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폴리리뷰] 여야 극한 투쟁, 꼬여버린 경제법안
[폴리리뷰] 여야 극한 투쟁, 꼬여버린 경제법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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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승인 2019.12.02 08:5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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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진=연합뉴스
사진=연합뉴스

[파이낸셜리뷰=이정우 기자] 여야가 극한 투쟁을 벌이면서 경제법안 처리가 꼬여버렸다. 지난달 27일 처리할 안건 상당수가 경제법안이라는 점을 감안한다면 이날 본회의가 열리지 않으면서 우리 경제에 막대한 피해가 초래될 것이라는 지적도 나온다.

물론 민식이법 등 어린이안전법 개정안 처리, 유치원 3법 등도 시급히 통과해야 할 법안이지만 이날 처리해야 할 200여건의 안건 모두 시급한 통과가 필요한 법안이었다.

그런 점에서 이날 본회의가 열리지 않는 것은 물론 앞으로 본회의가 제대로 열릴 수 있을지 미궁으로 빠져드는 것은 우리나라로서는 상당한 손해가 될 것이라는 지적이 있다.

여야의 극한 투쟁, 민식이법은 표류

이날 오전까지만 해도 민식이법을 비롯한 민생법안 199건은 통과될 것이라는 기대를 했다. 워낙 비쟁점 법안이기 때문에 여야 간의 아무런 이견이 없었다. 물론 유치원 3법에 대해서 자유한국당이 반대를 했지만 이미 패스트트랙 절차를 밟은 법안이기 때문에 본회의만 열리면 통과되는 것은 아무런 문제가 없었다.

하지만 상황은 오후가 들면서 바뀌었다. 나경원 자유한국당 원내대표가 갑작스럽게 모든 법안에 필리버스터를 신청하겠다고 밝혔다.

그러자 국회는 발칵 뒤집어졌다. 기자들은 이 소식을 재빨리 타전하기 시작했다. 기사들은 쏟아졌고, 국민들도 경악을 금치 못했다.

여론이 좋지 않은 방향으로 흐르기 시작하자 나 원내대표는 선거법을 상정하지 않는다면 민식이법 처리 후 필리버스터를 하겠다고 밝혔다. 하지만 이 소식을 들은 민식이 부모를 비롯한 어린이 안전사고 희생 피해 부모들은 절규했다. 자신들의 아이들을 협상 카드로 내세우지 말라고 요구했다.

이에 나 원내대표는 필리버스터는 합법적 저항 수단이라면서 본회의를 열지 않은 것은 문희상 국회의장과 더불어민주당의 책임이라고 주장했다. 그러자 더불어민주당은 뻔뻔스럽다면서 극한 분노를 자아냈다.

자유한국당 나경원 원내대표, 정용기 정책위의장 등 의원들이 지난달 29일 국회 본회의장에서 '민주당과 국회의장 민생외면 국회파탄 규탄대회'를 열고 '필리버스터 보장, 민생법안 처리, 국회 본회의 개의'를 요구하고 있다./사진=연합뉴스
자유한국당 나경원 원내대표, 정용기 정책위의장 등 의원들이 지난달 29일 국회 본회의장에서 '민주당과 국회의장 민생외면 국회파탄 규탄대회'를 열고 '필리버스터 보장, 민생법안 처리, 국회 본회의 개의'를 요구하고 있다./사진=연합뉴스

200여건의 민생법안 올스톱

이날 본회의에서 처리되지 않으면서 200여건의 민생법안은 일단 올스톱됐다. 여야는 2일 원포인트 본회의를 열어 민식이법을 비롯한 일부 법안 처리를 하는 것에 대해 논의를 하고 있지만 이날 원포인트 본회의가 열릴 가능성은 희박해보인다.

여야가 서로 신뢰하지 않은 상황에서 원포인트 본회의를 열기 쉽지 않기 때문이다. 더불어민주당은 원포인트 본회의를 열었는데 자유한국당이 갑작스럽게 필리버스터를 실행에 옮기지 않을까라는 걱정을 하고 있고, 자유한국당은 문희상 의장과 더불어민주당이 선거법이나 검찰개혁안을 갑작스럽게 상정하지 않을까라는 우려를 하고 있다.

이처럼 서로 신뢰하지 못하고 있기 때문에 원포인트 본회의가 열릴 가능성은 극히 희박하다.

