를 결정하게 됐다.

안보상 신뢰할 수 없는 국가끼리 군사정보를 교환한다는 것은 어불성설이기 때문이다. 신뢰할 수 없는 국가끼리 과연 얼마나 신뢰할 수 있는 군사정보를 교환할 수 있겠냐는 논리다.

그러자 미국이 경악하면서 적극적인 개입을 하기 시작했다. 하지만 우리 정부는 확고했다. 일본 정부의 태도 변화가 없지 않으면 지소미아 종료 철회 혹은 유보 결정은 없다는 것이다.

그러나 일본 역시 우리 정부가 강제징용 배상판결에 대한 적극적인 태도 변화가 있지 않으면 수출규제 조치를 해제할 생각이 없다면서 평행선을 달려왔다.

강경화 외교부 장관과 고노 다로 일본 외무부상./사진=연합뉴스
강경화 외교부 장관과 고노 다로 일본 외무부상./사진=연합뉴스

막판에 분주해진 청와대

청와대는 22일 종료 시점을 앞두고 상당히 분주한 모습을 보였다. 강기정 청와대 정무수석은 지난 21일 청와대 분수대 광장에서 지소미아 종료를 반대하면서 단식중인 황교안 자유한국당 대표를 찾아 “종료되지 않는 쪽과 종료가 불가피한 쪽, 두가지 다 열어두고 대화하고 있다”고 밝혔다.

일본과 물밑 협상을 하고 있다는 것을 밝힌 것이다. 결국 일본이 어떤 태도로 나오느냐에 따라 종료냐 유보냐가 결정된다는 점이다.

이날 청와대는 NSC까지 열면서 지소미아 종료에 대한 논의를 이어갔다. 청와대에서는 여러 가지 방안을 논의했다고 밝혔다. 이는 지소미아 종료 뿐만 아니라 철회 혹은 유보까지 생각한 것으로 해석된다.

여기에 강경화 외교부 장관 역시 계속해서 미국과 일본 등에 이 문제에 대해 논의를 했다. 미 국무부는 마이크 폼페이오 국무장관이 강 장관과의 통화를 통해 한일관계의 중요성을 재확인했다고 밝혔다. 다시 말하면 강 장관과 폼페이오 장관이 지소미아 종료에 대해 논의를 했다는 것을 의미한다. 이날 무슨 대화를 나눴는지에 대해서는 구체적으로 나오지 않고 있지만 지소미아 종료에 대해 논의를 했을 것이라는 것은 쉽게 짐작하고도 남는다.

이와 더불어 가장 주목해야 할 것은 일본 나고야이다. 22일 나고야에서 G20 외교장관 회의가 열린다. 이 자리에서 우리나라와 일본의 외교 수장이 만날 가능성이 매우 높다.

일본 마이니치신문은 “강 장관이 온다면 한일 외무장관 회담이 이뤄질 가능성이 있다”고 보도했다. 강 장관과 일본 외교 수장이 만나서 지소미아에 대해 논의할 수도 있다는 것을 의미한다.

미국 역시 막판까지 지소미아 종료에 대한 철회 혹은 유보를 결정해달라면서 계속해서 압박을 가하고 있다.

우리 정부 역시 여러 가지 가능성을 열어 놓으면서 계속적으로 고민하고 있다. 다만 종료 가능성은 그 어느 때보다 높다는 것이 현실이다.

일본의 태도 변화 없으면 결국 종료

가장 중요한 것은 일본의 태도 변화이다. 우리 정부가 일본에게 요구하는 것은 수출규제 조치에 대해 해제 결정을 내려달라는 것이다.

하지만 일본은 여전히 우리 정부를 향해서 “현명한 대응”을 촉구하면서 태도 변화를 보이지 않고 있다.

고도 다로 일본 방위성은 지난 21일 참의원 외교방위위원회에 출석해 “지소미아 종료 뒤에도 한국 측이 북한 미사일 관련 정보를 요구하면 제공할 거냐”는 질문에 “현명한 대응”을 우리 정부에게 촉구했다.

사실상 수출규제 조치에 대해서 별다른 변화를 예고하지 않고 있다는 것을 의미한다. 일본의 태도 변화가 없다면 지소미아 종료는 이뤄질 수밖에 없다.

정치권에서는 일본과 막판까지 협상을 하고 있으니 반전이 이뤄질 수도 있다는 기대를 하고 있지만 그것이 쉽지 않아 보이는 것이 현실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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