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산업리뷰] 조현아, 조원태에 반기...“대한항공 운명? 조현민에게 물어봐”
[산업리뷰] 조현아, 조원태에 반기...“대한항공 운명? 조현민에게 물어봐”
  • 채혜린 기자
  • 승인 2019.12.23 14:18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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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진=연합뉴스
사진=연합뉴스

[파이낸셜리뷰=채혜린 기자] 조현아 전 대한항공 부사장이 동생 조원태 한진그룹 회장 체제에 대한 불만을 노골적으로 표현했다.

선친인 故 조양호 회장의 뜻과 다르게 운영한다고 비판한 것이다. 이는 자신을 경영에서 배제한 것에 대한 비판이라고 볼 수 있다.

이에 한진그룹 남매의 경영권 분쟁으로 비화될 수도 있다는 업계의 목소리도 나온다. 조양호 회장의 별세로 인해 과연 경영권이 제대로 상속이 될 것이며 안정적인 경영 체제를 유지할 것인지에 대한 관심이 뜨거웠다.

조원태 회장은 경영권에 아무런 문제가 없냐는 기자들의 질문에 그동안 “아무런 문제가 없다”고 답해왔다. 하지만 이번 조현아 전 부사장이 공식적으로 이의를 제기하면서 문제는 수면 위로 떠오르게 됐다.

조현아 "선친 유훈과 다르게 경영"

조현아 전 부사장의 법률대리인 법무법인 ‘원’은 ‘한진그룹의 현 상황에 대한 조현아의 입장’이라는 보도자료를 냈다.

이 보도자료는 “조원태 대표이사가 공동 경영의 유훈과 달리 한진그룹을 운영해 왔고, 지금도 가족간의 협의에 무성의와 지연으로 일관하고 있다”고 밝혔다.

이는 조원태 회장이 조현아 전 부사장 등을 경영에서 배제하고 독단적으로 운영하고 있다는 것을 의미한다.

법무법인 원은 “조 전 부사장은 그동안의 개인적 불찰과 미흡한 점에 대해 깊은 사과의 말을 전해왔다”면서 조현아 전 부사장의 이른바 ‘땅콩회항’에 대한 대국민 사과부터 먼저 했다. 이는 경영권 분쟁에 대한 국민적 따가운 시선에 대해 일단 무마하려는 것으로 해석된다.

그러면서 “다만 한진칼과 그 계열사(한진그룹)의 현재 경영 상황과 관련해 불가피하게 법률대리인을 통해 입장을 밝히게 됐다”고 밝혔다.

법무법인 원에 따르면 조양호 회장이 임종 직전 3형제가 함께 잘해나가라는 뜻을 밝혔다는 것이다. 그렇기 때문에 조현아 전 부사장이 선대 회장의 유훈에 따라 경영에 나가야 하는데 현재 한진그룹은 선대 회장의 유훈과는 다른 방향으로 향하고 있다는 것이다.

이어 상속인간의 실질적인 합의나 충분한 논의 없이 공정거래위원회에서 대규모 기업집단의 동일인(총수)이 지정됐고 조현아 전 부사장의 복귀 등에 대해 조 전 부사장과의 사이에 어떠한 합의도 없었음에도 대외적으로는 합의가 있었던 것처럼 공표됐다고 지적했다.

이어 조현아 전 부사장과 법률대리인의 거듭된 요청에도 최소한의 사전 협의도 하지 않고 경영상의 중요 사항이 결정되고 발표됐다고 주장했다.

법무법인 원은 “조현아 전 부사장은 한진그룹의 주주 및 선대 회장의 상속인으로서 선대 회장의 유훈에 따라 한진그룹의 발전을 적극적으로 모색하기 위해 향후 다양한 주주의 의견을 듣고 협의를 진행해 나가고자 한다”고 밝혔다.

조원태 대한항공 사장(사진 가운데), 조현아 전 대한항공 부사장(사진 왼쪽), 조현민 전 대한항공 전무./사진=연합뉴스
조원태 대한항공 사장(사진 가운데), 조현아 전 대한항공 부사장(사진 왼쪽), 조현민 전 대한항공 전무./사진=연합뉴스

조현민 입장에 따라 달라질 수도

이처럼 조원태 회장과 조현아 전 부사장이 경영권 분쟁 속으로 휘말리면서 가장 눈에 띌 수밖에 없는 사람은 바로 조현민 한진칼 전무의 입장이다.

한진그룹의 지주회사인 한진칼 지분은 장남 조원태 회장이 6.46%, 조현아 전 부사장이 6.43%, 조현민 전무가 6.42%, 모친 이명희 고문이 5.27%를 갖고 있다.

따라서 조현민 전무와 이명희 고문이 조원태 회장의 손을 들어주느냐 조현아 전 부사장의 손을 들어주느냐에 따라 조원태 회장의 운명이 결정된다.

조현아 전 부사장이 조원태 회장 체제에 공식적으로 반기를 들었기 때문에 조현민 전무와 이명희 고문은 어떤 식으로든 선택을 할 수밖에 없는 상황이 됐다.

업계 관계자는 “이날 조현아 전 부사장의 법무대리인이 공식적으로 보도자료를 배포했다는 것은 사실상 경영권 분쟁으로 들어간 것”이라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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