문제는 앞으로 예산안 처리, 선거법 개정안, 검찰개혁안 처리가 남아있다는 점이다. 따라서 본회의가 열린다면 자유한국당은 필리버스터를 실행할 것이고, 더불어민주당을 비롯한 다른 정당은 이를 저지할 것으로 보인다. 그러다보면 본회의가 파행으로 치달을 가능성이 매우 높다. 그로 인해 200여건의 민생법안 처리도 불투명해진다.

‘타다 금지법’은 어디로

렌터카 기반 차량 호출서비스 ‘타다’에 대한 ‘타다금지법’이 아직 국회 국토교통위원회 법안심사소위를 통과하지 않았지만 이번주 통과할 가능성이 매우 높다. 문제는 본회의가 열려야 하는데 본회의가 열리지 않으면서 타다 금지법 처리가 불투명해졌다.

타다 금지법은 11인승 이상 승합차를 빌릴 경우, 6시간 이상 관광목적만 허용하고 차량 반납도 공항, 항만 등으로 한정된다. 즉, 타다 서비스는 불법이 되는 셈이다.

그런데 본회의가 열리지 않게 된다면 타다 금지법은 통과되지 못하게 되고, 타다는 여전히 서울 시내를 운영할 수 있다.

29일 오후 개회 예정인 정기국회 12차 본회의가 파행되자 고 김민식군의 어머니 박초희씨가 도로교통법 개정안 통과를 호소하고 있다./사진=연합뉴스
29일 오후 개회 예정인 정기국회 12차 본회의가 파행되자 고 김민식군의 어머니 박초희씨가 도로교통법 개정안 통과를 호소하고 있다./사진=연합뉴스

데이터 3법도 올스톱

국회 상임위원회 문턱을 간신히 넘은 개인정보보호법과 신용정보법 개정안이 본회의 통과가 어렵게 되면서 일단 올스톱한 형국이다.

데이터 3법은 4차 산업혁명의 원유라고 부를 수 있는 중대한 법안이다. 개인정보보호법 개정안은 개인정보 범위를 명확하게 하고, 가명정보 활용의 근거를 마련해 개인정보의 보호 및 활용을 촉진하는 내용을 담고 있다.

신용정보법은 이 가명정보를 상업적 목적을 포함한 통계작성, 연구, 공익적 기록보존 등을 위해 개인동의 없이도 이용하거나 제공할 수 있도록 하고 있다. 정보통신망법 개정안은 개인정보에 대한 관리를 개인정보보호위원회로 이관하는 것이 골자다.

금융권은 개인정보보호법과 신용정보법이 통과가 되면 새로운 산업이 창출될 것이라는 기대를 했다.

우선 ‘마이데이터(MyData·본인신용정보관리업)’ 산업과 개인신용평가업 추진을 할 수 있기 때문이다.

또한 비금융전문CB(신용조회업), 개인사업자CB 신설 등으로 금융이력이 부족한 사회초년생 및 소상공인 등 1700만명에 달하는 ‘신 파일러(Thin Filer)’들의 신용등급도 올라갈 것으로 예상했다.

하지만 본회의가 열리지 않으면서 이 모든 것이 어긋나기 시작했다. 금융권은 본회의가 언제 열릴지 예의주시하면서 데이터 3법 통과를 촉구하고 있다.

소상공인 업계 한숨만

소상공인의 한숨은 더욱 늘어날 전망이다. 벤처투자촉진법, 벤처기업특별법, 소상공인기본법 등이 해당 상임위원회를 통과했다.

하지만 국회 본회의가 열리지 못하면서 이 역시 난감한 상황이다. 벤처투자촉진법은 벤처 투자 주체별로 중소기업창업지원법(창업투자조합), 벤처기업특별법(벤처투자조합)으로 흩어져있던 법안을 일원화한 법이다.

창업 지원 부속 기능으로 여겨지던 벤처투자를 대표하는 법안이 생겼다는 것에 의미가 있다.

벤처기업육성법은 벤처 확인 주체를 공공기관에서 민간으로 이양하는 것을 골자로 하고 있다.

핵심은 역시 소상공인기본법이다. 소상공인 영역을 경제정책의 독립 분야로 보고 소상공인의 법적지위와 권리를 보장하고 소상공인에 특화된 정책의 근거가 되는 내용을 담고 있다.

소상공인기본법은 소상공인의 지위를 향상시키는 법이기 때문에 소상공인들은 이번 본회의 통과를 잔뜩 기대했다. 하지만 본회의가 열리지 못하면서 그 기대는 사라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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